SF / 과학 포럼
SF 작품의 가능성은 어떻게 펼쳐질 수 있을까요? 그리고 어떤 상상의 이야기가 가능할까요?
SF에 대한 가벼운 흥미거리에서부터 새로운 창작을 위한 아이디어에 이르기까지...
여기는 과학 소식이나 정보를 소개하고, SF 속의 아이디어나 이론에 대한 의견을 나누며, 상상의 꿈을 키워나가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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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SF물을 보다가 보면 '잃어버린 고대'를 다루는 내용이 많습니다. 하나의 모티프라고 해도 되겠죠?
대부분은 고대에 고도로 발전한 문명이 어떠한 이유로 사라졌고, 후대의 사람들이 그 문명의 기술을 발굴해서 유용하게 써먹는 형태로 진행됩니다.
제가 이 모티프를 처음 접한 것은 <헤일로>가 아니었나 싶네요
<헤일로>에서는 선조로 묘사되죠.
다음에는 <스타게이트>의 말그대로의 고대인이 있었고,
<매스이펙트>에서의 프로시안도 있었습니다.
생각해보니 <워해머>에서도 그런 설정이 있군요
최근에 이런 류의 SF물을 많이 접해서 그런지 소설도 이런 쪽으로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혹시 아시는 SF소설 중에 이런 쪽이 있다면 추천 부탁드립니다^^
p.s. 이 모티프의 원조격이 되는 sf가 무엇인지도 궁금하네요...아시면 댓글부탁드립니다ㅋㅋㅋ
초고대문명으로 가야 할텐데 그 원조라면 SF가 아니라 역사학 쪽에서죠. 20세기 들어서는 그레이엄 핸콕이나 에리히 폰 데니켄이나 하는 사람들이 고대에 엄청 발전된 문명이 있었다가 멸망했다는 이야기 - 사실 사학계에서는 불쏘시개 취급이지만 - 를 하고 있고, 그 이전으로도 거슬러 올라가도 그리스 시절에 9천 년 전의 이야기로 쳤던 고대 아틀란티스 문명 - 역시 진위는 매우 의문스런 - 에 대해서 썼었으니까요. 픽션용 소재로 활용하기 시작한 건 그 이후의 일이죠.
초고대 문명설이라고 해서 고대 인류 문화가 외계인의 흔적이라는 주장이죠. 장르 문학보다는 역사 연구가들 사이에서 먼저 나온 주장입니다. (연구가라고 해야 할지, 사이비라고 해야 할지.) <신들의 전차>, <신들의 지문> 같은 서적이 이 바닥에서 유명합니다. 고대 외계인의 흔적 운운하는 증거들은 거진 다 이 책에서 나왔다고 보면 됩니다. 오컬트에 관심 있다면 한 번쯤 찾아봐도 좋지만, 내용의 괴악함이나 아스트랄함 때문에 충격을 받으실지도 모르겠네요. 워낙 헛소리의 향연이라서요. 물론 떡밥으로는 꽤나 훌륭한지라 최근 영화인 <프로메테우스> 등도 이 책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떡밥이라도 그렇지, 영감을 받은 게 없어서 저런 괴악한 서적을 참고하다니.)
소설로는 코즈믹 호러, 그 중에서도 크툴루 신화 쪽이 이 분야에서 꽤 오래 되었습니다. <우주전쟁>처럼 19세기 소설부터 인류보다 위대한 외계 문명이 있다는 설정은 존재했습니다만. 그 위대한 외계인들이 인간과 지구 문명을 만들었다는 플롯을 본격적으로 활용한 건 러브크래프트라고 하더군요. 특히, <크툴루의 부름>이나 <광기의 산맥>가 이런 내용을 다룹니다. 혹시 아직 안 읽으셨다면, 저는 <광기의 산맥>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외계 문명의 기나긴 역사를 서사하는데, 그 압도적인 장중함이 일품입니다. 다만, 러브크래프트란 작가에 관해 사전지식이 있어야 제대로 읽을 수 있다는 게 단점이네요. 그냥 읽으면 꽤 지루할 수도 있는 용어가 많아서요.
반지의 제왕도 인간 군상 애기 다 들어내면 초고대 문명을 일군 사람들이 창조자와 티격태격 싸우다가 바다 건너 와서 꺵판치다 다시 돌아가는 시나리오입니다. (실마릴리온 참고)
거기서 나오는 엘프나 악역인 모르모도꼐서는 원래 서역 출신인지라..
인류 기원이나 과거 유물에 대하여 '정체는 모르겠지만 하여튼 엄청 짱쎈 초고대문명이 있었는데 지금은 어디갔는지 모르겠음'이라 썰을 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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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유사고고학 연구가들이 '사실 그 문명의 정체는 외계인이었음 우왕ㅋ굳ㅋ'이라는 썰을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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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작가들이 우주규모의 스페이스 오페라를 쓰면서 '우주 여기저기에도 그런 초고대문명이 있는데 현재 번성하는 외계인들도 그 전모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음. 어 그런데 왠지 이 문명이 지구인류와 연결된거 같네? 우왕ㅋ굳ㅋ'이라는 클리셰를 휘두름
뭐 이런식으로 발전된거 같더군요. 게임이나 영화 쪽에선 이미 다들 말씀해 주셨고 소설에서는...
*래리 니븐, 링월드 - 누가 만들었는지 모르겠지만 하여튼 거대한 구조물이 뙇!
*데이비드 브린, 업리프트 시리즈 - 우주의 여러 종족들은 현재 행불상태인 위대한 초고대 종족에 의해 유전자조작과 교육을 받아 이만큼 클수 있었다는데! 으아니 그런데 지구인류는 그런거하고 전혀 상관없이 혼자 컸네? 이놈들 정체가 뭐냐!
요런 2가지 패턴이 주로 보이더군요. 만화 쪽에서는 현재 유우키 마사미 선생이 철완버디 시리즈 가지고 브린아저씨와 비슷한 드립을 치고 있음. (대우주에 제국을 세울 만큼 번성했던 알타인! 그런데 어째선지 그들의 유전자는 현생 지구인과 비슷하고 그들이 감추고 있었던 금서에는 현대 일본어가... 어라? OTL)
고대의 기술을 잃어버렸다...라는 설정은 중세 시대에 '로마의 유산'을 본 경험이 모티브가 되었다고 보는게 자연스러울 것 같습니다.
로마 제국, 특히 서로마 제국이 붕괴되고 그 자리를 차지한 프랑크 족 등의 야만족은 분명히 로마 시대를 체험했겠지만, 오랜 시간이 흐르면서 로마 시대의 건축물들을 로마에서 만들었다는 기억이 흐릿해지면서 잊어버린 것이지요.
게다가 이 같은 거대 건축물들을 새롭게 건설할만한 규모의 경제가 이루어지지 못한 것도 있었기에 중세 시대의 사람들은 높이 수십m로 수km에 걸쳐서 뻗어 있는 로마 시대의 수도교 같은 것을 보면서 "악마가 만들었다."라는 말을 하기도 했던 것입니다.
물론 그보다 앞서서 그리스나 로마 시대에는 이미 '7대 불가사의' 같은게 존재하고 있지요. 이집트의 피라미드 같은 것은 분명히 이집트 시대에 건설했지만, 그로부터 오래지 않아 '불가사의'라고 불리게 됩니다.
플라톤 같은 이는 '아틀란티스'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도 했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유토피아" 같은 창작물에 가까운 것이었던 만큼 조금 다를 수도 있겠군요.
창작물 속에서 등장하는 '잃어버린 문명의 유산'이라는 것은 이처럼 오랜 전통과 역사를 가진 소재인 것이지요.
여담) 반지의 제왕에서도 거석상이나 미나스티리스의 성벽 등은 '잃어버린 유산'으로 등장합니다. 역시 중세 시대 사람이 바라보는 로마 유산이나 그리스인들이 보았던 동방의 유산(피라미드 등)을 모티브로 한 것입니다.
여담) 흔히 '고대의 잃어버린 유산'이라고 하는 내용에서는 크게 3가지가 있습니다.
1) 초고대 문명설
2) 고대 외계인 문명설
3) 고대의 초문명설
이들은 어느 정도 영향을 받고 비슷한 면이 있지만, 사실 매우 다른 이론입니다.
1) 초고대 문명설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오랜 오랜 과거에 우리 세계의 것보다도 훨씬 뛰어난 문명이 존재했다. 대표 주자는 그레이엄 핸콕으로 그의 말에 따르면 빙하기보다도 훨씬 전인 초고대에 위대한 문명이 존재하며 이집트의 피라미드나 이스터섬의 모아이 등은 최소한 1만년전 이상 오래되었다는 것입니다.
2) 고대 외계인 문명설
고대 세계의 놀라운 문명의 유산은 모두 외계인이 만들었다는 얘기로 대표 주자로서 폰 데니켄이 있습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세계 각지의 조금이라도 특이한 문명의 유산은 모두 외계인이 만든 것입니다.
3) 고대의 초문명설
고대 문명의 유산들은 매우 특이하고 놀라운 초과학 기술의 결정체로서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신비한 힘을 담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이를테면 레이 라인(경락)이나 피라미드 파워 같은 것이 대표적인 내용이죠. 그레이엄 핸콕의 초고대 문명설과 어느 정도 비슷한 내용이지만, 한가지 다른 점은 '정령'이나 '정신 에너지' 같은 심령술이나 오컬트적인 면을 강조한다는 것입니다. 그레이엄 핸콕은 (적어도 초기에는) 심령술이나 오컬트에 대한 내용은 별로 이야기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다르죠. 알프레드 왓킨스를 시작으로 주로 심령술사들이 이런 내용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영화 BC10000은 그레이엄 헨콕의 주장을 바탕으로 한 영화입니다. 한편 스타게이트는 이 두가지 주장을 뒤섞어서, 이집트의 피라미드는 기원전 1만년 전 이상의 과거에 외계인이 만들었다...라고 하고 있습니다. 스프리건은 이들 3가지 주장을 모두 뒤섞어서 만든 이야기지요.
최근에는 위의 3가지 가설들을 모두 뒤섞어서 이야기하는 사례가 많아졌습니다만, 그럼에도 초고대 문명설(또는 고대의 초문명설)과 고대 외계인 문명설은 그 문명을 만들어낸 주체가 고대인인가, 외계인인가라는 관점에서 대립하고 있습니다.
일찍이 아서 C 클라크도 2001년 스페이스 오딧세이에서 고대에 외계인이 모노리스를 통해 인류에게 '문명의 불길'을 가져다 두었다는 설정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하드 SF 쪽에서만 보아도 '잃어버린 문명의 유산'이라는 것은 꽤 오랜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굳이 말하자면, 플라톤의 '아틀란티스 이야기'가 가장 오래된 작품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신화 시대의 이야기들을 보면 다른 곳에서 온 이들이 뛰어난 문명을 전해주었다는 전설이나 신화가 많습니다.
가령 우리나라의 단군 신화에서도 환웅이 환인을 보내어 문명을 전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요.
폰 데니켄은 "이 같은 신화의 내용을 볼때 외계인이 내려온게 분명하다."라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전설이나 신화는 실제로 고대 세계에 있었던 문명의 교류를 보여주거나 '선민사상(우리들은 신이 선택한 민족이거덩? 우왕 굳!)'을 위해서 만들어낸 이야기라고 보는게 자연스럽습니다.
어....워해머에 그런 설정이 있다면 이중에 제일 오래된건 워해머가 아닐까 싶네요.
추가하자면 홈월드의 프로제니터였나... 이쪽 기술문명도 고대, 선조의 기술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