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 과학 포럼
SF 작품의 가능성은 어떻게 펼쳐질 수 있을까요? 그리고 어떤 상상의 이야기가 가능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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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두개 자기자극기]로도 불리는 것 같은데, 개인이 직접 만들 수도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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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의 한 교수는, 인간의 측두엽에 자기장 자극을 주면 종교적 체험을 하게 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그는 오토바이 헬멧에 장치를 하여 특정한 패턴의 자기장을 피실험자의 측두엽에 가하는 실험을 시행했다. 밀폐된 방에서 두 눈을 가리고 시행한 실험에서, 피실험자의 80% 가량이 ‘미지의 존재’가 느껴진다고 보고했다. 즉, 분명히 피실험자외에는 없는 방인데도 누군가가 자신의 뒤 혹은 옆에 있으며 자신을 지켜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보고한 것이다.
실험을 주관한 교수는 이것이 종교적 환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주장한다. 측두엽에 가해진 자기장과 그로 인한 체험, 그리고 그 체험을 당사자가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서 종교적인 신과의 교류, 혹은 악령과의 만남이라는 환상을 보게 된다는 것이다.
교수는 무서운 환상으로 잠을 자지 못하던 영국의 한 소녀를 예로 들었다. 소녀는 언제부터인가 밤마다 무서운 환상에 시달렸으며, 방에 무언가 사악한 존재가 있다고 주장하며 나중에는 자신의 방에 들어가려 하지 않았다. 모든 이들은 소녀가 미쳤다고 생각했다. 소녀의 환상이 자기장과 관련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 교수는 관련 장비와 인력을 동원해 소녀의 집을 철저히 조사했다. 그 결과, 소녀가 머리맡에 두고 자는 라디오 시계에 문제가 있음을 발견했다. 소녀가 알람을 맞추어 놓고 자던 그 라디오 시계에서, 교수가 실험에 사용하는 특정 자기장과 거의 유사한 패턴의 자기장이 발생하고 있었던 것이다. 교수는 그 시계를 치우도록 했고, 소녀가 겪던 무서운 환상은 즉각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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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두엽 간질은 흔치 않은 병이지만 연구자들은 전기 활동이 집중적으로 폭발하는 현상인 ‘측두엽 과도전류’를 통해 신비체험을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고 추측한다. 캐나다 로렌시언大의 마이클 퍼신저는 이 가설을 시험하기 위해 지원자의 머리에 전자석이 장착된 헬멧을 씌웠다. 헬멧은 컴퓨터 모니터와 비슷한 정도의 약한 자기장을 발생시켰다. 퍼신저는 자기장이 측두엽에서 집중적 전기 활동을 자극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에 따라 지원자들은 초자연적 혹은 영적 체험, 즉 유체 이탈현상이나 영기(靈氣)를 느꼈다고 말했다. 퍼신저는 종교적 체험은 측두엽에 소규모의 전류 폭풍현상이 일어나 발생하는 것이며 그같은 폭풍은 불안감, 개인적 위기, 산소 부족, 저혈당, 그리고 단순한 피로에 의해 유발된다고 추측했다. 그런 순간에‘신을 발견하는’ 사람들이 나오는 이유를 설명해주는 것이다. 하필이면 왜 측두엽일까. 퍼신저는 인간의 좌측두엽이 자아의식을 유지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추측한다. 좌측두엽에 자극이 가해지지만 우측두엽은 정지상태에 있을 경우 좌측두엽은 그것을 영기나 유체이탈 또는 신의 존재로 해석한다.
모르는 것을 이미 알고 있거나 설명할 수 있는 이론으로 풀려고 하는 건 서양 과학 뿐만 아니라 모든 학문의 기본 자세입니다. 동양 사상의 기본 축 중 하나인 유학 역시 이 자세에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일반인이 생각하는 것과 달리, 과학에서 '모든' 것을 설명해주는 강력한 이론은 거의 없습니다. 뉴턴의 고전3법칙은 물론이고 심지어 첨단 과학이론의 총아라고 하는 양자역학과 상대성이론에서도 서로 모순되거나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 존재하지요.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담보로 하고 있는 의학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원리도 정확히 모르면서 일단 약을 먹으면 나으니까 처방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즉, '모든 것을 명확히 설명할 수 있는 이론' 은 과학계의 수많은 이론 중에서 한 줌 밖에 되지 않으며, 우리는 그런 것을 '법칙'이라고 부릅니다. (게다가 그 법칙도 후대에 가서 깨어지는 경우가 상당수입니다)
어떤 이론이 전체 심령 현상의 1%라도 설명할 수 있다면, 그것은 유력 학설로 인정 받을만 합니다. 그만큼 심령학에서는 설명력 있는 이론이 부족하기 때문이죠.
제작 난이도에 대한 얘기라면, '캐나다의 한 교수가 오토바이 헬멧에 장치했다'는 걸 봤을 때 개인이 만든 물건이라고 밖에는 안 보이는데요. 기본적으로는 머리를 둘러싼 전자석 만들기에 불과합니다.
문제는 '자기장 패턴'을 어떻게 주냐는, 소프트웨어적인 것이겠죠.
저도 자기장을 주는 기계 자체보다도 자기장을 주는 패턴의 문제가 더 의미있다고 생각합니다.
기껏 시계 정도에서 나오는 정도의 자기장이 측두엽을 자극해서 무언가 느끼게 할 수 있다면 말이죠.
종교적 체험은 마약으로 고양된 뇌파형과 유사하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실험실 실험 결과물이지만 생약 성분의 마약들이 고대 종교 의식에 사용되었다는 점을 생각해 보시면 재미있는 역전환이 생깁니다. 저 헬멧은 자기 마약 투여기 혹은 스타크래프트의 스팀팩의 새로운 타입이 될지도.. 약물주사가 아닌 헬멧 자기 코어 변화로 인해 동일한 효과를 준다는 기괴한 상상도 가능해집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서양 과학의 가장 큰 단점은 모든 것을 자신이 현재 알고 있는 혹은 자신이 설명할 수 있는 이론으로 풀려고 한다는 점같습니다. 과연 위의 캐나다 과학자가 말하는 것은 저러한 현상의 몇%나 설명할수 있을까요? 그것을 밝혀내기 전에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라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