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 과학 포럼
SF 작품의 가능성은 어떻게 펼쳐질 수 있을까요? 그리고 어떤 상상의 이야기가 가능할까요?
SF에 대한 가벼운 흥미거리에서부터 새로운 창작을 위한 아이디어에 이르기까지...
여기는 과학 소식이나 정보를 소개하고, SF 속의 아이디어나 이론에 대한 의견을 나누며, 상상의 꿈을 키워나가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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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는 중, 과학발전에 대한 대화를 나누게 되었는데, 이 친구가 "공산주의나 사회주의보다 자본주의나 자유주의가 확실히 과학발전에는 더 좋은 토양을 제공한다고 봐."라고 하더군요. 현대과학은 경쟁이나 돈이 없으면 제대로 연구활동도 못 한다나요?
그러다가 어느 분이 "나노과학 기술이 발전해서 개인용 분자제조기(혹은 개인용 펩(FAB))가 상용화 될 때 자본주의는 붕괴될 것이다."라는 말이 생각이 났습니다.
만약 자본주의와 자유주의가 과학발전에 더 좋은 토양을 제공하고 과학발전에 이바지 한다면 이 토양이 사라지고 난 사회에서 과학은 어떤 모습으로 발전하게 될까요?
자본주의나 자유주의가 존재했을 때 보다 더 많이 발전할 수 있을까요? 아니면 그 보다 못 미치거나 퇴보하게 될까요?
과학이 퇴보를 하게 된다면 그건 디지털문명 완전히 멸망한 이후 일듯합니다. 지식을 저장할수 있는 저장 매체와 장시간에 걸친 시간적 단절로 인해서 그 저장된 정보를 후세에서 정확하게 해독해 내지 못하는 경우가 디지털문명의 멸에 해당하겠지요.
과거에 우리는 이런 문명을 경험해 보았습니다. 고대 이집트 문명, 마야문명 ,잉카문명 등이 이런 경우에 해당하겠지요.
과학은 과거 자본주의가 없던 시절에도 꾸준한 발전이 이루어져 왔습니다. 꼭 자본주의 만이 과학발전에 기여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떠한 과학적 발전은 자본주의에서 최적화 되어서 발전할수도 있지만, 어떤 기술들은 오히려 공산주의나 국가 사회주의, 국가전체주의에서도 꾸준한 발전이 있었습니다.
또한 전쟁을 통한 무기체계의 발전도 과학발전 기여에 한축을 하기도 했습니다.과학의 발전에는 작용과 반작용이 동시에 움직여야 그 발전이 이루어 진다고 봅니다.
즉,적당한 전쟁, 적당한 사상이나 체제,평화로운 시기와 부유함, 이런것들이 적절할때 비로소 과학의 발전이 이루어진다고 봅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인간은 깨달음을 얻게되고, 시각을 다르게 하여 새로운것을 발견하고 발명하고, 불편한것을 개선해 나가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문명의 발달이나 과학의 발전같은건 사상과는 별로 상관이 없다고 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유주의가 사라지는 미래가 되면, 그것을 대처할수 있는 좀더 나은 사상이
시대를 선도하게 되겠죠. 공산/자유주의가 대단한 비중을 차지하게 느끼는것은
우리가 그것이 가장 비중있는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우주 산업이라는 측면으로 보자면, 가장 먼저 우주선(인공위성)을 띄운 곳은 소비에트 연방이었죠. 그리고 자유시장이 판을 치는 작금의 미국은 우주 산업에 쓸 예산이 없다고 해서 NASA가 매일 우는 소리 한다고 하고…. 사실 우주산업이 예전만 못한 건 제일 중요한 '강대국끼리의 경쟁'이 없어졌기 때문이고요. 중요한 건 인간 사회가 그 기술을 얼마나 요구하는가에 달렸다고 봅니다. 사상이나 체제에 관계없이 요구가 있으면 기술은 발전할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퇴보하겠죠.
물론 공산주의는 자본주의 몰락이 아니므로 예시가 약간 적절하진 않습니다만. 여하튼 사상은 중요하지 않다는 겁니다.
Step 1) 많은 이익을 얻고 싶다
Step 2) 원자재의 가치(Value)는 낮지만, 이를 이용해서 만든 완성품의 가치(Value)가 높으면(즉, 생산 활동을 통하여 가치를 많이 만들어 내면) 그 차이만큼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다. 낮은 가치의 원자재는 싸게 살 수 있고, 높은 가치의 완성품은 비싸게 팔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은 생산 과정에서 가치를 더해낸 만큼(즉 부가가치의 크기만큼) 이익을 취할 수 있다.
Step 3) 기술혁신을 통하여 고부가가치의 상품을 만들면 이익을 많이 얻을 수 있다. 남들이 못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혁신적인 물건을 만들어 내어야 경쟁에서 이길 수 있고 이익도 많이 얻을 수 있다.
Step 4) 기업들은 기술 개발과 기술 혁신에 매달린다. 궁극적으로 경쟁에서 승리하고 이익을 많이 얻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Step 5) 기업들이 이윤 추구를 위하여 자발적으로 기술혁신에 매달리면서, 새로운 제품이 등장하고 신기술이 세상에 소개되는 일이 끊임없이 반복된다. 그 과정에서 놀라운 신기술이 나타나면 그 쪽에 고객들의 관심과 소비가 집중되고, 사회 전반의 자본이 그 분야에 집중적으로 몰리고, 해당 분야의 성장이 경제 전체의 성장을 견인하게 된다. 이러한 일이 반복되면서 끊임없이 경제가 발전하는 게 가능하다.
Step 6) 사회에 많은 고부가가치 상품이 등장하고, 기업이 이윤 추구를 위하여 생성해 낸 가치가 많이 쌓인 사회는 그렇게 쌓인 가치만큼 부유해 진다. 상대적으로 이렇게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생성해 낸 가치가 부족한 사회는, 그만큼 가난해지고 사회 전체가 경쟁력이 없으므로 강력한 경쟁력을 가진 사회에 의해 도태된다.
... 이상은 신오스트리아 학파의 경제학자 슘페터(Joseph A. Schumpeter)의 여러가지 업적 중 하나인 <경기순환론(Business Cycles, 1936)>의 핵심을 정리한 겁니다. 그리고 이 이론에서 "기술혁신"이라고 지칭된 것이 다름아닌 "이노베이션(Innovation)"입니다.
이노베이션이라는 말은 본래 경제학자 슘페터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제가 발전하는 원리를 설명하기 위해 만든 일종의 학문적인 개념인 셈입니다. 지금에 와서는 슘페터의 업적이나 이론보다도 오히려 '이노베이션'이라는 용어가 "혁신"의 대명사로 사용되면서 훨씬 더 유명해지고 널리 활용되고 있지만요.
기술혁신의 결과에 따라 사회의 자본이 몰리고 경제 발전을 견인한다는 것의 실 사례는, 아이폰을 통해 스마트폰이라는 것을 세상에 보여주고 이노베이션으로 인해 세상을 바꾸었다고 칭송받고 있는 애플의 스티브 잡스를 생각하면 됩니다. 불과 20대에 PC를 개발하고, 이후 Lisa와 Mac OS를 통해 GUI를 처음으로 선보이고, 스마트폰을 만들고... 스티브 잡스는 마치 인생 자체가 이노베이션 활동으로 가득찬 것으로 생각되는 그런 사람이죠. 그에 의해 PC 산업과 GUI OS 산업이 만들어졌고, 스마트폰 산업, 어플리케이션과 소셜 네트워크를 합친 산업 생태계가 만들어졌습니다. 자본과 경쟁이 집중되고 고객 소비가 집중되면서 IT 산업이 경제발전을 견인하게 되었죠.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이노베이션을 거듭하면서 사회에 쌓인 부가가치가 높아지고 풍요로와지며,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자본주의가 계속해서 발전한다는 것은 지금도 경쟁 기반의 발전을 강조하는 사람들에게 거의 진리처럼 받아들여집니다. 하지만 이러한 논리는 근본적으로 경쟁에서 도태된 기업이나 경쟁에서의 리드오프가 되지 못한 수 많은 사람들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을 두고 있지 않기 때문에, 사회를 합리적으로 평등하게 운영하기 위해서는 오히려 해가 된다는 반론도 매우 큽니다.
[사족으로...]
슘페터라는 사람에 대해 부연설명을 하자면, 불과 36세에 1차대전 후 재정난에 빠졌던 오스트리아의 재무장관에 임명되었고, 2년 후 빈에서 은행 총재로 활약하다가 오스트리아 빈대학의 교수가 되어 계량경제학의 토대를 닦은 사람입니다. 이후 유태인이라는 이유로 박해를 받자 1932년 미국 하버드로 자리를 옮겨 신오스트리아 학파 경제학자들의 수장 노릇을 하게 되죠.
이노베이션의 개념을 담은 경기순환론은 하버드에서 만든 겁니다. 대공황 직후 세계가 혼란에 빠지고 그로 인하여 2차 대전이 발발할 당시에 나온 이론이라는 것도 주목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딴은 대공황에 의하여 온 세상에 자본주의에 대한 비관론이 널리 퍼져나갈 무렵, 젊은 나이부터 경제계의 거물로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다가 조국을 떠난 경제학자가 나이 50살이 다 되어 '자본주의 비관론'이 지배하는 세상에 대하여 만든 일종의 반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사족...]
"혁신"이라는 말은 한국어로는 그냥 한 가지인데, 영어로는 두 가지 서로 다른 뜻이 있습니다. 즉, 리엔지니어링(Reengineering)도 한국어로 직역하면 혁신이되고, 이노베이션(Innovation)도 한국말로는 혁신이 됩니다. 정확한 의미는 리엔지니어링은 프로세스 혁신 또는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의미하고, 이노베이션은 기술혁신을 의미하므로 꽤 차이가 있는데, 한국어로는 모두 "혁신"이라고 번역되므로 이게 한국사람들 머리 속에서 혼란을 일으켰습니다. 똑같은 것이거나 비슷한 것으로 생각하게 된 것이죠.
왕년에 대한민국 정치인중에 "혁신"이라는 말을 가장 좋아했던 사람은 다름아닌 노무현 대통령이었습니다. 저는 그 분이 말씀하시는 혁신의 절반은 리엔지니어링이고, 나머지 절반은 이노베이션이 아니었나 합니다. "혁신도시" 정책은 이노베이션 쪽이고, "정보화를 통한 업무 혁신" 정책은 리엔지니어링 쪽이었죠.
자유주의 사상이라는 것은 '사상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이기 때문에 다양한 가능성을 발전시켜나가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조항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자본주의가 필요한가에 대해서는 조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흔히 자본주의의 반대를 공산주의라고 착각해서 자본주의가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자본주의는 어디까지나 자본으로 모든 것이 재단되는 사회를 가리키는 것으로 공산주의와 반대 개념은 아닙니다.
자본주의가 정확히 어떤 것이냐에 대해서는 다양한 이견이 있습니다. 가장 일반적인 개념으로는 '영리주의와 경제적 합리주의에 의해 작동하여, 모든 상품에 가격이 붙어 있고 상품의 생산으로 이익을 추구하는 경제 체제"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하는 경제 체제이자 일한 만큼 돈을 버는 경제 체제"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일한 만큼 돈으로 보답받는 사회"라는 개념은 굉장히 좋다고 생각합니다. 누구나 일한 만큼 돈을 버는 것이니까요.
다만, 실제로 자본주의 사회가 그렇게 되는가 하면 그렇지 않습니다. 자본주의가 처음 등장할 당시 거대 자본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탄생한 제도 "금융"이라는 시스템이 중간에 얽혀서 "불로 소득"이라는 개념이 탄생했기 때문입니다. (큰 사업을 진행하려면 많은 돈이 필요했는데, 이를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 바로 금융입니다.)
땅이나 재산을 가진 사람은 일을 하지 않아도 돈을 벌 수 있습니다. 그것을 자산으로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는 금융 시스템을 통해서 이자라는 것을 얻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금융 시스템은 땅이나 재산이 없어도 남의 돈이나 땅을 받아서 그것을 다른 이에게 전하는 방식으로 이자 소득을 얻습니다.
불로 소득이 늘어날수록, 열심히 일하기보다는 불로 소득으로 이익을 얻으려는 경향이 늘어납니다. 사업이나 연구처럼 위험 요소를 가진 분야에 돈을 투자하기보다는 안전하게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쪽에 투자하게 됩니다. 이를테면 은행이 중소 기업에 대한 투자는 거의 하지 않고 주택 담보 대출 같은 것에만 집중하는 사례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자본주의와 금융 자체는 사실 불가분의 관계가 아닙니다만, 금융이 비대해지면서 자본주의가 변질되었고 신 자본주의라는 형태로 왜곡되면서 더욱 좋지 않은 모습을 갖게 되었습니다. 현재의 자본 주의를 기준으로 보자면, "자본주의가 몰락한 사회에서 과학은 도리어 더 발전할 수도 있다"라는 답변을 할 수 있게 될지도 모릅니다.
물론, "일한 만큼 번다"라는 자본주의의 근본 원칙 자체가 잘못되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금융이라는 것이 결합되고 이 금융의 이익을 극대화하고 소수의 자산가를 키우고, 돈으로 돈을 버는 불로 소득을 늘려나가는 신자본주의 체제라면 발전에 도리어 장해를 가져온다고 봅니다.
발전-퇴보는 사회나 경제의 체제보다는 경쟁이 있느냐 없느냐가 더 중요합니다.
자유/자본주의라고 해도 담합이나 폐쇄등에 의해 경쟁이 없어진다면 정체/퇴보의 길을 걷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