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우선 어떤 사람 A가 있다고 가정합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순서로 어떤 사건을 경험했다고 합니다.

 

1. 침대에서 일어나다

 

2. 아침을 먹고 세면을 하다

 

3. 집 밖으로 나가다

 

4. 직장에 가기 위해 버스를 타다

 

5. 교통사고를 당하다

 

6. 병원에서 깨어나다

 

자, 여기서 본론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이 A라는 사람은 교통사고로 인해 부분적인 기억상실증에 가정합니다.

 

만약 기억 상실이 5, 4, 3번에 걸쳐 일어났다고 한다면,

 

A의 주관적인 경험을 순서대로 다시 재구성할 경우 다음과 같은 순서가 됩니다.

 

1. 침대에서 일어나다

 

2. 아침을 먹고 세면을 하다

 

3, 4, 5번에 대한 기억은 없으므로 생략

 

6. 병원에서 깨어나다

 

 

다시 말씀드리자면, 이 사람은 침대에서 일어나 아침을 먹고 세면을 하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자기가 병원에 누워있다는 것을 깨닫는 현상이 발생했다는 것입니다.

 

위의 논리를 적용한다면 다음과 같은 사건도 일어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2010년 5월 3일 월요일 조이SF 게시판에 글을 올리고 있는 도중에 눈앞이 캄캄해졌습니다.

 

무슨 일인가 놀란 제가 눈을 떠보니 병원 중환자실에 있고 주변에는 간호사 한 명이 있는 겁니다.

 

제가 그 간호사에게 도대체 내가 왜 여기 있냐고 물어보자

 

"교통사고를 당하셨어요."

 

"제가요? 제가 언제요?

 

"2023년 9월 30일이요."

 

 

이것을 다시 풀어서 설명하자면, 미래에 일어날 일(2023년 9월 30일의 교통사고)이

 

현재의 상태(2010년 5월 3일의 나)에 영향을 끼쳤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이 논리를 적용하면  다음과 같은 결론을 도출할 수도 있겠군요.

 

제가 현재를 기억하고 있다는 것은 곧 미래의 저에게 기억상실증이 생기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거나,

 

혹은 기억상실을 경험하더라도 현재의 기억까지는 미치지 못하는 범위에 그친다는 것을 뜻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아....뭔가 제가 무슨 말도 안되는 궤변을 늘어놓고 있다는 느낌이군요.

 

아니면 제 정신 상태가 잘못된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