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 과학 포럼
SF 작품의 가능성은 어떻게 펼쳐질 수 있을까요? 그리고 어떤 상상의 이야기가 가능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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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0/04/09/2010040901276.html
스위스의 한 제약회사에서 있었던 식물 실험도 역진화 예로 꼽힌다. 밀이나 옥수수 등 다양한 식물을 정전기장에 노출시켰더니 이미 멸종돼 볼 수 없는 원시 형태가 나왔다는 것이다.
이렇게 옛날의 유전자로 되돌려 식물을 재배하면 농약이나 비료 없이도 자라고 수확량도 많아진다는 점에서 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이 실험을 한 회사는 살충제를 생산하는 곳이어서 더 이상 실험을 발전시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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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전기장 같은 것들이 유전자에 영향을 끼치는지도 의문이지만 이 것 때문에 역진화가 일어났다는 것도 신뢰하기 힘듭니다.
사실인지 아닌지 아시는 분 계시나요?
진화가 방향성을 가지고 있다는 전제가 문제가 되는 듯 합니다.
진화라는 것은 '좋은'형질을 획득하기 위한게 아니라, '살아남기 위한'형질을 획득하기 위한것입니다....
흔한 예로, 대개는 '변이'로 해석되는 '겸상적혈구 빈혈'이 유전병이며 오래 살아봐야 30대까지가 최대 수명인데도, 지금까지도 도태되지 않는 이유는 '겸상적혈구'를 가진 사람은 그 지역 사람이 흔히 걸리는 '말라리아'에 감염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이것 역시 '진화'의 한 형태로 볼 수 있겠죠.
따라서 '기사 본문 맨 끝에 적어놓은 두 문단'이 현재 '역진화'가 가지는 현재 위상이라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실험 내용으로 보자면, 실험 중인 환경이 '원시 환경'과 가까웠나봅니다. 원시 지구가 정전기장이 세었던가 했나보죠.
육지 거북은 물에서 땅으로 올라왔다가 다시 바다로 내려갔다고 육지로 다시 올라온 사례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이것은 진화->역진화->진화...라는 것일까요?
진화라는 것은 흔히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발전하는 것'이 아닙니다. 현재의 환경에 좀 더 적응을 잘 하면 그것을 진화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보다 정확히는 여러가지 종 중에서 현재 환경에 잘 적응한 개체가 '종'으로서 살아남는 것입니다.)
가령, 어느날 지구가 멸망해서 산소가 사라지고 원시 지구에 가까운 대기 상태가 된다면, 현재는 일부 지역으로 쫓겨난 혐기성 미생물이 마구마구 번식할 것입니다. 나중에 사람들은 '미생물이 변한 세상에 맞추어 진화했다.'라고 쓸 것입니다.
아예 '역진화'라는 말의 정의 자체를 무분별하게 사용했네요. 원래 유전자로 돌아가는 게 역진화인지, 한때 버렸던 생활 습성을 다시 '획득'하는 게 역진화인지. 이런 기초적인 정의조차 안 되어있는 상태에서는 역진화의 가능성 논의는 불가능합니다. 역진화가 뭔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가능한지 아닌지 알 수 있겠습니까.
거미가 물속으로 진출했다는 게 역진화의 증거라면, 수중 생활을 하는 포유류인 고래도 역진화의 증거겠네요. 날지 못하게 된 닭이나 타조도 역진화겠고 말이죠. 그런데 고래가 물고기하고 유전자가 같냐 하면 전혀 아니올시다입니다. 마찬가지로 물거미는 게와 전혀 다르고, 닭이나 타조도 공룡이 아닙니다. 그저 적응 방산의 한 예로서 이전에 떠나온 환경에 다시 '새로' 적응한 것 뿐이죠. 유전적으로는 더욱 다르게 변한 것이니 돌아가는 게 아니라 오히려 멀리 간 겁니다. 이게 역진화일까요.
반면 초파리를 50세대 키웠더니 원래 조상 유전자가 나오더라... 고려시대부터 족보를 가진 저희 집안만 해도 26대입니다. 신라시대부터 이어온 경주 김씨 정도면 40대 정도는 족히 넘죠. (30년을 한 세대로 잡으면, 겨우 1500년이면 50세대입니다.) 그럼 과연 신라인과 대한민국 국민의 유전자가 '진화'라고 할만큼 큰 변화를 겪었을까요.
그렇게 짧은 세대 동안 실험실 안의 한정된 유전자 풀에서 교배하다보면 조상과 비슷한 유전자가 나올 가능성이 결코 적지 않겠죠. 이렇게 조상의 유전자로 돌아가는 게 역진화인 걸까요.
마지막으로, 밀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무나 배추, 브로컬리 등의 '품종' 개량된 채소들을 그냥 자연 상태로 키우면 (한 밭에서 키우며 별다른 조작 없이 몇 세대를 거치도록 놔두면) 무도 배추도 브로컬리도 아닌 원종에 가까운 물건이 나옵니다. 그게 정확히 유전적으로 원종과 같은지 아닌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인공적으로 '품종' 개량된 생물들은 자연 상태에서 잡종으로 교배되면서 손쉽게 원종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잡종'이 역진화일까요.
결국 이 기사는 역진화가 뭔지도 모르는 채 두서없이 마구 문장을 배설해낸 잡소리에 불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