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 과학 포럼
SF 작품의 가능성은 어떻게 펼쳐질 수 있을까요? 그리고 어떤 상상의 이야기가 가능할까요?
SF에 대한 가벼운 흥미거리에서부터 새로운 창작을 위한 아이디어에 이르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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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락한 세계에서의 사람이 만들었던 것들의 운명에 대해선 다음과 같은 명언이 떠오르는군요.
"또 다른 터널이 무너졌나 보군. 랩처에 온걸 환영하네. 사상 최고의 속도로 성장하는 고철더미지."
by BioShock / 아틀라스.
랩처는 바닷물이 가득한 해저라는 적대적인 환경 속에서도 10년을 버텨 BioShock 2 에서도 등장합니다(아직 잘 알지 못하지만). 하지만 동시에 랩처는 원래부터 해저라는 적대적인 환경에서도 장시간 버틸 수 있도록 건설된 도시입니다. 그렇다면 보통의 다른 구조나 장비들은 어느 한계까지 버틸 수 있을까요?
Overheating 을 쓰다가 생각난 질문입니다. 물론, 얼어붙은 세계의 경우만 궁금한 것이 아니지만 지금 하고 있는 이야기가 그것이니 그 부분을 따로 더 묻습니다.
얼음속에 파묻혀 있던 철판이나, 볼트나, 프레임은 수십년이 지나도 다시 쓸 가망이 있을 것 같지만, 비교적 단순한 엔진 구조도 그렇게 버틸 수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Overheating 의 이야기는 오버 테크놀러지가 아닙니다. 따라서 민감한 전자장비는 없고 간단한 엔진과 무전기 정도가 전부입니다. 20세기 초반 즈음의 그런 장비들은(현대를 기준으로 하면 원시적이고 기본적인 장비들이겠네요,) 버려지고도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요?
P.S 라이언과 폰테인 그리고 아틀라스로 이어지는 전쟁으로 대서양 비행기 추락사고가 있었을 때 이미 랩쳐는 정상이 아니긴 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장비들과 기초적인 순환체계가 작동중이었지요. 빅대디와 무인 경비 시스템이 가동중이었으니 완전히 버려진 거라고 말할 수 없을지도 모르겠네요. 컹컹.
이에 대해서는 <인류가 사라진 미래>라는 책과 다큐멘터리가 어느 정도 해답을 보여주지 않을까 생각합니다만...
관리를 한다면 오랜 기간 버틸 수 있지만, 관리를 하지 않으면 망가져버리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하지만, 그것을 처음부터 충분하게 튼튼하게 만들었다면 꽤 오랜 기간 무너지지 않고 버틸 수 있습니다.
가령 위의 다큐멘터리에서는 후버댐이 나왔습니다. 바위와 콘크리트 등을 쌓아서 산처럼 만든 후버댐은 엄청나게 오랜 기간 버틸 수 있습니다. 수백년, 수천년 뒤에도 존재할지도 모릅니다. 다만, 발전기 자체는 그때까지 버티지 못합니다. 후버댐 주변에 사는 조개류가 냉각수 파이프를 막아 버리기 때문이라고 하는데, 그래도 수년, 수십년 간 가동할 것입니다.
철근 콘크리트 구조도 꽤 오랜 기간 버팁니다. 콘크리트가 철근이 산성화되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산성화가 진행되고 철근 구조의 부식이 시작되어 무너질 수 밖에 없습니다.
어떤 구조가 얼마나 버틸지는 종류와 환경과 조건에 따라 다릅니다. 건조한 환경에서 균형을 갖춘 형태라면(피라미드) 수천년 뒤에도 모양이 남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습한 환경에서 처음부터 균형이 잡히지 않았다면 금방 무너져 버릴 것입니다.
그런다고 해도 인간이 만든 건축물 상당 수는 수백, 수천년을 버틸 수 있을 것입니다. 벽돌이나 목재 건물이 아닌 이상.
고대인들이 만든 도시는 만년동안 물속에서 건재했다는....(응?)
녹때문에 장비를 사용하지 못하면 우주공간에서 부유하는 물건들은 사용할 수 있나요?
뭐 태양이 없으면 기온이 엄청 내려간다고 하는데 공기가 없으니 녹스는 일은 없을테고....
구리와 알루미늄은 통상(인간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금속 중 이온화 경향의 양 극간에 서있는 금속들입니다. 둘 다 녹이 슬고 알루미늄의 경우는 엄청나게 녹이 잘 슬지요. 이 두 금속이 가지는 공통점은 녹 자체가 방청효과를 낸다는 겁니다. 철처럼 산화입자가 들뜨는 것이 아니라...전체적으로 도포되다시피해서 내부의 금속을 지켜주죠. 구리야 인위적인 방청을 안하더라도 자체로도 오래 가니 둘 째 치고...알루미늄은...공기에 닿자마자 산화를 시작합니다. 우리가 새시로 쓰고있는 알루미늄은 겉에 녹이 슬어있다고 보시면 됩니다...............문제는 알루미늄 자체 강도가 별로 좋은 것은 아니라는 것이겠지요.
일단 어느 시대의 엔진이건 오랜 기간 사용을 안하면...오히려 망가지게 되어있습니다.
행정 구조로 되어있는 엔진들(실린더와 밸브, 피스톤, 크랭크, 캠 등의 복합체)이나 트랜스미션 등은 일단 조금이라도 사용하면 일단 마모로 인한 피해를 입습니다. 그래서 작동 내내 자체적으로 표면에 기름을 발라주게 되어있는 구조로 되어있습니다. 이는 마모 피해를 가급적 줄이고 또 그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표면 산화 또한 방지하려고 하는 거죠. 왜냐하면 기름도 연소하면 물을 발생시키니까요.
일단 버려진 상태라면 2년 이상을 버티기 힘듭니다. 아예 신품엔진이라면 조금 더 버틸지도 모르겠습니다.
인류가 금속을 다루기 시작하면서부터 시작된 것은 산화(녹)와의 전쟁이었습니다.
관리를 조금만 소홀히 해도, 어느새 녹슬어 버리는 무기와 장비들은 그들의 골머리를 썩게 만들었겠죠.
이에 대처하는 방법도 여러 가지가 발견되었고, 흔히 알듯이 기름칠도 그 중 하나였습니다.
기름으로 피막을 만들어 물의 접촉을 막은 것이죠. (산화에는 물과 산소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것이 궁극적으로 발전한 형태가 페인트칠입니다. 페인트가 벗겨지지 않는 한 녹슬 일은 없죠.
과학이 발전하고 산화의 원인이 밝혀진 이후에는 특정 합금이 주목받기 시작합니다.
크롬을 섞은 스테인레스 스틸 같은 것이 그것이죠. 식칼을 물에 반쯤 담궈 둬도 쉽게는 녹슬지 않습니다.
이것도 어찌 보면 기름칠과 유사합니다. 크롬이 산화되면서 피막을 만들어 공기(산소)의 접촉을 막아 주는 거니까요.
이런 류의 피막으로 산화를 막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언젠가는 벗겨진다는 거니까요.
스테인리스 스틸은 피막이 벗겨져도 스스로 복구하긴 하지만, 그것도 영원하진 않습니다.
무엇보다 크롬을 대량으로 넣기 때문에 구조재로 쓰기에는 특성이 떨어집니다. 비싸기도 하고요.
때문에 구조재는 여전히 강철을 사용합니다. 철근 콘크리트도 일종의 콘크리트 피막(?)이라 볼 수 있습니다.
다른 얘기가 좀 길어졌습니다만, 얼음 속에 파묻혀 있던 금속 재료들...
얼마나 산소와 차단되었는가가 중요하겠습니다만, 제 생각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아 녹이 슬 것 같습니다.
일단 주변에 수분이 풍부합니다. 산소는 정말 어디라도 조금씩은 있습니다.
피막이 있더라도, 그것이 손상되는 순간 거기서부터 산화가 시작될 겁니다.
엔진은 좀 더 심각합니다. 기본적으로 그 내부에는 수분이 없을 것을 가정하고 설계를 합니다.
어떤 원인이든, 수분이 들어가면 녹슬기가 그만큼 더 쉽다는 소리입니다.
정 수십 년간 보존시키고 싶다면 얼음 아래가 아닌 숨겨진 창고 따위가 더 설득력 있지 않을까 합니다.
건조하게 보관된 상태라면 충분히 수십 년을 버틸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