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편의 에일리언에겐 뚜렷한 특징이 하나 있습니다. 꼬리가 넙죽해서 헤엄치기에 알맞다는 것이죠. 게다가
뒷부분에는 지느러미를 닮은 돌기도 있어 추진력을 더해 줍니다. 배의 노와 비슷하다고 할까요. 어떤 이들
은 저 에일리언을 '스위밍(swimming) 에일리언' 또는 '아쿠아(aqua) 에일리언'이라고 부르기도 하더군요.
특성에 어울리는 괜찮은 별명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에일리언의 생김새와 달리, 영화에서 수중전의 비중은 그리 크지 않습니다. 영화 중반에 잠깐 등장
할 뿐이죠. 쥬네 감독의 특기를 십분 발휘해서 볼거리가 많은 수중전이 나올 거라고 홍보를 했지만, 정작 뚜
껑을 열어보니 아무 것도 아니었죠. 개인적으로 도그 버스터 추격신 정도의 충격을 주리라고 기대했거든요.
하지만 에일리언의 헤엄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 이외에는 별로였습니다.

차라리 영화 초반부터 베티 호에 타기 전까지 수중전을 펼치는 게 더 나았다고 봅니다. 그러니까 수중전의
비중을 상당히 늘리는 겁니다. 이러면 전체적인 느낌이 <딥 블루 씨>와 좀 비슷해지긴 하겠지만, 그만큼 특
색을 살릴 수 있을 겁니다. 이전까지 물 속에서 공격해 오는 에일리언 떼는 없었으니까요. 우주선에서 쫓고
쫓기는, 그저 그런 방식이 되어서 참 안타깝습니다.

※ 4편이 수중전이었다면, <AvP> 등의 게임에서도 수중전이 등장했을 겁니다. 물 속에서 유탄을 발사하는
마린과 잠수한 채로 돌격하는 에일리언…. (클로킹이 안 되서 쩔쩔매는 프레데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