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흐르는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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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가 이세돌을 이겼을지언정 바둑 줘까치 둔다고 그를 후려패진 않았기 때문에 인공지능에 대한 걱정은 전혀 하지 않았는데, 그 후로 갑자기 가정사와 개인사가 마구 겹치는 바람에 다른 종류의 걱정이 절 압박한 지라 아주 가끔 눈팅이나 하다 참 오랜만에 글 남기는군요.
돌이켜 보면 한껏 흥분되고 재미있는 주제가 폭발할 때마다 제게 이런 상황이 생기는 것 같아요.
뭐 그렇다고 사람이 걱정만 하며 살 수는 없는지라, 그동안 알파고의 작동방식을 보건데 대문호쯤 되는 사람이면 몰라, 조만간 대여점이나 인터넷에 널린 양산형 소설가들은 밥줄 끊길 거라는 걱정을 하며 살았습니다(응?). 음악도 마찬가지일 거고 미술은 상황이 약간 다르겠지만 그래봤자 어차피 예술적 가치나 심미안 보다는 부동산에 준하는 환금용/투자용 아이템 시장인지라 고객 변심(...)만 되면 소설이나 음악 뺨치게 상황 안 좋아질 텐데 참 걱정이에요.
어차피 뻔한 플롯에 뻔한 표현 반죽 덩어리인 웹/대여점 소설 시장에서 책 한 권 뽑아 내려고 반 년씩 기다렸다가 인세 줄 이유가 없죠. 제품 생산(...)을 가속해 3개월로 줄이고 싶다면 담당자 붙여서 쪼아대면 되긴 하지만 그 역시 추가비용이 들어가고.
인공지능이 쓰는 결과물은 대부분 쓰레기겠지만 어차피 인간 작가들이 독점(...)하고 있는 지금 출판 시장도 거의 다 쓰레기인 걸요 뭐.
이런 상황이라면 저조차도 훨씬 빠르게 많은 쓰레기를 뽑아낼 수 있는 인공지능 작가를 굴릴 겁니다.
뭐 그렇다곤 해도 윤문을 위해 인간 작가가 인공지능 작가 시다바리를 뛰긴 해야 하겠지만 지금보다 상황은 훨씬 가혹해 지겠죠.
제가 궁금한 건 그 결정된 미래가 언제 오느냐보다는, 그런 세상이 왔을 때 에이전트질을 출판사가 할까, 작가가 할까라는 겁니다. 지금은 (계약서상 표현에도 불구하고)작가가 을일텐데 저 상황이라면 어차피 작품활동이란 것도 가내수공업 수준이 될 테니 (인공지능)작가관리를 잘 하는 쪽이 갑이 되지 싶단 말이죠. 그리고 한국 출판사들은 너무 건방져서 규모에 상관 없이 그런 거 거의 못하거든요(그냥 돈만 많이 주면 되는 줄 앎).
아무튼 그런 걱정을 좀 심하게 했네요. 그러다 결국 이 이야기와 다른 소제 하나 해서 두 개로 중, 단편 각각 공모전에 응모하기로 했습니다. 이젠 인간에게 이런 기회를 주는 곳도 점차 줄어들테니까요ㅋ
그래서 뜬금없이 여기 계시는 많은 작가 혹은 작가 지망자들께 공모전 소식하나 전해드리며 기승전광고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심사위원진들의 권위나 신뢰도가 그리 미덥진 못하지만 이 바닥이 워낙에 얄팍하니 어쩔 수 없겠죠 :)
[알림]'1회 1천만원' 과학문학 공모전을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