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흐르는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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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일전에 올라오면서 게임커뮤니티마다 화제를 불러온 1세대 개발자들의 간담회 내역입니다.
이중 특히 송재경씨의 발언
[편안하게 매일 정시 출근하고 퇴근하며 좋은 아웃풋을 낼 수 있으면 좋겠지만 세상에 그런 건 없다 라고 생각하고요, 애플, 구글, EA, 블리자드가 와도 그런 건 없다고 생각하고요. 걔네도 다 그런거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그래서
우리 회사는 야근이 많아서 어쩌구저쩌구
그런 애들은 생각을 고쳐먹어야 된다,
뭔가 다른 업계를 찾아보던가,
매일 아침 9시에 출근해서 나사를
100번 조이면 퇴근! 이런...
게임이란게 크리에이션 사업이고 결과란게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는 그런 제품을 만드는 거라, 아직 인류는 정시 출근해서 정시 퇴근 하면서 그렇게 제품을 만드는 법은 아직 인류가 발견하지 못했다, 라고 생각을 합니다.]
Q : 그런 경우에는 적절한 보상같은 것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 부분이 제일 어려운 문제이기도 한데,
저희는 야근 수당을 주지는 않습니다만,
제 생각에는 가장 강력한 보상은 좋은 프로덕트를 만드는것?
그에 합당한 물질적 보상도 따라가야 생각하지만, 물질적 보상이란게 어느정도 기준선을 맞췄을때 제일 강력한 보상은 역시 좋은 게임을 만드는것이지 않나 생각합니다.]
이 부분이 문제가 되더군요.
야근이 꼭 필요하다라.... 최근에 미국에서 이런 내용의 연구가 있었죠.
게임개발 성과 프로젝트 파트 4 : 야근은 게임을 망친다.
결론. 야근을 하면서 성공한 게임보다는 야근을 하지 않고 성공한 게임이 더 많다. 즉, 야근은 성공 가능성을 더 떨어뜨린다.
여담) 거의 모든 직종에서 야근은 업무 효율을 떨어뜨린다고 말하는데, 왜 아직도 게임은 이 모양이랍니까?
흐음, 전 처음에 스샷만 보고 '아, 저분은 자율근무제를 주장하는건가?'라고 생각했습니다만 아니었군요;;;
뭐, 저희 회사 사장님도 소원이 '직원들이 자진해서 야근하면서 으쌰으쌰 하는 거'랍니다.
...그래서 저는 사장님께 '저는 자진해서 야근하는 건 좋은데, 자진해서 할 기회를 안주셔서 못해봤습니다'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제가 첫 직장을 가졌을 때... 대략 2년 넘게 일요일 출근을 했습니다.
하지만 일요일에 회사에 가더라도 회사 일은 실제로 별로 한 게 없었고...
책 읽고 서평 쓰고 SF에 대한 일을 하거나, 논문 읽고 논문 쓰고 자기 공부를 주로 했습니다.
쉽게 말해서 주말에 저는 주로 회사에서 그냥 놀았습니다 - 다만 노는 장소가 회사였을 뿐이죠.
당시 회사 옆자리의 동료가 현재 와이프가 되었으니, 주말에 회사 가서 만나는 것은 기쁨이었습니다.
그렇게 2년 넘게 항상 주말에 알아서 출근하고 그러니까 그게 소문이 나서...
경영진이 그렇게 이뻐할 수가 없더군요. 제가 없는 자리에서 저를 칭찬하는 경우가 늘어났습니다.
그런데 그게 일 잘한다는 칭찬이 아니라... 주말에 한결같이 회사에 나와서 그게 기특하다는 것이었죠.
다른 것은 다 필요 없고 오로지 그것 하나만으로 인하여 완벽하게 신임받는 사람이 될 수가 있었고,
그 때문에 평소 일 하는 것에 대해 어떠한 컨선도 당하지 않고 회사 생활이 무척 편해졌습니다.
한국에서 회사에서 인정받고 싶다면... 그냥 주말에 회사 가서 적당히 놀면 됩니다.
기왕이면 옆자리 동료를 애인으로 삼는다면, 주말에 회사 가서 노는 것도 즐거워집니다.
주말에 느지막히 출근해서 회사 돈으로 밥 먹고 커피 마시고 잡담하고 일도 조금 하다가,
일찌감치 퇴근하면서 애인과 함께 영화도 보고 즐거운 시간을 갖고 집에 가면 됩니다.
사장이 좋아하는 것은 주말에 자주 회사 와서 일을 챙기는 모습 그 자체니까요.
문제는... 이게 결혼 전에는 괜찮은데,
애 딸린 40 대 가장이 되면 그렇게 하기 어렵다는 것이겠죠.
첫 번째 나온 이야기가 대략 그런 게 아닐까 생각되기도 하네요.
아.... 좀 충격먹었네요.
첨단의 한 세대에 선봉에 섰던 작자들이 마인드가 어떻게 쌍팔년도로 퇴보되 버린겁니까.
정시출퇴근에 아웃풋이 안 나오는건 경영진이 무능해서지.
대체 얼마나 비효율적인 프로세스로 경영을 하고 있단 소립니까...
열정만 요구하지 말고...
당신들의 불타올랐던 그 열정은 왜 나왔던건지...
그 열정을 식히던 삽질은 어떤 짓거리 였는지 좀 상기해봣으면 좋겟네요.
10대 20대 열정적인 게임 개발자들도 30대에 결혼하고 40대에 아이 키우다보니 10대 20대때 불평을 가지고 비판했던 대상인 30~40대의 모습이 자기 자신들의 모습이 되버렸네요
그런데.. 다들 착각하시는게.. 저분들은 20대도 저런 마인드로 사신 분들이라고 보는게 맞습니다. 20대의 개발 열정이 관리에 대한 열정으로 바꾸니 저런 소리를 하는 거죠.
저분은 변한게 아니라 그냥 원래 저 마인드였다고 봐야 합니다. 그래서 남들한테 아무렇지 않게 말 할 수 있는 거고 조언이라고 말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저 위치에 섰으니.. 실증한 셈이지 않습니까? 하하하
일크(ilk61)님이 알리신 소식에 나타난 사진을 보니 이런 선입관이 앞섭니다. '남한에 있는 여느 사장과 나을 바가 없다'입니다. 이런 선입관이 드니까 미덥지 않다는 생각을 나타냅니다. 제가 잘못 생각할 가능성이 높으니까 알리신 얘기를 상세히 살펴야 겠고요.
한편, 이 얘기를 접하니까 엉뚱할 생각을 합니다. '자신이 즐거워야 다른 사람을 제대로 즐겁게 할 수 있다'입니다. 사진에 나온 이가 사장으로 지내는 분들이 즐겁지 못하겠다. 이런 걱정이 앞서니까 '게임을 즐겁게 만들지 못한다'는 억측까지 합니다. '하는 사람이 즐길 수가 없도록' 말압니다. 이런저런 엉뚱한 얘기를 합니다.
저런 말은 애플, 구글, 블리자드 정도의 결과물을 내놓은 다음 했으면 좋겠네요.
저런 말은 애플, 구글, 블리자드를 모욕하는 발언이라고 생각됩니다.
왜냐하면 한국 기업 문화에서의 야근이란 대부분 업무 효율 부재와 업무 트러블에 의한(그리고 트러블 발생 요인은 상당수가 간부들의 무능함이죠) 소치이지 정말로 일이 바빠서 필요하기 때문에 하는게 아니니까요.
그러니 애플, 구글, 블리자드 직원이나 간부가 그 의미를 알면 화나 나도 이상한 발언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실은... 구글에는 20% Rule 이라는 게 있죠.
업무 시간 중 20%는 자유롭게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하라는 겁니다.
그러한 자유가 창조적인 결과를 낳고 그게 회사에 큰 기여를 한다고 보는 것이구요.
구글의 20% 시간에 앞서 비슷한 규칙을 먼저 정한 회사가 있죠. 다름아닌 3M 입니다.
무려 1970년대부터 이미 15% Rule이라는 것을 먼저 활용했는데,
구글과 같이 근무시간 중 15%는 직원들이 자유 연구를 하도록 허용한 겁니다.
그리고 자유연구 시간에 탄생한 결과물이 3M 역사상 최대의 히트작 '포스트 잍'입니다.
위에서 송모 분이 말씀하신 것과 정반대입니다.
구글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는 분이 그냥 되는대로 이야기한 것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실은 이런 부분은 미국의 기업문화와 한국 기업문화 간의 큰 차이이기도 합니다.
개발자와 경영자의 장벽이란...
제가 다녔던(작년에 사표썼습니다) 화학계통 중소기업 연구소에서 일했던 경험이 생각납니다
회사에서 연구소를 실질적으로 운용하던 사람이 부사장이었는데(연구소장은 파견가서 내려오지를 않고)
그는 화학업계에서 기술로 유명한 D사 기술자 출신으로 계열사 사장까지 했다가 후발주자인 우리회사에 들어왔는데
스스로 기술자임을 자처하면서 하는 말이나 행동거지는 저기 윗분들하고 판박이네요
입만 열면 하는 말이 "기술자는 퇴근이 어디있냐..." "어제 왜그렇게 빨리갔냐" "야근은 당연하다."
한번은 타업체 사장하고 미팅하면서 "연구소는 불이 꺼지면 안된다."라고 말을 꺼냈더니 둘이서 아주 발광을 하면서 공감을 하더랍니다.
비단 우리회사뿐만 아니라 모든 화학계통 회사들의 사정은 똑같더군요(더 나아가서 연구원이란 직종 전체가)
경영진들의 마인드는 연구원이 일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하건, 잘하건 상관없습니다.
실제로 말하기를, 할일없어도 빨리 퇴근하지 말랍디다.
게다가 일은 그렇게 죽도록 시키는데 회사의 서포트는 개판이었죠
당시 우리회사가 PU분야에서 TOP 10에 들었는데(연구소도 타업체에 비하면 제법 연구소다운 곳이었고)
2년 10개월 근무하면서 사무용 컴퓨터를 못받았습니다.
컴퓨터 쓸일은 많았죠. 일일보고서, 주간보고서, 분기보고서, 종합보고서, 개발보고서, 외근보고서, 출장보고서, 타업체 회의결과 등등등등등....
늦게 퇴근하는것도 짜증인데 집에가자마자 하는 일이 보고서 작성이고
참다참다 못해서 몇번이나 연구원 회의시간에 컴퓨터 달라고 노래를 부르고, 한번은 직접 부사장한테 찾아가서 직언을 올렸더만 빙빙돌리더니 결국 못준다고 하더군요.
회사를 그만둔 이유야 수십가지가 있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역시 경영자(자칭 개발자)와 개발자 사이의 장벽이었던 것 같습니다.
아무리 부딪혀도 부딪혀도 내몸만 상하더군요
효율적으로 일하는것을 농땡이친다고 좋게 보지 않는 사장이 가장 큰 문제인것 같습니다.
그 아래 임원이나 부장도 사장눈치보는 직원일 뿐입니다.
그래서 꿀위키와 같은 정보사이트가 더 나타나는것 같구요.
http://www.ggulwiki.com/index.php/%EB%8C%80%EB%AC%B8
고객과의 소통도 중요하지만 팀웍을 해치지 않는 소통이 더 중요한법인데 그걸 모르는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저도 그렇지 않을까 종종 생각하기도 하는걸보면 아직까지 리더나 사장에 대해 사회적 분위기나 인식이 그정도 수준에 다다르지 못한것 같습니다.
만약 고교야구 여자 매니저가 피터 드러커를 읽는다면
http://rigvedawiki.net/r1/wiki.php/%EB%A7%8C%EC%95%BD%20%EA%B3%A0%EA%B5%90%EC%95%BC%EA%B5%AC%20%EC%97%AC%EC%9E%90%20%EB%A7%A4%EB%8B%88%EC%A0%80%EA%B0%80%20%ED%94%BC%ED%84%B0%20%EB%93%9C%EB%9F%AC%EC%BB%A4%EB%A5%BC%20%EC%9D%BD%EB%8A%94%EB%8B%A4%EB%A9%B4#rfn3
와 같은책이 나오는것을 보면 매니저(사장)의 역활에 대해 고민하게 만드니 앞으로는 조금은 나아질것 같습니다
가장 마지막 말은 도저히 들어줄수가 없네요.
회사가 개인을 책임져주지 않는데 어떻게 개인에게 회사에 대한 충성심은 끝없이 요구하는건지. ^^
지도자가 저런 식의 발언을 일삼는다면 직원들이 가질 수 있는 마인드는 딱 하나밖에 없습니다.
"내 챙길거만 확실히 챙겨서 적당한 시기에 떠야지."
결국 회사에 남는 사람은 충성도가 높은 사람이 아니라 무능력자만 남게 되겠죠.
흘흘 그냥 사장님들 얘기네요. 우리나라의 평범한 사장님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