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 과학 포럼
SF 작품의 가능성은 어떻게 펼쳐질 수 있을까요? 그리고 어떤 상상의 이야기가 가능할까요?
SF에 대한 가벼운 흥미거리에서부터 새로운 창작을 위한 아이디어에 이르기까지...
여기는 과학 소식이나 정보를 소개하고, SF 속의 아이디어나 이론에 대한 의견을 나누며, 상상의 꿈을 키워나가는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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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acked.com에 올라왔던 글입니다. 즉 인터넷 유머사이트에 올라온,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생물(...무생물?)에 대한 논제를 현실의 논리를 들어 반박하는, 즉 그 자체에 결함이 있는 글이고 픽션 측에서는 이런 논리에 대응하기 위해서 그냥 좀비를 졸라짱센 투명드래곤으로 설정하면 인류는 끝장이라고 간단히 반박할 수 있겠지만 뭐, 어차피 이 바닥이 다 그렇고 그러니 적당히 재미 반 생각 반으로 읽으시라고 좀 의역해봤습니다. 이것도 역시 꽤 오랜만에 해보는 일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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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cracked.com/article_18683_7-scientific-reasons-zombie-outbreak-would-fail-quickly_p1.html
이 글을 읽는 분들 중 한 절반쯤은 이미 그러고 계시겠지만, 좀비가 현실에 존재한다고 잠시 가정해봅시다. 대부분의 좀비 영화들이 이미 좀비가 세계를 완전히 집어삼킨 후를 배경으로 삼고 있다는 거 눈치채셨나요? 주인공이 생존을 위한 노력을 시작할 쯤에는 이미 군대고 정부고 다 박살나고 길거리엔 좀비가 바글거립니다.
헌데 영화가 거기서 시작하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 이전에 시작했다가는 좀비가 인류를 말살시킨다는 게 말이 되지않는다는 걸 잘 보여주게 되거든요. 좀비 아포칼립스에 지루한 현실의 논리를 잔뜩 퍼넣어 김을 뺴기 시작하면 평소에 잘 준비해둔 좀비 척살용 전기톱 장착 오토바이에 시동도 걸기 전에 이미 좀비들은 죽어 있을(그러니까, 이미 죽었다가 되살아난 뒤에 다시 죽어 있을) 거라는 걸 알 수 있을 겁니다.
1. 포식자
왜 인류가 현재 먹이사슬의 최고점에 올라 있는 건지 아십니까? 우리를 죽이기 힘들어서는 확실히 아니죠. 스티븐 시걸은 제외지만...어쨌건 우리의 신체는 두꺼운 가죽도 털도 없어서 적당한 발톱이나 이빨이 간단히 찢어발길 수 있는 살점에 불과합니다. 인류가 먹이사슬 꼭대기에 있는 이유는 다른 것들을 잘 죽여서지, 자신이 잘 안 죽어서가 아니라고요. 최고의 방어는 곧 공격이라고 하잖아요...저기 오리다! 죽여! 죽이라고!
즉 인류는 스스로의 지적 능력과 도구를 사용하여 야생 동물로부터 자신을 방어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좀비는 어떨까요? 그 둘 다 없습니다. 멍청히 길 한복판에 서 있고, 무기도 쓸 줄 모르고, 생각도 못 하고, 심징어는 자기 자신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도 못해서 적이 나타나면 도망칠 줄도 모릅니다. 그리고 죄다 살로 되어 있죠. 배고픈 동물들에겐 그야말로 좋은 먹잇감입니다.
미국에는 곰, 늑대, 코요테, 쿠거처럼 총을 든 전문 사냥꾼조차도 조심하지 않으면 당해버릴 수 있는 대형 동물들이 많습니다. 이런 맹수들은 생존본능상 특히 약해보이고 무능해보이는 동물들을 사냥하는 걸 특히 좋아하죠. 굳이 배고프지 않더라도 자신의 영역에서 자꾸 어슬렁거리는 놈은 일단 때리고 봅니다. 더군다나, 느려터진 좀비에게는 길거리를 방황하는 수만 마리의 유기견조차도 충분히 큰 위협이 됩니다. 하마, 사자, 악어가 들끓는 아프리카쯤 되면 더 말할 나위도 없겠죠.
만약 "뭐, 그렇지만 내가 사는 도시엔 좀비를 먹어치울 곰 따위는 없는데"하고 생각하신다면, 더 작은 동물을 생각할 필요가 있죠. 살아있는 인간에게도 곤충은 커다란 골칫거리입니다. 만약 우리가 몸 위에 달라붙는 파리를 쫓아내지 않는다면 눈과 혀에 알을 까서 얼마 지나지 않아 구더기가 우리의 살을 파먹게 됩니다. 그리고 파리는 전세계 웬만한 곳에는 다 있죠. 좀비는 파리를 쫓을 줄 모르니, 얼마 지나지 않아 구더기로 뒤덮이게 될 겁니다. 제아무리 좀비라 해도 눈이 멀면 어쩔 재간이 있을까요.
2. 더위
일반적으로 좀비가 썩어가는 시체라는 건 잘 알려진 개념입니다. 하지만 영화에는 썩어가는 시체가 뜨거운 태양열을 받으면 어떻게 변하는지에 대해서는 잘 알려주지 않죠. 가장 큰 문제는 부패입니다. 음식 소화를 돕기 위해 우리의 대장에는 대량의 박테리아가 서식하고 있고, 이들은 열을 받을수록 활발하게 활동하며, 우리의 면역계가 멈추는 순간부터 이 박테리아들은 즉시 주변 조직들을 집어삼키기 시작합니다. 좀비가 '시체'가 되는 순간에 이 과정은 시작되겠죠.
죽은 시체는 이 박테리아들이 소화하면서 만드는 가스 성분으로 인해 팽창하기 시작합니다. 적당히 온화한 곳만 되어도 불과 며칠 사이에 시체는 부풀어오릅니다. 이 상태로 몇 주가 지나면 영화에서는 차마 보여줄 수 없는 참 특이한 광경이 벌어지게 되는데요, 가스압으로 인해 터져버리는 겁니다. 열대나 아열대 기후의 따뜻하고 습한 곳에서는, 혹은 온대 기후라도 뜨거운 여름철이라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며, 만약 한여름에 좀비가 발생한다면 불과 몇 주 안에 참 보기 흉한 꼴이 되겠죠.
또다른 것은 건조열입니다. 사하라나 피닉스처럼 덥지만 습도가 낮은 곳에서는 좀비가 뜨거운 기온으로 인해 미이라화가 되기 시작합니다. 물론 좀비가 목말라 죽지는 않는다고 쳐도 세포에서 물이 빠져나가면 바로 세포에 화상을 입기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비쩍 말라 움직일 수 없게 되어버리겠죠. 그럼 겨울에 좀비가 생기면 어떡하냐고요?
3. 추위
좀비는 죽은 고깃덩어리입니다. 좀비의 본질이 그거니 이견은 있을 수 없죠.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죽은'이란 단어에 집착하는데, 그것보다는 '고깃덩어리'에 더 신경쓸 필요가 있습니다. 죽은 고깃덩어리가 뭐가 있냐고요? 스테이크, 불고기, 삼겹살, 혹은 맥도날드의 햄버거 안에 든 갈색 물질도 아마 고기일 것 같긴 한데...
살아있을 때는 여러 가지 방어 시스템이 이 '고기'를 보호합니다. 하지만 죽고 나면 밀폐해서 냉장실에 넣어놔도 1주일을 못 버티고 상해버리죠. 반면 냉동실에 넣으면 나중에 녹혀서 먹을 수 있으니, 추위가 좀비에게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하실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이런 추위는 살아있는 생명체에게는 치명적입니다. 충분히 극지방에 가까운 곳에 사신다면 좀비들은 그쪽으로 가려고 하는 것만으로도 알아서 얼어서 쓰러지겠죠. 인체는 대부분 물로 되어 있고, 물은 언다는 겁니다. 온도가 빙점 이하로 떨어지면 좀비도 업니다. 충분히 얼고 나면 전혀 움직일 수 없게 되겠죠.
또한 좀비들은 우리가 옷 입고 밖에 나갈 때처럼 온몸을 꽁꽁 싸매지도 않을 테니 냉동상(Freezer burn)도 입게 됩니다. 냉동고의 고기가 색깔이 갈색으로 변하는 것처럼 말이죠. 추울 때는 살이 얼었다가, 따뜻해지면 일부 녹았다가를 반복하며 세포에서 물이 증발해나가 냉동상을 입게 됩니다. 이런 식이라면 좀비는 그냥 죽는 게 아닙니다. 세포 자체가 파괴되어 못 쓰게 되어버리는 것이죠.
4. 전염 방식
혹시 개가 사람을 물어서 감염되는 광견병을 기억하시나요? 그거 한 번 발생하면 주변 도시의 사람들이 죄다 광견병에 걸려 날뛰었죠. 살아남은 사람들은 쇼핑몰을 점거하고 방어진을 쳐서 미친 개들로부터 살아남으려고 발악을...그런 건 못 보셨다고요? 당연하죠.
좀비 영화들이 절대 다수가 채택하고 있는 것이 있으니 좀비는 일종의 질병이라는 설정입니다. 바이러스가 체액에 들어있는 것 마냥 물어뜯으면 그 상처를 통해 바이러스가 들어가서 감염이 이루어진다는 것이죠. 하지만 이런 질병이 퍼지는 속도는 이미 잘 연구되어 있습니다. 물어서 전염된다는 건 그중에서도 참 느린 물건이죠.
유행하는 질병은 희생자에게 감염되는 아주 효율적인 방법이 존재합니다. 독감은 대기를 통해 전염되므로 인류 역사 동안 수천만 명을 죽일 수 있었죠. 흑사병을 쥐를 매개로 한 벼룩으로 인해 퍼지며 유럽 대륙을 휩쓸었고요. 그런데 물어서 감염되는 질병은 과연 얼마나 퍼졌나요? AIDS처럼 좀비와 비슷하게 상처에 체액이 접촉되어 감염되는 질병도 아직까지는 살아남아 있습니다만, 그건 AIDS 환자가 사람들을 속이고 환자가 아닌 것처럼 행동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런데 좀비에게 다가가서 물려보려고 하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요?
만약 좀비가 썩어가는 입에서 피를 질질 흘리며 사람들에게 다가가는데 개중 아무도 피하질 않아서 몇 명쯤 물렸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렇다고 모든 사람들이 다 정신줄 놓고 멍청히 있을까요? CDC처럼 질병을 관리하는 시스템이 있습니다. SARS 기억하시죠? 지난 2002년에 중국에서 발병했는데 전 세계 사람들이 다 겁에 질렸습니다. CDC와 WHO 같은 기구들이 나서서 입출국을 통제한 결과, 대기로 감염되는 아주 위험한 방식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전세계에서 8천여 명만이 감염되었고 그 중에 딱 43명만이 사망했습니다.
게다가 좀비 앞에서 질병 감염 경로에 대한 역학조사 따위 할 필요가 있을까요? 시체가 되살아나서 걸어온단 말입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거죠.
5, 부상
제대로 작동하는 중추신경계의 장점 중에는 뭔가 피해를 입으면 그 사실을 즉각 알게 된다는 게 있습니다. 그 피해를 알리는 방식이 바로 고통이죠. 여태껏 살아오면서 종이에 베이거나, 발가락을 찧거나 남자의 중요 부위를 가격당했던 경험들을 되살려 보세요. 만약 이 상처들이 낫지 않았다면, 그래서 계속 이런저런 상처를 입는 동안에도 계속 썩어들어갔다면 어떻게 됐을까요? 결국은 잘라내야 할 처지가 됐을 겁니다. 그런데 로메로 감독이 우리에게 알려준 좀비의 특성에는 그들이 좀 머리가 나빠서, 아무 생각없이 문에 머리를 박고 헬리콥터 회전날에 팔을 들이밀고, 절벽에서 뛰어내린다는 것이 있죠.
언뜻 고통을 겪을 수 없다는 것이 엄청나게 이득이 되는 능력이라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실제로는 그런 능력을 가진 사람은 울버린보다는 심슨의 번즈 사장처럼 되어버립니다. 태어날 때부터 고통을 느끼는 질병을 선천적 무통각증(CITP)라고 부릅니다만, 자신이 다쳐도 그 사실을 알지 못해 감염되거나, 혹은 아예 자신의 신체에 대해 자각이 없는 어린 시절에 자신의 몸에 아주 끔찍한 짓을 하게 되기 쉽죠.
좀비들은 이리저리 부대끼며 돌아다니는 것만으로도 온몸에 상처투성이가 될 테고, 이는 자연적으로 부패하는 것보다 더 빠르게 신체부위들을 썩어서 떨어져나가게 만들 것입니다. 만약 좀비 사태가 발생한다면 집 안에서 스타게이트의 17개 시즌을 두어 번 복습한 뒤 밖에 나와 보면 팔다리가 떨어져나간 좀비들이 사방에 뒹굴고 있는 걸 보시게 될 걸요.
6. 지형
좀비는 제대로 걷지도 못하고, 인간이 그렇듯 밤에는 앞을 거의 보지 못합니다. (야시경 쓰는 좀비는 아직 못 봤지만...방금 그건 우리 아이디어에요! 베끼지 마요!) 게다가 이들은 길을 따라 걷거나 다리를 찾아서 건널 줄도 모르죠. 그저 목적 없이 떠돌기만 할 뿐. 강이나 계곡 정도만 마주쳐도 그 아래에는 좀비들이 산을 이루고 쓰러져 악취를 풍기며 썩어가고 있을 겁니다. 조금 똑똑한 좀비들이라서 그 정도는 피할 수 있다고 해도,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밤에는 어쩔 건가요. 잠이라도 자나요?
물론 좀비를 막을 장애물이 없고 포장이 깔끔하게 된 도시에서라면 거기 사는 사람들은 끝장났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 상황에서도 여전히 장점이 있습니다. 역사적 사례들을 찾아보면, 가장 끔찍한 상황에서도 호러 영화의 멍청한 희생양처럼 굴지 않는 경우가 더 많죠. 생존자들이 적당한 고층빌딩에 올라가 있는 것만으로도 문을 찾을 줄 모르는 좀비들에게는 완벽한 방어벽이 됩니다. 탁 트인 거리는 좀비들을 쉽게 발견하고 제거할 수 있는 장점 역시 있고 말이죠.
7. 무기
위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인간은 다른 동물들을 죽이는 걸 정말 잘 합니다. 심지어는 간식거리 좀 찾으려다가 일개 종을 멸종시켜버린 사례가 좀 되죠. 특히 미국에 널려있는 총기 애호가들을 생각해보면 좀비들 쪽에는 승산이 없습니다. 2004년 기준으로 미국에는 사냥 면허를 가진 사람이 1400만 명이나 됩니다. 로스 앤젤레스의 인구에 맞먹죠.
게다가, 사냥 면허를 발급해주는 목적은 남획을 통한 멸종을 막기 위해서란 것도 생각해야죠. 만약 그냥 마음대로 사냥하라고 하면 숲 하나 정도는 하루 안에 간단히 거덜낼 수 있거든요. 아마 좀 늦게 온 사람들은 잡을 게 없어서 나무라도 잘라서 실어갈지도 몰라요. 헌데 사냥감이 '사슴'에서 '지금 우리를 잡아먹으려고 하고 있는 썩어가는 시체들'이 된다면, 그런 사냥에 나서지 않을 사람이 없겠죠.
사실 좀비를 보면 그 자체가 참 살아남기 힘든 종입니다. 인간을 잡아먹어야 번식하는데, 그 인간이 그들 최고의 천적이란 말이죠. 뭔가 먹던가 번식하고 싶으면 가장 위험한 적하고 마주쳐야 한다는 거에요. 만약 인류가 뭐 먹거나 애 낳고 싶을 때마다 사자를 사냥해야 했으면 여태껏 살아남기나 했을 것 같아요? 사자는 그나마 총이라도 안 들고 있죠.
그러니 좀비는 어쩔 수 없이 인간에게 덤벼서 죽어나갈 수밖에 없는 운명입니다. 물론 사냥면허를 가지지 않더라도 총을 소유한 사람은 많고, 사제폭발물이나, 화염병, 야구방망이, 쇠지레, 자동차 등의 다른 무기들도 얼마든지 많죠.
더군다나 아직 군 병력은 이야기하도 않았습니다. 미국에는 군경 조직에만 전문적으로 사람에 총 쏘는 걸 훈련받은 병력이 3백만여 명이 있고, 이들은 기관총부터 야포까지 온갖 중화기로 무장하고 있죠. 좀비 영화에서는 거의 나오지도 않는 공군이 출동한다면 이야기는 더 짧아집니다. 사실, 만약 진짜로 좀비가 현실에 존재한다면 고작 그런 걸로 인류 멸망한다는 이야기에 다들 배를 잡고 웃었을 거에요. 물론, 인공지능 로봇이라면 좀 다른 이야기가...
Our last, best hope for peace.
뭐, 창작가들도 저런 걸 알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든 인류 사회부터 우선 망하게 하려고 노력하죠. 가끔은 좀비 자체가 무서운 게 아니라 좀비 발생 이전의 역병이 더 무섭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런데 역병을 소재로 작품을 만들면 좀비 아포칼립스가 아니라 의학물이 되니까 재미가 없을 테고…. 필연적으로 좀비 이야기는 '그 날 이후~' 쪽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 보자면 <세계대전 Z>는 그나마 노력이라도 한 편. 물론 이것도 부족하지만요.
재밌는 정보네요. 좀비가 실제로 나타난다면 무섭겠지? 하고 생각했었는데, 이렇게 보니 별로 무섭지도 않은 것 같아요.
제가 각목 한 자루만 들어도 상대할 수 있을 것 같네요!
다만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이 좀비가 된다면...
이건 다른 의미로 무섭겠지요...?
우리가 아는 좀비라는 것 자체가 영화에서 탄생한 것인 만큼, 영화 코드에 맞추어져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영화 속에서는 분명히 끔찍한 존재이고 무서운 존재이지만, 과학적으로 따져 보면... 세계 대전 Z 같은 작품에서는 그래서 좀비가 '일반적인 살아있는 시체가 아니다.'라고 명기하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그들은 부패하지 않고, 영양 섭취를 하지 않아도 무한정 움직입니다. 심지어 바다 속을 걸어다니면서도 아무렇지도 않고요. 보통의 시체라면 근처에서 폭탄이 터지는 것만으로 폭압에 의해 산산조각 날 것이고, 기관포 한 발에 걸레가 되어 버리겠지만, 영화나 소설의 좀비는 그렇지 않습니다. 전염병이니 어쩌니 이야기 하지만, 영화나 소설의 좀비는 아무리 보아도 마법의 존재라고 밖에는 할 수 없는 느낌을 줍니다.
제가 읽었던 다른 작품에서는 나노머신에 의해 로봇처럼 변해버린 존재로 설정되는데, 상처가 나도 나노머신이 수복을 하는데다, 나노머신이 몸을 강화시켜서 쉽게 죽지 않는데다 초인적인 힘을 가지는 것으로 나오는데... 문제는 좀비의 몸이 변화하더라도 우리 몸의 성분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강철을 씹어서 먹고 그걸로 몸을 재구성하기라도 하지 않는 한 좀비의 몸은 우리 몸의 강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좀비는 죽은 시체입니다. 뭔가가 움직이려면 에너지가 필요한데, 좀비는 몸에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는 체제가 없습니다. 전기로 움직이는 로봇이 아닌 이상 심장이 뛰지 않는데 몸 각 부분에 영양분이 공급될 수가 없겠지요.
그런데 사실 좀비에는 정말로 이상한 점이 있습니다. 좀비는 인간을 먹어치운다고 하지요. 그런데 그들의 내장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사실 시체라면 내장부터 부패하는게 맞지만, 썩지 않더라도 내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진 않습니다.) 소화를 해서 배출할 방법이 없다는거죠. 인간이건 뭐건 먹이를 먹으면 입에 쌓이고 운이 좋아봐야 위장에 쌓여서 꽉 차 버릴 겁니다. 한 명의 인간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의 양을 생각하면 한 명의 좀비는 고작해야 인간의 팔 다리 하나면 배가 가득찬다는 말이 됩니다. 입에 인간의 살점을 가득 채운채 뒤뚱거리는 좀비... 어찌보면 무서울지도 모르겠지만...
사실, 좀비란 위에 마젠타 블랙님께서 말씀하셨듯, 주변에 평범하고 친근한 존재가 이질적인 존재로 변했을때의 공포를 위한 소재라고 봅니다. 얼마 전까지 말을 나누던 사람이 시체가 되어 걸어다니고, 단골 가게 주인이 피를 흘리며 달려들고... 로메로 감독은 바로 그러한 점을 충실히 연출했고 그것이 고작 20세기 중반에 이르러서야 탄생한 괴물 좀비를 역사상 가장 유명한 괴물로 만들었습니다.
근데 생각해보면 좀비영화는 보통 좀비사태 직후에 벌어집니다.
즉 7가지 이유가 적용기엔 시간이 부족하죠.
세계를 점령할 수는 없지만 주인공을 위기에 빠트리기엔 충분할 듯
상식적인 7개조지만...뭐 좀비자체가 상식적인게 아니라서 -_-;
4번 항목을 보니 바탈리언(The Return Of The Living Dead) 생각이 나는군요. 여기선 단순히 물어서 전염시키는게 아니라 좀비 구성 물질 자체가 전염원이라...싸그리 태워버려도 연기 하늘로 올라가서 비로 내려버리면 광역 전염-_- 막장 코미디 영화인데도 제 갠적으로는 제일 무서운 좀비들이었습니다. 이 뭐 도망갈 길이 없으니...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좀비라는건 어디까지나 한상 마주치던 일상이 압도적인 공포가 되어 돌아오는 걸 통해 사람들에게 낯선 기분을 느끼게 하는 것 때문에 사람들에게 그처럼 큰 인기를 끈 것 같아요. 사실 멀쩡히 돌아가는 일상을 그런 공포소재로 만들려면 이런 무리수는 감수해야겠지요.
많은 영화들에서 좀비는 일단 좀비화 하면 끊임없는 배고픔을 지닌 존재로 묘사됩니다. 거의 대부분의 좀비 영화에서 그렇게 나오지요.
그렇게 끊임없는 배고픔을 지닌 존재라면, 엄청나게 많은 양의 에너지를 소모한다는 의미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대체로 이런 좀비들이 사람을 먹게 되면 그 내장 기관에서 전부 100% 소화를 해 버린다고 생각되지 않을까요?!
이런 경우 좀비는 별도로 배설을 할 필요가 없어 집니다. 즉 대변으로 나올 찌꺼기 조차 분해되어 소화 기관에 흡수 된다고 볼수 있으니까요!!
네드리님 말씀대로 위에 설명하신 항목들을 FM대로 지킨다면 절대로 좀비는 인간에게 위협적인 존재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인간이란 동물이 언제 제대로 FM대로 모두가 생활을 해온것은 아니지요. 또한 좀비라는 존재를 이용해서 전투용으로 통제할려는 시도는
몇몇의 영화에서 잘 보여 주고 있지요.
이런 인간사회의 구조적인 모순때문에 좀비가 득세하는 세상을 연출한 영화들이 존재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인간 사회의 멸망은 외부로 부터의 어떠한 침략이나 혹은 보다 강력한 외계의 지적존재 혹은 인간 스스로 만드어낸 창조물들에 의한 것만으로는 절대로 이루어 질수 없다고 봅니다.
이를 이용하려는 인간의 이기심과 사회 시스템의 구조적인 모순등이 이들 외적 요소와 결합할때 일어난다고 생각되어 집니다.
혹성 탈출 같은 영화를 보더라도 절대로 침팬치나 다른 원숭이들이 지능을 가진다고 해서 인류가 멸망하지는 않습니다. 그보다 궁극적인 것은 인간사회가 이들을 이용할려고 하고, 스스로 다가올 위험으로 부터 무관심해지면서 스스로 멸망의 길을 가게 되는 것입니다.
이는 뭐 만화에 등장하는 유명한 대사 "왼손은 단지 거들뿐이다." 랑 비슷한 이치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좀비가 세계를 정복했다면? 이라는 가정하에서 누군가가 쓴 글.
http://egnisys.egloos.com/5518121 파트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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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egnisys.egloos.com/5521399 파트5(완)
주제와는 별 상관없지만 제법 신선한 관점이라 심심할때 보시라고 씁니다. =]
나온지 좀 됬지만 좀비영화중에 좀비가 [달리고][점프하며][액션씬을 연출하는]작품이 있긴합니다 orz
실제로 나타난다면 존나 무서울거같습니다.
수로 미는게 아니라 기동성으로 따라오는 좀비......
저기다가 좀비가 쿵푸하고 총쏘며 운전까지 하면 캐 가능할지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