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연재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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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늦었네요. 빠른 시일내로 14회 업로드 하도록 하겠습니다.
여전히 댓글, 조언, 딴지 모두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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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 오헨- 테르 제 9 주민거주지
다행히, 거주지의 지하층은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는 덜 음침한 장소였다.
“여기도 전등은 있다는게 요점이구만.”
페곤이 말했다. 도망다니는 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러 분위기를 조금 띄워보려 한 듯 싶었다.
“레이더마저도 이상해지고 있습니다. 크랙의 강도가 엄청납니다- 전자정보 불신등급을 2등급으로 올립니다.”
전술담당원의 교신은 그 음질이나 전해주는 상황이나 모두 최악으로 치닫고 있었다. 결국 나중에는 말을 하고 있는지조차 알아들을 수 없을 정도로 잡음이 심해져 내 주위의 소대원들은 모두 교신 장비를 꺼버렸다.
“혹시 저장해놓은 지도 같은 것 있어? 일단 숨을 곳을 찾아야 할 것 아냐.”
다행히도, 우리 분대에서 지도 파일을 헬멧에 저장해 놓았던 대원이 한 명 있었기에 우리는 근처에 있는 관리실에 들어갈 수 있었다.
테르는 주민거주지 관리시스템의 정보 통제권이 최우선인 것으로 알고 있었지만, 크래커들은 그마저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도록 시스템을 정신없이 휘저어 놓았다. 관리시스템을 제대로 만질 줄 아는 사람도 없었기에 우리는 별 수 없이 관리실을 대피 용도 이상으로 활용할 수가 없게 되었다.
관리실은 생각보다 넓었다. 천장도 필요 이상으로 높아보였다. 소대장이 주위를 쭉 둘러보고 나서 구석에 가 주저앉았다가 바로 다시 일어섰다.
“이봐, 로봇들이 이 바닥에서 갑자기 튀어나온다던가 저 위쪽 지붕을 잘라내고 뛰어내릴 확률이 우리가 오늘 살아날 확률보다는 높겠지?”
소대장이 우리들을 둘러보며 물었다.
“아마 그렇겠지요-”
소대원 한 명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소대장은 잠시 생각하는 듯 하다가 외쳤다.
“레이더 담당병, 여기 있나?”
한 명이 손을 들었다.
“정밀레이더의 범위를 이 근방 30m까지 줄이도록. 감도를 최대한 높인다. 나머지 소대원들은 모두 총을 재장전하고 대기하도록. 아마 로봇들이 이 근방을 뒤지고 있을 거다.”
레이더 담당병이 황급히 정밀 레이더 소대원들이 근처의 상황 파악을 좀 더 용이하게 할 수 있도록, 일정 범위까지를 다양한 방법을 이용하여 정보를 종합해 다른 소대원들에게 전달하는 사람 몸통 크기 정도의 휴대용 레이더.
를 바닥에 설치하고서 작동시켰다. 다른 소대원들은 잔뜩 긴장하여 총의 탄창을 갈아끼우고 이리저리 겨눴다.
정적이 흘렀다. 한동안 정밀 레이더에서 흘러나오는 희미한 전자음밖에 들리지 않았다.
관리실의 문이 두꺼웠기 때문에, 밖에서 나는 소리가 들리지 않아 상황파악을 하기가 쉽지 않았다. 잠시 천장을 올려보았다. 감시카메라가 우리쪽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잠깐, 이런 제기랄-!”
소대장이 벌컥 화를 내며 총으로 감시카메라를 쏘아 부쉈다.
“갑자기 왜 그러십니까?”
소대장은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관리 컴퓨터의 모니터를 가리켰다. 다른 관리실의 모습이 고스란히 비춰지고 있었다. 다른 시전대 대원들의 모습이 보였다. 아직 감시카메라가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듯 했다.
“빌어먹을, 빌어먹을- 크래커들이 우리를 빤히 보고 있었어!”
그는 다급한 표정으로 사용법을 잘 알지도 못하는 관리 컴퓨터의 시스템을 어떻게든 해보려고 애썼다. 카메라를 끄고 정보를 교란시키는 것 같았다. 하지만 아무 조작도 먹히지 않자 이내 벽을 주먹으로 세게 쳤다.
“로봇 약 일곱 대가 이 곳을 향해 오고 있습니다! 크래커들에게 조종받는 것들 같습니다!”
레이더 담당병이 소리쳤다. 두꺼운 관리실의 문을 통해서 로봇들의 육중한 발소리가 조그맣게 들려왔다. 사실, 바닥이 울리는 것을 발로 느껴서 알았다고 하는 편이 맞을 것이다.
로봇들은 문앞에서 잠시 기다리는 듯 싶다가 이내 뭔가 육중한 것으로 문을 내려치기 시작했다. 한참 쇠끼리 부딫히는 소리가 나다가 갑자기 다시 잠잠해졌다. 나와 소대원들은 관리실 문에서 널찍이 떨어져 문 쪽을 조준했다.
“우리는 서른 명이 넘는다. 각자 탄창을 반 정도만 비워 주면 일곱 대쯤은 어떻게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한 발도 놓치지 말고 저 쇳덩어리들에게 박아버려라!”
소대장이 침착한 소리로 말했다. 다시 한동안 조용했다가 갑자기 폭발음이 들리며 육중한 관리실 문이 우리쪽으로 열렸다. 문이 열리고 나서 폭연이 가시기도 전에 우리는 열린 문 쪽을 향해서 일제히 사격했다. 쇠에 쇠가 ‘박히는’ 날카로운 소리가 수도 없이 울려퍼졌고 우리가 다시 엄폐하여 재장전을 하기 시작했을때 로봇 일곱 대는 이미 몸 쪽이 심각하게 부서져 버린 뒤였다.
“일단 첫 번째 고비는 넘겼구만.”
소대장이 말했다.
-가장 동물적이면서 가장 동물적이지 않은 행동이 전쟁이다.-메르헤넨 도티브
여전히 댓글, 조언, 딴지 모두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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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 오헨- 테르 제 9 주민거주지
다행히, 거주지의 지하층은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는 덜 음침한 장소였다.
“여기도 전등은 있다는게 요점이구만.”
페곤이 말했다. 도망다니는 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러 분위기를 조금 띄워보려 한 듯 싶었다.
“레이더마저도 이상해지고 있습니다. 크랙의 강도가 엄청납니다- 전자정보 불신등급을 2등급으로 올립니다.”
전술담당원의 교신은 그 음질이나 전해주는 상황이나 모두 최악으로 치닫고 있었다. 결국 나중에는 말을 하고 있는지조차 알아들을 수 없을 정도로 잡음이 심해져 내 주위의 소대원들은 모두 교신 장비를 꺼버렸다.
“혹시 저장해놓은 지도 같은 것 있어? 일단 숨을 곳을 찾아야 할 것 아냐.”
다행히도, 우리 분대에서 지도 파일을 헬멧에 저장해 놓았던 대원이 한 명 있었기에 우리는 근처에 있는 관리실에 들어갈 수 있었다.
테르는 주민거주지 관리시스템의 정보 통제권이 최우선인 것으로 알고 있었지만, 크래커들은 그마저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도록 시스템을 정신없이 휘저어 놓았다. 관리시스템을 제대로 만질 줄 아는 사람도 없었기에 우리는 별 수 없이 관리실을 대피 용도 이상으로 활용할 수가 없게 되었다.
관리실은 생각보다 넓었다. 천장도 필요 이상으로 높아보였다. 소대장이 주위를 쭉 둘러보고 나서 구석에 가 주저앉았다가 바로 다시 일어섰다.
“이봐, 로봇들이 이 바닥에서 갑자기 튀어나온다던가 저 위쪽 지붕을 잘라내고 뛰어내릴 확률이 우리가 오늘 살아날 확률보다는 높겠지?”
소대장이 우리들을 둘러보며 물었다.
“아마 그렇겠지요-”
소대원 한 명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소대장은 잠시 생각하는 듯 하다가 외쳤다.
“레이더 담당병, 여기 있나?”
한 명이 손을 들었다.
“정밀레이더의 범위를 이 근방 30m까지 줄이도록. 감도를 최대한 높인다. 나머지 소대원들은 모두 총을 재장전하고 대기하도록. 아마 로봇들이 이 근방을 뒤지고 있을 거다.”
레이더 담당병이 황급히 정밀 레이더 소대원들이 근처의 상황 파악을 좀 더 용이하게 할 수 있도록, 일정 범위까지를 다양한 방법을 이용하여 정보를 종합해 다른 소대원들에게 전달하는 사람 몸통 크기 정도의 휴대용 레이더.
를 바닥에 설치하고서 작동시켰다. 다른 소대원들은 잔뜩 긴장하여 총의 탄창을 갈아끼우고 이리저리 겨눴다.
정적이 흘렀다. 한동안 정밀 레이더에서 흘러나오는 희미한 전자음밖에 들리지 않았다.
관리실의 문이 두꺼웠기 때문에, 밖에서 나는 소리가 들리지 않아 상황파악을 하기가 쉽지 않았다. 잠시 천장을 올려보았다. 감시카메라가 우리쪽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잠깐, 이런 제기랄-!”
소대장이 벌컥 화를 내며 총으로 감시카메라를 쏘아 부쉈다.
“갑자기 왜 그러십니까?”
소대장은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관리 컴퓨터의 모니터를 가리켰다. 다른 관리실의 모습이 고스란히 비춰지고 있었다. 다른 시전대 대원들의 모습이 보였다. 아직 감시카메라가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듯 했다.
“빌어먹을, 빌어먹을- 크래커들이 우리를 빤히 보고 있었어!”
그는 다급한 표정으로 사용법을 잘 알지도 못하는 관리 컴퓨터의 시스템을 어떻게든 해보려고 애썼다. 카메라를 끄고 정보를 교란시키는 것 같았다. 하지만 아무 조작도 먹히지 않자 이내 벽을 주먹으로 세게 쳤다.
“로봇 약 일곱 대가 이 곳을 향해 오고 있습니다! 크래커들에게 조종받는 것들 같습니다!”
레이더 담당병이 소리쳤다. 두꺼운 관리실의 문을 통해서 로봇들의 육중한 발소리가 조그맣게 들려왔다. 사실, 바닥이 울리는 것을 발로 느껴서 알았다고 하는 편이 맞을 것이다.
로봇들은 문앞에서 잠시 기다리는 듯 싶다가 이내 뭔가 육중한 것으로 문을 내려치기 시작했다. 한참 쇠끼리 부딫히는 소리가 나다가 갑자기 다시 잠잠해졌다. 나와 소대원들은 관리실 문에서 널찍이 떨어져 문 쪽을 조준했다.
“우리는 서른 명이 넘는다. 각자 탄창을 반 정도만 비워 주면 일곱 대쯤은 어떻게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한 발도 놓치지 말고 저 쇳덩어리들에게 박아버려라!”
소대장이 침착한 소리로 말했다. 다시 한동안 조용했다가 갑자기 폭발음이 들리며 육중한 관리실 문이 우리쪽으로 열렸다. 문이 열리고 나서 폭연이 가시기도 전에 우리는 열린 문 쪽을 향해서 일제히 사격했다. 쇠에 쇠가 ‘박히는’ 날카로운 소리가 수도 없이 울려퍼졌고 우리가 다시 엄폐하여 재장전을 하기 시작했을때 로봇 일곱 대는 이미 몸 쪽이 심각하게 부서져 버린 뒤였다.
“일단 첫 번째 고비는 넘겼구만.”
소대장이 말했다.
-가장 동물적이면서 가장 동물적이지 않은 행동이 전쟁이다.-메르헤넨 도티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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