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연재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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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동병사GM -휴일-
이 마을의 대표자라는 그루만은 산적 두목 같은 위압감을 풍기는 남자였지만 대화를 나눠본 결과 겉보기와는 달리 무척 자상한 사람이라는 점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마치 그의 그림자처럼 서있는 장신의 남자는 그루만의 수행원으로 이름은 사히드 라고 했다. 사히드는 좀처럼 말이 없는 남자였지만 색이 깊은 눈동자로 미루어 보아 매사에 신중한 사람임이 틀림 없다.
“사히드는 좀처럼 입을 열지 않는 친구야. 하지만 그만큼 믿을 수 있는 남자지.”
민아의 시선을 눈치 챈 그루만이 설명을 덧붙였다.
“자. 이제 질문을 해봐. 취재를 시작해야지.”
“이런 곳에서요?”
이곳은 질퍽한 진흙 바닥에 곰팡내 나는 어두운 골목길 이었다.
“이곳 보다 더 적임인 곳이 있나? 여기서는 듣는 사람도 없을 뿐더러 보는 사람도 없지.”
그루만의 말 대로 였다. 잠시 불안한 눈빛으로 주위를 살핀 후 민아는 마음 먹은 듯 가방에서 녹음기를 꺼내 들었다.
“그럼 묻겠습니다. 어째서 이런 마을을 만들게 된 거죠?”
“아가씨! 그러니까 좀 기자답군!”
민아의 비난 섞인 눈빛을 눈치 챈 그루만은 작게 헛기침을 한 뒤 말을 이었다.
“사히드는, 연방의 군인이었어. 그것도 우수한 군인이었지. 그는 자신이 속한 조직이 옳다고 생각했고 또 확고한 신념도 가지고 있었어. 그런 그에게 연방이 준 임무가 무엇인지 아나?”
질문의 답과는 한창 동떨어진 이야기였지만 민아는 고개를 저을 수 밖에 없었다.
“암살 이었어. 콜로니 독립파의 우두머리들을 조용히 제거하거나 반 지온 세력을 지원하는 일이었지. 연방은 그것을 원치 않았으니까 포악한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막고 싶었던 게야. 때문에 자비 가문에 대한 지원도 아끼지 않았지. 지금의 전쟁은 그것에 대한 업보래도 과언이 아닐 거야. 아가씨! 아가씨는 연방과 지온 중 누가 옳은지 알 수 있나?”
반대로 질문이 날라왔지만 민아는 당황하지 않았다.
“지온이 나빠요!”
민아는 노골적인 적개심을 드러내며 단호히 대답했다.
“아가씨. 기사의 생명은 객관성이야. 기자는 무슨 일이 있더라도 이를 지켜야 해. 그렇지 않으면 글은 단순한 선전 도구로 전락해 버린다고.”
그루만은 간단히 지적한 후 다시 본론에 들어갔다.
“아가씨 업 이란 것 아나? 다른 말로는 카르만 라고도 하는데 간단히 설명하자면 행위는 원인이 없으면 일어나지 않고, 일어난 행위는 결과를 낳으며 결과는 다시 행위에 영향을 미친다는 간단하면서도 복잡한 법칙이지.”
“그 이야기가 질문과 무슨 관계가 있나요?”
민아의 물음에 그루만은 썩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왜 지온 줌 다이쿤이 콩트리즘(콜로니 국가 주의)을 주장하게 되었을까?”
“그건, 연방의 강압적인 콜로니 정책 때문이지요.”
“잘 알고 있군! 역시 스페이스노이드 출신이야. 지상 사람들 보다는 유연한 사고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그 증거지. 하지만 연방과 지상에 얽매인 사람들은 좀처럼 그 사실을 인정하려고 들지 않아. 특히 높으신 분들은 말이지.”
민아는 공감하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자. 아가씨. 이렇게 봐도 지온이 나쁘다 할 수 있을까?”
“전, 연방이 옳다고 말한 적은 없어요.”
“아가씨. 자신의 입장을 잘 생각해서 대답을 해야지. 지금 아가씨는 기자라고.”
그루만의 지적에 민아는 입을 꾹 다물었다. 그는 이 미숙한 여 기자가 썩 마음에 들었다. 이 꾸밈없고 자신의 감정에 솔직한 소녀가 담아내는 세상의 모습이 무척 궁금하기도 했다. 아직 미성숙한 부분도 있지만 그 점이 그녀를 더욱 빛나게 했다.
“아가씨 말대로 이 전쟁의 씨앗을 뿌린 연방 역시 옳다고는 할 수 없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이념이 서로가 정의롭다 하며 충돌하니 그 결과가 바로 지금의 세상이야. 그리고 이 마을은 그런 세상에 지친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지. 연방의 억압, 지온의 적의. 두 이념 사이에서 많은 것을 잃고 방황하는 슬픔이 모이는 곳이다. 때문에 여기에는 연방도 지온도 없어. 단지 평화롭게 살고싶다는 사람들의 바람 만이 존재 할 뿐이야.”
“연방과 지온, 어느쪽도 정의롭지 않다..라.”
민아는 그 뜻을 곰곰이 되새겨 보았다.
“그 점에 관해서는 아가씨의 오라비 되는 사람과 의견을 일치한 부분이야.”
그루만은 넌지시 귀띔 해 주었다.
“오라비? 오빠라고요?”
민아는 화들짝 놀랐다. 하마터면 손에 쥐고있던 녹음기를 떨어뜨릴뻔했다.
“그래. 지금 시대에 물든 것 치고는 괜찮은 청년이지.”
“하지만, 오빠는 연방의 군인이에요!”
“아가씨의 오라비가 왜 연방군이 되었는지 궁금하지 않나?”
“그건!”
“알고있겠지. 복수심이다. 그를 움직이게 만든 건 한 순간에 가족을 잃은 복수심이었어. 그건 지금의 그가 움직이는 원동력 이기도 해.”
그건 어느 정도 짐작했던 부분이었다.
“연방군에 적을 두면서, 살아 돌아가겠다고는 생각치 않았던 거지. 그래서 아가씨에게 연락을 하지 않았던 거야. 가족을 잃는다는 슬픔을 두 번 느끼게 하고 싶지 않은 나머지 그런 선택을 하게 된 것이지. 그는 그런 생각을 했던 자신을 책망하고 또 아가씨 때문에 항상 마음아파 했었어.”
“정말, 바보 같아!”
진심이었다. 눈이 뜨거워 지는 것은 피곤한 탓이다. 민아는 그렇게 생각했다.
“맞아. 젊음이란 것은 알면서도 바보짓을 하는 것을 뜻하는 것이니까. 이것으로 자네 오라비에게 졌던 빚을 어느 정도 갚은 셈 칠 수 있겠군.”
그루만은 떨리는 민아의 작은 어깨에 손을 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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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령 피우는 당신! 이리 와서 좀 맞자!
아직 실력이 부족하다는 걸 한참 느끼게 되는 요즘 입니다.
이 마을의 대표자라는 그루만은 산적 두목 같은 위압감을 풍기는 남자였지만 대화를 나눠본 결과 겉보기와는 달리 무척 자상한 사람이라는 점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마치 그의 그림자처럼 서있는 장신의 남자는 그루만의 수행원으로 이름은 사히드 라고 했다. 사히드는 좀처럼 말이 없는 남자였지만 색이 깊은 눈동자로 미루어 보아 매사에 신중한 사람임이 틀림 없다.
“사히드는 좀처럼 입을 열지 않는 친구야. 하지만 그만큼 믿을 수 있는 남자지.”
민아의 시선을 눈치 챈 그루만이 설명을 덧붙였다.
“자. 이제 질문을 해봐. 취재를 시작해야지.”
“이런 곳에서요?”
이곳은 질퍽한 진흙 바닥에 곰팡내 나는 어두운 골목길 이었다.
“이곳 보다 더 적임인 곳이 있나? 여기서는 듣는 사람도 없을 뿐더러 보는 사람도 없지.”
그루만의 말 대로 였다. 잠시 불안한 눈빛으로 주위를 살핀 후 민아는 마음 먹은 듯 가방에서 녹음기를 꺼내 들었다.
“그럼 묻겠습니다. 어째서 이런 마을을 만들게 된 거죠?”
“아가씨! 그러니까 좀 기자답군!”
민아의 비난 섞인 눈빛을 눈치 챈 그루만은 작게 헛기침을 한 뒤 말을 이었다.
“사히드는, 연방의 군인이었어. 그것도 우수한 군인이었지. 그는 자신이 속한 조직이 옳다고 생각했고 또 확고한 신념도 가지고 있었어. 그런 그에게 연방이 준 임무가 무엇인지 아나?”
질문의 답과는 한창 동떨어진 이야기였지만 민아는 고개를 저을 수 밖에 없었다.
“암살 이었어. 콜로니 독립파의 우두머리들을 조용히 제거하거나 반 지온 세력을 지원하는 일이었지. 연방은 그것을 원치 않았으니까 포악한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막고 싶었던 게야. 때문에 자비 가문에 대한 지원도 아끼지 않았지. 지금의 전쟁은 그것에 대한 업보래도 과언이 아닐 거야. 아가씨! 아가씨는 연방과 지온 중 누가 옳은지 알 수 있나?”
반대로 질문이 날라왔지만 민아는 당황하지 않았다.
“지온이 나빠요!”
민아는 노골적인 적개심을 드러내며 단호히 대답했다.
“아가씨. 기사의 생명은 객관성이야. 기자는 무슨 일이 있더라도 이를 지켜야 해. 그렇지 않으면 글은 단순한 선전 도구로 전락해 버린다고.”
그루만은 간단히 지적한 후 다시 본론에 들어갔다.
“아가씨 업 이란 것 아나? 다른 말로는 카르만 라고도 하는데 간단히 설명하자면 행위는 원인이 없으면 일어나지 않고, 일어난 행위는 결과를 낳으며 결과는 다시 행위에 영향을 미친다는 간단하면서도 복잡한 법칙이지.”
“그 이야기가 질문과 무슨 관계가 있나요?”
민아의 물음에 그루만은 썩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왜 지온 줌 다이쿤이 콩트리즘(콜로니 국가 주의)을 주장하게 되었을까?”
“그건, 연방의 강압적인 콜로니 정책 때문이지요.”
“잘 알고 있군! 역시 스페이스노이드 출신이야. 지상 사람들 보다는 유연한 사고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그 증거지. 하지만 연방과 지상에 얽매인 사람들은 좀처럼 그 사실을 인정하려고 들지 않아. 특히 높으신 분들은 말이지.”
민아는 공감하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자. 아가씨. 이렇게 봐도 지온이 나쁘다 할 수 있을까?”
“전, 연방이 옳다고 말한 적은 없어요.”
“아가씨. 자신의 입장을 잘 생각해서 대답을 해야지. 지금 아가씨는 기자라고.”
그루만의 지적에 민아는 입을 꾹 다물었다. 그는 이 미숙한 여 기자가 썩 마음에 들었다. 이 꾸밈없고 자신의 감정에 솔직한 소녀가 담아내는 세상의 모습이 무척 궁금하기도 했다. 아직 미성숙한 부분도 있지만 그 점이 그녀를 더욱 빛나게 했다.
“아가씨 말대로 이 전쟁의 씨앗을 뿌린 연방 역시 옳다고는 할 수 없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이념이 서로가 정의롭다 하며 충돌하니 그 결과가 바로 지금의 세상이야. 그리고 이 마을은 그런 세상에 지친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지. 연방의 억압, 지온의 적의. 두 이념 사이에서 많은 것을 잃고 방황하는 슬픔이 모이는 곳이다. 때문에 여기에는 연방도 지온도 없어. 단지 평화롭게 살고싶다는 사람들의 바람 만이 존재 할 뿐이야.”
“연방과 지온, 어느쪽도 정의롭지 않다..라.”
민아는 그 뜻을 곰곰이 되새겨 보았다.
“그 점에 관해서는 아가씨의 오라비 되는 사람과 의견을 일치한 부분이야.”
그루만은 넌지시 귀띔 해 주었다.
“오라비? 오빠라고요?”
민아는 화들짝 놀랐다. 하마터면 손에 쥐고있던 녹음기를 떨어뜨릴뻔했다.
“그래. 지금 시대에 물든 것 치고는 괜찮은 청년이지.”
“하지만, 오빠는 연방의 군인이에요!”
“아가씨의 오라비가 왜 연방군이 되었는지 궁금하지 않나?”
“그건!”
“알고있겠지. 복수심이다. 그를 움직이게 만든 건 한 순간에 가족을 잃은 복수심이었어. 그건 지금의 그가 움직이는 원동력 이기도 해.”
그건 어느 정도 짐작했던 부분이었다.
“연방군에 적을 두면서, 살아 돌아가겠다고는 생각치 않았던 거지. 그래서 아가씨에게 연락을 하지 않았던 거야. 가족을 잃는다는 슬픔을 두 번 느끼게 하고 싶지 않은 나머지 그런 선택을 하게 된 것이지. 그는 그런 생각을 했던 자신을 책망하고 또 아가씨 때문에 항상 마음아파 했었어.”
“정말, 바보 같아!”
진심이었다. 눈이 뜨거워 지는 것은 피곤한 탓이다. 민아는 그렇게 생각했다.
“맞아. 젊음이란 것은 알면서도 바보짓을 하는 것을 뜻하는 것이니까. 이것으로 자네 오라비에게 졌던 빚을 어느 정도 갚은 셈 칠 수 있겠군.”
그루만은 떨리는 민아의 작은 어깨에 손을 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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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령 피우는 당신! 이리 와서 좀 맞자!
아직 실력이 부족하다는 걸 한참 느끼게 되는 요즘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