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급의 중원소 포탄.
전투항모 랑코르의 이온캐논은 케르베로스급의 소형 이온빔포탑의 화력을 훨씬 상회했다.
격자모양으로 달을 둘러싸듯 배치된 플랫폼들은 랑코르에서 발진한 코르벳들과 전투기들에의해 하나둘 파괴되어갔다.

"함대 뭐해!히가라에 지원요청해!본성방위함대를 파견해달라고 그래!

달기지의 총책임자 씨크릿트-팍투는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간이용 방어시설물인 플랫폼들로는 랑코르의 중장갑을 뚫을수가 없었다.
최소 티시포네나 메가이라급의 프리깃들이 아니면 랑코르의 장갑을 뚫기는 어려웠다.
게다가 그들은 과거 타이단의 히쉬크급 지원함들과 수리코르벳들까지 대동하고 있었다.
달기지의 설계대로라면 베이거의 순양전함 두척정도는 막을수있는 강력한 대함방어체계를 갗추고 있을테지만 기지는 완공이 되지않은상태였고 통제실에서 플랫폼의 사격목표를 지정하는것외에 기지는 달리 할일이 없었다.
그렇기때문에 씨크릿트는 히가라의 지원요청을 하기위해 무전요원을 닥달하는중이었다.
하지만 개수된 랑코르의 강력한 전파방해는 기지의 통신을 끊어놓았고 기지는 그런 전파방해를 뚫고 메세지를 보낼만큼 강력한 레이더를 가지지못했다.

"대령님!적의 밴딧이 플랫폼을 돌파했습니다!기지로 향하고 있습니다!

씨크릿트는 다시 책상을 내리쳤다.
장례함대에 달 방위함대인 6함대가 배속되지 않았다면 해적들은 벌써 격퇴시켰을것이다.
하지만 6함대는 드레드노트를 앞세운 장례함대로 들어갔고 달은 플랫폼들만이 지키는신세가 되었다.
그리고 해적들은 그 틈을 잘노리고 들어왔다.

"....?

씨크릿트는 책상을 전해 전해진 미약한 진동을 느끼고 불길한 예감에 휩싸였다.
그리고  그 예감은 불행히도 현실이 되어버렸다.

"밴딧이 외곽 철골 구조물을 공격중!임시 정제소의 굴뚝이 붕괴되었습니다!

플랫폼외에는 방어시설이 전무한 달기지는 혹시모를사태를 대비해 공사를 담당한 키쓰-팍투에서 비상용으로 마련해둔 카드가 있었다.
원래대로라면 박물관에 있어야할 카드였다.

"빨리 애로우편대를 출격시켜!애로우들을 출격시켜!

"네?

씨크릿트의 말에 관제원은 고개를 돌렸다.
그는 자신의 귀가 이상하다 싶었지만 씨크릿트는 다시한번 그의 귀가 정상이다라는 사실을 확인시켜주었다.

"못들었나?애로우들을 출격시켜!

"대령님...하지만 그것들은 너무 오래되서...

"할수있어!충분히 해!저 밴딧들도 제작된지 100년은 넘었어!

그 말에 관제원은 한숨을 쉬고는 마이크를 입으로 가져왔다.

"알겠습니다!전 애로우 편대원들은 들...

"여기는 애로우 편대장 엘비-소반!이미 전 편대원은 준비를 끝냈습니다!명령을!

그 말에 관제원은 씨크릿트를 쳐다보았다.
그러자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애로우 편대 발진!

25M에 달하는 거대한 동체의 후미에 달린 엔진에서 약간은 털털한 소리가 흘러나왔다.
잠시후 엔진의 불꽂이 점화되고 애로우들은 다시한번 비행갑판을 박차고 우주로 나왔다.

"텔리이~호우우!!!!

선두기의 엘비-소반은 괴성을 지르며 달의 구조물들을 스쳐지나가는 밴딧을 추격했다.
그 12기의 편대는 크로우대형으로 진형을 짜고 뭉쳐다니는 3기의 밴딧을 추격중이었다.
마치 올빼미의 발처럼 네 귀퉁이를 감싸는 발톱대형은 요격기들로 이뤄진 델타편대비행이 완전히 정착된 현재에 와서도 몇몇 군인들에 의해 쓰이고 있었다.
사방에서 피할틈을 주지않고 쥐를 낚아채는 올빼미의 발처럼 적기를 분쇄한다.
이런 편대비행은 고도로 훈련된 숙련병에 의해서나 가능한것으로,현대의 신참병만이 가득한 히가라의 타격대들은 흉내내지 못할 고난이도 비행이었다.

"여기는 엘비!전기 발포하라!

애로우의 120mm캐틀링속사포가 포탄을 뿜어내기 시작했다.
사방에서 포위한채 초고속의 질량탄이 퍼부어지자 화선에 있던 밴딧들이 하나둘 격추되기 시작했다.
3기의 밴딧이 격추되자 애로우들의 뒤로 6기의 밴딧이 더 따라붙기 시작했다.

"여기는 새끼 오리1,꼬리를 잡혔습니다!

"여기는 아빠 오리!대형을 풀고 분산한다!

애로우들이 발톱을 거두고 원형으로 분산하기 시작했고 6기의 밴딧들은 각자 자신들이 맡은 애로우의 후미를 집요하게 쫒았다.
그리고 밴딧의 승무원이 정신을 차렸을때 그들은 이미 원형으로 그들을 둘러싼채 거대한 화망을 구축한 애로우들을 볼수 있었다.
과거 쿠샨시절의 대함전술 스웜(벌떼)전술이었다.
이 전술은 동급의 타격함들에게도 충분한 효력을 발휘하는것으로 후미에 붙은 적기를 떨구어내기에 좋은 전술이었다.
하지만 12기의 애로우들이 전술을 펼치니 과거 마흔기이상이 선보이던 주력함을 분쇄하던 화력은 발휘되지 못하고 있었다.
벌떼에 가로막힌 밴딧들이 하나둘 격추되고 마지막 한기마저 벌떼의 독침에 온몸이 쏘여서 격추당했다.
그때 애로우들 사이로 한줄기 푸른빛이 관통하고 지나갔다.
지옥파수꾼을 때려눕히고 명계의 강을 건넌 튜라닉-레이더스의"대거"급 이온어레이 프리깃이었다.



"이름 에드바키엘.계급은 상병.맞나?

정보부의 세헬-갤시앤은 자신의 앞에 앉은 여자에게 물었다.
수갑을 차고 자백제를 투여당한 그녀는 힘없이 고개만을 끄덕였다.

"그럼 네가 탑승한 구축함은 그곳에 왜 있었지?

그 질문에 에드바키엘은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그러자 세헬은 관자놀이를 눌렀다.
사실 상병에게 뭔가를 알아내리라고는 그도 생각치않았다.
하지만 역시 상황이 이렇게 전개되니 점점 뒷골이 땡기지 않을래야 않을수 없는것이다.

"제길...

결국 세헬은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한채 취조실의 문을 열고 나갔다.
세헬이 나가자 라히다엘-소반이 취조실 안으로 들어왔다.

"나참....해독제라도 투여해줘야하는거 아냐?

라히다엘은 투덜대면서 고개를 숙인채 가만히 있는 에드바키엘을 쳐다보았다.
이거..이렇게 가만히 있으니까 꽤 예쁘다.라고 라히다엘은 생각했다.
그때 그녀가 가볍게 몸을 떨었다.

"이봐요?괜찮아요?

그녀가 몸을 떨자 라히다엘은 뭐가 잘못된것같아서 몸을 숙여 그녀에게 물었다.
그러자 그녀의 입에서 작은 목소리가 새어나왔다.

"추워....아파..........

라히다엘은 그녀의 말을 알아들을수는 없었지만(물론 그녀도 그의 말을 알아들을수는 없었지만)그녀가 매우 아파한다는것을 라히다엘은 알아차렸다.

"...괜찮아요.조금만 지나면 괜찮아질거에요.

"아파....

결국 라히다엘은 자신의 모포를 가져와 그녀에게 덮어주어야했다.
물론 그날밤 라히다엘은 차가운 함내의 딱딱하고 좁은 침대에서 떨면서 수면시간을 버텨야했다.

남산타워 희롱(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