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 연재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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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알겠습니다. 제가 생각이 짧았습니다. 여러분, 전 괜찮으니 어서 구조작업 진행해주세요. 지금도 사람들은 죽어 가고 있답니다.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비록 모든 것이 부족하지만... 우리는 살아있습니다. 그리고 살아만 있다면... 반드시 반드시, 무언가 방법이 있을 거예요. 모두 힘을 내세요. 신의 가호는 스스로 노력하는 자, 자신의 사명을 성실히 이행하는 자에게 내리는 것입니다. 하늘의 평화가 그대들과 함께 하기를... "
" 그 평화가 온 땅에 충만하길! "
그녀의 기도와 같은 말이 끝나자 사람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화답했다.
라르고는 그들의 이러한 모습을 보며 다시금 루시의 신성력에 혀를 내둘렀다. 바로얼마 전 까지만 해도 그들은 짐승과 다름없는 폭도에 불과 했다. 그런 이들을 루시는 한순간에 진정 시켰을 뿐만 아니라, 이들로 하여금 구조 작업에 참여토록 만든 것이다. 마법으로는 꿈도 꿀 수 없는 정말 기적과 같은 능력이었다.
“ 어이 성직자. 무리하지 말라고 자, 마셔 물이다. 얼마 없지만, 없는 것 보다는 나을 꺼야.”
눈만 놔두고 얼굴 전체를 붕대로 감싸고 있는 자그마한 키의 유사인간이 루시에게 다가와 말했다. 그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의식을 잃고 있다가 약 10여분 전에 겨우 의식을 회복한 사람이었다. 붕대 때문에 얼굴조차 재대로 볼 수 없었지만, 그의 자그마한 키와 독특한 말투를 보아할 때 분명 드워프족 일듯 했다.
드워프들은 격식이나 예절 하고는 인연이 없는 족속이었으므로 어디를 가더라도 확실히 표시가 났다. 특히 격식과 예절을 삶의 최우선 덕목으로 삼는 하이엘프들은 ‘드워프’‘드’자만 들어도 치를 떨 정도였다. 그러나 이들의 엔지니어(기술자)로서 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기 때문에 제 아무리 하이엘프라고 할지라도 드워프족을 무시할 수는 없었다.
“ 가. 감사해요. 하지만 드워프님도 물을 마셔야... ”
“ 신경쓰지 말라고. 어서마시고 힘이나 내. 그게 날 위하는 거다. ”
“ 아... 예. 그럼, 감사히 먹겠어요. ”
루시는 드워프가 건네준 투명한 재질의 물통을 받아들었다. 하지만 그녀는 그 것을 얼마 쥐고 있지 못하고 바닥에 떨어트리고 말았다. 손이 떨려 물건을 재대로 잡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것을 본 라르고는 떨어진 물통을 주워들어 루시의 입에 가져다 댔다.
“ 마시세요. 루시님. ”
“ 하아 아기가 된 기분이네요. ”
“ 아기라... 그러고 보니 고향에 손자들이 생각나는군요. 지금쯤 루시님 만큼이나 컸을 텐데...”
“ 에? 저만큼이라니... 설마. 하프링(혼혈) ? ”
“ 뭐 그렇게 됐스빈다. 저의 아들 녀석이 켄다우르스족 여자를 데려 와서 말이죠. ”
라르고는 고향에 있는 자신의 아들이 갑자기 생각났다. 그는 자신의 아들도 자신과 같은 마법사로 키우려고 했지만, 아들은 그런 자신의 기대와는 달리 연방의 치안관(역주:연방정부의 경찰관)이 되어 버렸다. 그리고 거기에 한술 더 떠서 불법 노예시장을 단속하다 구출된 켄다우르스 족 여자와 결혼 까지 한다는 것이었다.
" 후후 반대를 많이 하셨겠네요? 아무리 종족 차별이 많이 없어졌다하더라도, 타종족간의 사랑은 아직도 금기시 되고 있으니까요. "
" 뭐 내가 반대한다고 되겠습니까? 옛말에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잘된 것인지도 모르죠. 얼마나 손자들이 귀여운지... 후후 어쨌든 저도 좀 쉬어야겠습니다.
“ 네 그러세요. 저도 어느 정도 쉬었다가 다시 가스펠을 시전해야 하니까요 ”
둘 사이에는 잠시 정적이 찾아 들었다. 30여명의 생존자들은 여전히 좌석사이에 끼어있는 승객들을 구조한다고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만약 처음의 그 폭동만 없었더라면 지금 보다 훨씬 많은 사람이 생존했을 텐데 하는 생각에 루시는 아직도 마음이 무거웠다.
“ 후우 과연 저들중 몇 명이나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
“ 글세요. 구출한다하더라도 치료할 방법이 없으니... 어쩌다 배가 이꼴이 되어버렸는지 모르겠습니다. 정말 답답한 노릇이군요. 언제까지 구조만을 기다리고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
라르고는 머리를 감싸 쥐며 말했다. 구조를 기다린다는 명목으로 이렇게 죽치고 앉아 있긴 하지만. 사실 그 구조라는 것이 언제 올지는 아무도 몰랐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다른구역으로 간다는 것은 사실상 자살 행위나 마찬가지였다. 선내의 거의 모든 전자기기가 마비 된 지금 다른 구역에서 무슨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길이 없었던 것이다.
“ 하지만 지금은 그보다도 더 신경쓰이는 일이 있습니다. 저는 아직 성직자로서의 경험이 별로 없어서 잘은 느낄수 없지만 지금 이 객실의 윗 구역과 아랫 구역 할 것 없이 무언가 기분 나쁜 현상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
사실 이 느낌은 배가 조난 당한 직후부터 느껴졌던 것이다. 하지만 처음에는 그 느낌이 그리 강하지 않았기 때문에 루시는 착각이라 생각하고 이를 그냥 넘겼었다. 그러나 그것은 오판이었다. 이 현상은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급속히 팽창해 나갔던 것이다.
“ 예? 그것은 또 무슨... ”
“ 글세요... 저도 잘 모르겠어요. 이런 것은 처음이라. 뭐라고 말해야 할까? 그래요. 어둠이라고 말하면 될 것 같군요. 그 무엇도 느낄수 없는 칠흑과 같은 어둠. 그 어둠이 폭풍처럼 몰아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폭풍이 한번 지날 때마다, 생명의 기운들이 급속하게 줄어가고 있구요. 두려울 정도입니다. 지금의 이 기세라면 얼마 지나지 않아 여기도 그 폭풍이 몰아 닥칠 지도 몰라요. ”
“ 네에? ”
라르고의 눈이 가늘어 졌다. 그는 성직자가 아니기 때문에 루시의 말을 전부 이해 할 수는 없었지만, 무언가 좋지 않은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만은 틀림없는 것 같았다.
“ 그럼 혹시 스페이스 하이젝 아닐까요? 해적놈들이 저지르는... 사실 그 외에는 이 사태를 뾰족히 설명할 방법이 없잖습니까. ”
충분히 가능성 있는 일이었다. 최근 들어 연방 주력 함대의 대대적인 우주해적 소탕과 더불어 이러한 테러들은 급격히 줄어드는 추세였다. 그러나 아무리 연방이 적극적으로 나서더라도 이들의 완전근절은 불가능했다. 우주는 그 만큼 넓고 광대했으니 말이다.
“ 아뇨 그것하곤 다릅니다. 아무리 우주해적들이라고 해도 그들은 사람입니다. 이런 어둠을 뿜어낼 수 없어요. ”
“ 그럼 대체 뭐...? ”
[ 쿠어어어엉 ]
마치 지옥의 마수가 포효한 듯한 엄청난 괴성이 갑작스럽게 객실 안을 진동시켰다. 얼마나 그 소리가 컸던지 라르고는 내장까지 떨리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 제길, 대체 이건 또 무슨 소리야! 지옥에서 괴수라도 올라왔나? ”
양손으로 귀를 틀어막은 드워프는 소리쳤다. 루시는 이 소리에 너무나 놀란 나머지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버렸다. 이 소리는 단순한 소리가 아니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루시는 분명 느낄 수 있었다. 이 소리 속에 녹아든 질풍과 같은 살의를... 그것은 살아서 숨을 쉬는 자가 지닐 수 있을 만한 것이 아니었다.
“ 피... 해요. 벽에서! 벽에서 피하세요! ”
어둠... 어둠이 몰려왔다. 어느 부분 할 것 없이 그것은 사방에서 몰려왔다. 루시는 혼신의 힘을 다하여 목이 터져라 소리 질렀다. 그러나 그녀의 이 처절한 외침은뒤이어 들려온 찢어질 듯한 소음에 묻혀 버리고 말았다.
" 그 평화가 온 땅에 충만하길! "
그녀의 기도와 같은 말이 끝나자 사람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화답했다.
라르고는 그들의 이러한 모습을 보며 다시금 루시의 신성력에 혀를 내둘렀다. 바로얼마 전 까지만 해도 그들은 짐승과 다름없는 폭도에 불과 했다. 그런 이들을 루시는 한순간에 진정 시켰을 뿐만 아니라, 이들로 하여금 구조 작업에 참여토록 만든 것이다. 마법으로는 꿈도 꿀 수 없는 정말 기적과 같은 능력이었다.
“ 어이 성직자. 무리하지 말라고 자, 마셔 물이다. 얼마 없지만, 없는 것 보다는 나을 꺼야.”
눈만 놔두고 얼굴 전체를 붕대로 감싸고 있는 자그마한 키의 유사인간이 루시에게 다가와 말했다. 그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의식을 잃고 있다가 약 10여분 전에 겨우 의식을 회복한 사람이었다. 붕대 때문에 얼굴조차 재대로 볼 수 없었지만, 그의 자그마한 키와 독특한 말투를 보아할 때 분명 드워프족 일듯 했다.
드워프들은 격식이나 예절 하고는 인연이 없는 족속이었으므로 어디를 가더라도 확실히 표시가 났다. 특히 격식과 예절을 삶의 최우선 덕목으로 삼는 하이엘프들은 ‘드워프’‘드’자만 들어도 치를 떨 정도였다. 그러나 이들의 엔지니어(기술자)로서 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기 때문에 제 아무리 하이엘프라고 할지라도 드워프족을 무시할 수는 없었다.
“ 가. 감사해요. 하지만 드워프님도 물을 마셔야... ”
“ 신경쓰지 말라고. 어서마시고 힘이나 내. 그게 날 위하는 거다. ”
“ 아... 예. 그럼, 감사히 먹겠어요. ”
루시는 드워프가 건네준 투명한 재질의 물통을 받아들었다. 하지만 그녀는 그 것을 얼마 쥐고 있지 못하고 바닥에 떨어트리고 말았다. 손이 떨려 물건을 재대로 잡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것을 본 라르고는 떨어진 물통을 주워들어 루시의 입에 가져다 댔다.
“ 마시세요. 루시님. ”
“ 하아 아기가 된 기분이네요. ”
“ 아기라... 그러고 보니 고향에 손자들이 생각나는군요. 지금쯤 루시님 만큼이나 컸을 텐데...”
“ 에? 저만큼이라니... 설마. 하프링(혼혈) ? ”
“ 뭐 그렇게 됐스빈다. 저의 아들 녀석이 켄다우르스족 여자를 데려 와서 말이죠. ”
라르고는 고향에 있는 자신의 아들이 갑자기 생각났다. 그는 자신의 아들도 자신과 같은 마법사로 키우려고 했지만, 아들은 그런 자신의 기대와는 달리 연방의 치안관(역주:연방정부의 경찰관)이 되어 버렸다. 그리고 거기에 한술 더 떠서 불법 노예시장을 단속하다 구출된 켄다우르스 족 여자와 결혼 까지 한다는 것이었다.
" 후후 반대를 많이 하셨겠네요? 아무리 종족 차별이 많이 없어졌다하더라도, 타종족간의 사랑은 아직도 금기시 되고 있으니까요. "
" 뭐 내가 반대한다고 되겠습니까? 옛말에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잘된 것인지도 모르죠. 얼마나 손자들이 귀여운지... 후후 어쨌든 저도 좀 쉬어야겠습니다.
“ 네 그러세요. 저도 어느 정도 쉬었다가 다시 가스펠을 시전해야 하니까요 ”
둘 사이에는 잠시 정적이 찾아 들었다. 30여명의 생존자들은 여전히 좌석사이에 끼어있는 승객들을 구조한다고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만약 처음의 그 폭동만 없었더라면 지금 보다 훨씬 많은 사람이 생존했을 텐데 하는 생각에 루시는 아직도 마음이 무거웠다.
“ 후우 과연 저들중 몇 명이나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
“ 글세요. 구출한다하더라도 치료할 방법이 없으니... 어쩌다 배가 이꼴이 되어버렸는지 모르겠습니다. 정말 답답한 노릇이군요. 언제까지 구조만을 기다리고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
라르고는 머리를 감싸 쥐며 말했다. 구조를 기다린다는 명목으로 이렇게 죽치고 앉아 있긴 하지만. 사실 그 구조라는 것이 언제 올지는 아무도 몰랐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다른구역으로 간다는 것은 사실상 자살 행위나 마찬가지였다. 선내의 거의 모든 전자기기가 마비 된 지금 다른 구역에서 무슨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길이 없었던 것이다.
“ 하지만 지금은 그보다도 더 신경쓰이는 일이 있습니다. 저는 아직 성직자로서의 경험이 별로 없어서 잘은 느낄수 없지만 지금 이 객실의 윗 구역과 아랫 구역 할 것 없이 무언가 기분 나쁜 현상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
사실 이 느낌은 배가 조난 당한 직후부터 느껴졌던 것이다. 하지만 처음에는 그 느낌이 그리 강하지 않았기 때문에 루시는 착각이라 생각하고 이를 그냥 넘겼었다. 그러나 그것은 오판이었다. 이 현상은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급속히 팽창해 나갔던 것이다.
“ 예? 그것은 또 무슨... ”
“ 글세요... 저도 잘 모르겠어요. 이런 것은 처음이라. 뭐라고 말해야 할까? 그래요. 어둠이라고 말하면 될 것 같군요. 그 무엇도 느낄수 없는 칠흑과 같은 어둠. 그 어둠이 폭풍처럼 몰아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폭풍이 한번 지날 때마다, 생명의 기운들이 급속하게 줄어가고 있구요. 두려울 정도입니다. 지금의 이 기세라면 얼마 지나지 않아 여기도 그 폭풍이 몰아 닥칠 지도 몰라요. ”
“ 네에? ”
라르고의 눈이 가늘어 졌다. 그는 성직자가 아니기 때문에 루시의 말을 전부 이해 할 수는 없었지만, 무언가 좋지 않은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만은 틀림없는 것 같았다.
“ 그럼 혹시 스페이스 하이젝 아닐까요? 해적놈들이 저지르는... 사실 그 외에는 이 사태를 뾰족히 설명할 방법이 없잖습니까. ”
충분히 가능성 있는 일이었다. 최근 들어 연방 주력 함대의 대대적인 우주해적 소탕과 더불어 이러한 테러들은 급격히 줄어드는 추세였다. 그러나 아무리 연방이 적극적으로 나서더라도 이들의 완전근절은 불가능했다. 우주는 그 만큼 넓고 광대했으니 말이다.
“ 아뇨 그것하곤 다릅니다. 아무리 우주해적들이라고 해도 그들은 사람입니다. 이런 어둠을 뿜어낼 수 없어요. ”
“ 그럼 대체 뭐...? ”
[ 쿠어어어엉 ]
마치 지옥의 마수가 포효한 듯한 엄청난 괴성이 갑작스럽게 객실 안을 진동시켰다. 얼마나 그 소리가 컸던지 라르고는 내장까지 떨리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 제길, 대체 이건 또 무슨 소리야! 지옥에서 괴수라도 올라왔나? ”
양손으로 귀를 틀어막은 드워프는 소리쳤다. 루시는 이 소리에 너무나 놀란 나머지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버렸다. 이 소리는 단순한 소리가 아니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루시는 분명 느낄 수 있었다. 이 소리 속에 녹아든 질풍과 같은 살의를... 그것은 살아서 숨을 쉬는 자가 지닐 수 있을 만한 것이 아니었다.
“ 피... 해요. 벽에서! 벽에서 피하세요! ”
어둠... 어둠이 몰려왔다. 어느 부분 할 것 없이 그것은 사방에서 몰려왔다. 루시는 혼신의 힘을 다하여 목이 터져라 소리 질렀다. 그러나 그녀의 이 처절한 외침은뒤이어 들려온 찢어질 듯한 소음에 묻혀 버리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