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에이 삼국지의 암울무장중 참 유명한 녀석 중 하나가 바로 엄백호지요. 생긴것부터 참 멋지게 생겨서, 열전만으로도 실로 불쌍한 암울무장입니다. 긴 말이 필요없고, 일단 '엄백호의 굴욕'이라는 이름으로 웹에 많이 떠도는 아래 스샷들을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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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도만 보셔도 대충 감이 잡히실 겁니다만, 좀더 자세히 능력치를 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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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솔 무력은 그런대로 간신히 최악은 면했습니다만 20대의 지력, 정치력, 30대의 매력은 군주로서 답이 안 나오는 수준이죠. 더 불쌍한 건 특기. 42개의 특기 중 달랑 두개, 그것도 화시(불화살)과 주호(술꾼). 이런 장수로 전투를 하기는 뭐하니 불화살 특기는 있으나마나한 특기이고, 주호 특기는 주점에서 받는 의뢰 중 '술 마시기 대회'를 빼면 전혀 써먹을 데가 없는 특기입니다 -_-;; 게다가 군주로 시작하는 '천하이강' 시나리오에서는 53세로 시작하는데, 엄백호의 수명은 57세. 4년 살고 죽으라는 걸까요 -_-;;

열전도 참 불쌍하죠.

[오군의 산적. 동오의 덕왕이라 자칭했다. 손책에게 토벌당해 회계의 왕랑을 의지하나 또다시 손책에게 패한다. 도피처에서 동습에게 살해당했다.]

뭐랄까, 삼류인생의 진수라고나 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든 한번 떠 보고 싶었지만 모진 세상의 벽에 부딪혀 스러져가는 하루살이 인생 -_-;; 삼국지의 주인공들을 빛내주기 위해 단칼에 목이 날아가고 계략 한방에 몰락하는 찌질이 엑스트라의 전형. 어찌보면 모두가 영웅일 수 없는 우리들의 현실을 대변하는 듯한 캐릭터입니다.


...하지만, 한계를 딛고 일어서는 인간의 모습이야말로 진정으로 아름다운 것이겠죠. 하여 삼국지 10의 엔딩을 수 차례 이상 본 저는, 새로운 플레이 목표를 '엄백호로 천하통일'로 정했습니다. 물론 난이도는 특급, 노 에딧 노 트레이너.

이번 것은 예고편이고, 다음 편부터 엄백호 황제만들기 프로젝트가 시작됩니다.(물론 이미 종결되었습니다만) 소시민 엄백호의 천하평정을 기대해 주시길 :)
Everything is clearer now Life is just a dream, you know That's never ending. I'm ascen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