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작품 게시판 - 영화/애니/만화/소설/드라마/다큐멘터리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만화, 소설, 다큐멘터리 등 모든 작품에 대한 이야기. 정보나 감상, 잡담.
슈퍼 로봇 이야기, 괴수/괴인/초인 이야기 외에... 다양한 작품과 장르를 다루고 있습니다.
( 이 게시판은 최근에 의견이 추가된 순서대로 정렬됩니다. )
슈퍼 로봇 이야기, 괴수/괴인/초인 이야기 외에... 다양한 작품과 장르를 다루고 있습니다.
( 이 게시판은 최근에 의견이 추가된 순서대로 정렬됩니다. )
글 수 22,958
<듄> 시리즈는 1부 <듄>부터 <메시아>, <아이들>, <신황제>, <이단자들>, <신전> 등 총 6부작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원래는 <신전> 이후로도 이야기가 계속 나와야 하지만, 작가가 세상을 떠나는 바람에 6부작에 그치게 되었죠. 하지만 어찌 보면 6부작으로 시리즈를 마무리한 게 다행일 수도 있습니다. <듄> 이후에 나온 시리즈는 평가가 상당히 안 좋거든요. 1부만 내고 나머지는 내지 말았어야 한다는 의견이 상당수라서요. 심지어 ‘<듄>은 시리즈가 길어지면 어떤 졸작이 나오는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프랭크 허버트가 애초에 <듄>을 이렇게 계획했는지 아니면 1부가 엄청나게 팔려서 돈 욕심 때문에 사가를 완성하게 된 건지 진짜 이유는 모릅니다. 하지만 저쪽 출판계에서는 1부가 잘 나가면 애초에 계획도 없었던 사가를 완성하게 되는 일이 흔하다고 하더군요. <파운데이션>이나 <라마> 시리즈도 어느 정도 그런 면이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1부 혹은 초반 시리즈와 이후 시리즈가 완전히 달라지게 되는 거죠. (<파운데이션>은 아시모프가 로봇 설정을 무리하게 연결하느라 그렇게 되기도 했지만요) <듄>도 다를 바가 없어서 1부와 나머지 시리즈는 작품 분위기가 상당히 달라집니다.
<듄> 1부와 이후 시리즈의 차이점을 살펴보자면, 일단 활극이 줄었다는 점을 꼽을 수 있습니다. 1부에서는 아트레이드와 하코넨, 프레멘과 사다우카가 쉴 새도 없이 싸우고 전투를 벌였지만, 2부부터는 그런 게 꽤 줄어들었어요. 대신 정치 이야기가 곳곳에 포진했는데, 솔직히 황실 정치보다는 전투가 훨씬 재미있지 않겠어요. 그리고 막상 전투를 벌여도 1부에서 보여준 신선함이나 충격을 따라가지 못했습니다. 1부에서는 그야말로 ‘듄을 배경’으로 싸웠습니다. 거대한 모래벌레가 튀어나오고 평원에서는 폭풍이 휘몰아쳤지요. 하지만 그 이후에는 이런 면이 별로 보이질 않습니다. <듄>의 장점은 모래행성에서 활극을 벌인다는 건데, 이 점을 제대로 재현하지 못한 거죠.
문화 충격이 덜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1부에서는 어디를 가든 애타게 물을 갈구했고 그래서 인물들이 모래행성에 있다는 걸 끊임없이 상기시켰습니다. 우주 활극이라면 으레 뻔한 것만 생각했던 독자에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준 거죠. 하지만 갈수록 그런 모습은 나타나지 않습니다. 여전히 멜란지 스파이스나 모래벌레가 나오긴 하지만, 모래행성이라는 배경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어요. 스파이스는 벌레에게서 나오는 물건이 아니라 그저 진귀한 물건이 되었고, 벌레는 이후로 수가 엄청나게 줄어듭니다. 제목만 ‘듄’이었지 막상 이야기는 듄과 별 관계가 없었다는 거죠.
의식의 흐름을 구구절절 묘사한 것도 단점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의식의 흐름을 묘사하는 건 빼놓을 수 없지만, 그 지루한 걸 기다랗게 쓰니 보는 사람은 어지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알아듣지도 못하는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니 흥미가 떨어지는 게 당연하겠지요. 1부에서도 이런 묘사가 나오긴 했지만, 그래도 그때는 이런 지루함을 덮어줄 다른 요소가 있었습니다. 흐름을 따라가는 게 제법 쉽기도 했고요. 하지만 나중에는 도대체 이 의식의 흐름이 뭘 말하는 건지 구분이 잘 안 되더라고요. 전 아직도 레토가 말하는 ‘황금의 길’이라는 게 뭔지 잘 모르겠습니다. 솔직히 그걸 굳이 알고 싶은 마음도 없고요. 제가 듄을 찾는 이유는 다른 SF에서는 볼 수 없는 사막 이야기와 생태계 때문이지 정치 때문이 아니거든요. 정치 이야기라면 꼭 <듄>이 아니더라도 (그리고 꼭 SF가 아니더라도) 다른 작품에서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으니까요.
물론 나머지 시리즈도 재미있긴 합니다. 특히, 마지막 반전은 뒤통수를 탁 때리는 맛이 있어요. 폴과 레토가 의식을 공유하거나 오드레이드의 부녀 관계가 밝혀지는 장면은 퍽 인상 깊습니다. 무엇보다 레토가 모래송어와 몸을 합치는 장면은 진짜 ‘깨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마지막 반전이 뛰어나다 한들 과정이 지루하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는 거죠. 마지막을 위해서 그 수많은 분량을 읽는 게 아니니까요.
결국 1부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가거나 확장하지 못한 게 나머지 시리즈가 비판을 받는 가장 큰 이유라고 봅니다. <메시아>부터는 더 이상 사막 이야기도 아니고, 프레멘과 모래벌레도 안 나오고, 전투보다 정치에 집중하고, 의식의 흐름만 강조하고…. 아, 제 견해를 좀 더 붙이자면 연애 이야기도 빠졌군요. 폴이 챤니를 꼬시는 장면이 볼만 했거든요. 그러나 나머지 시리즈는 막판 반전에만 힘을 쏟은 듯한 느낌입니다.
그래서 만약 저보고 “<듄>을 어디까지 보는 게 좋은가?”라고 묻는다면, 전 3부 <듄의 아이들>까지만 보라고 권하겠습니다. 그래도 여기까지는 프레멘과 모래벌레가 사라지지 않거든요. 레토가 모래송어와 합치는 부분도 빼놓을 수 없고요. 그 다음부터는 그렇게 매력 넘치는 소재가 없는 것 같아요.
<듄> 시리즈는 1부 <듄>부터 <메시아>, <아이들>, <신황제>, <이단자들>, <신전> 등 총 6부작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원래는 <신전> 이후로도 이야기가 계속 나와야 하지만, 작가가 세상을 떠나는 바람에 6부작에 그치게 되었죠. 하지만 어찌 보면 6부작으로 시리즈를 마무리한 게 다행일 수도 있습니다. <듄> 이후에 나온 시리즈는 평가가 상당히 안 좋거든요. 1부만 내고 나머지는 내지 말았어야 한다는 의견이 상당수라서요. 심지어 ‘<듄>은 시리즈가 길어지면 어떤 졸작이 나오는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프랭크 허버트가 애초에 <듄>을 이렇게 계획했는지 아니면 1부가 엄청나게 팔려서 돈 욕심 때문에 사가를 완성하게 된 건지 진짜 이유는 모릅니다. 하지만 저쪽 출판계에서는 1부가 잘 나가면 애초에 계획도 없었던 사가를 완성하게 되는 일이 흔하다고 하더군요. <파운데이션>이나 <라마> 시리즈도 어느 정도 그런 면이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1부 혹은 초반 시리즈와 이후 시리즈가 완전히 달라지게 되는 거죠. (<파운데이션>은 아시모프가 로봇 설정을 무리하게 연결하느라 그렇게 되기도 했지만요) <듄>도 다를 바가 없어서 1부와 나머지 시리즈는 작품 분위기가 상당히 달라집니다.
<듄> 1부와 이후 시리즈의 차이점을 살펴보자면, 일단 활극이 줄었다는 점을 꼽을 수 있습니다. 1부에서는 아트레이드와 하코넨, 프레멘과 사다우카가 쉴 새도 없이 싸우고 전투를 벌였지만, 2부부터는 그런 게 꽤 줄어들었어요. 대신 정치 이야기가 곳곳에 포진했는데, 솔직히 황실 정치보다는 전투가 훨씬 재미있지 않겠어요. 그리고 막상 전투를 벌여도 1부에서 보여준 신선함이나 충격을 따라가지 못했습니다. 1부에서는 그야말로 ‘듄을 배경’으로 싸웠습니다. 거대한 모래벌레가 튀어나오고 평원에서는 폭풍이 휘몰아쳤지요. 하지만 그 이후에는 이런 면이 별로 보이질 않습니다. <듄>의 장점은 모래행성에서 활극을 벌인다는 건데, 이 점을 제대로 재현하지 못한 거죠.
문화 충격이 덜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1부에서는 어디를 가든 애타게 물을 갈구했고 그래서 인물들이 모래행성에 있다는 걸 끊임없이 상기시켰습니다. 우주 활극이라면 으레 뻔한 것만 생각했던 독자에게 새로운 세상을 열어준 거죠. 하지만 갈수록 그런 모습은 나타나지 않습니다. 여전히 멜란지 스파이스나 모래벌레가 나오긴 하지만, 모래행성이라는 배경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어요. 스파이스는 벌레에게서 나오는 물건이 아니라 그저 진귀한 물건이 되었고, 벌레는 이후로 수가 엄청나게 줄어듭니다. 제목만 ‘듄’이었지 막상 이야기는 듄과 별 관계가 없었다는 거죠.
의식의 흐름을 구구절절 묘사한 것도 단점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의식의 흐름을 묘사하는 건 빼놓을 수 없지만, 그 지루한 걸 기다랗게 쓰니 보는 사람은 어지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알아듣지도 못하는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니 흥미가 떨어지는 게 당연하겠지요. 1부에서도 이런 묘사가 나오긴 했지만, 그래도 그때는 이런 지루함을 덮어줄 다른 요소가 있었습니다. 흐름을 따라가는 게 제법 쉽기도 했고요. 하지만 나중에는 도대체 이 의식의 흐름이 뭘 말하는 건지 구분이 잘 안 되더라고요. 전 아직도 레토가 말하는 ‘황금의 길’이라는 게 뭔지 잘 모르겠습니다. 솔직히 그걸 굳이 알고 싶은 마음도 없고요. 제가 듄을 찾는 이유는 다른 SF에서는 볼 수 없는 사막 이야기와 생태계 때문이지 정치 때문이 아니거든요. 정치 이야기라면 꼭 <듄>이 아니더라도 (그리고 꼭 SF가 아니더라도) 다른 작품에서 얼마든지 찾아볼 수 있으니까요.
물론 나머지 시리즈도 재미있긴 합니다. 특히, 마지막 반전은 뒤통수를 탁 때리는 맛이 있어요. 폴과 레토가 의식을 공유하거나 오드레이드의 부녀 관계가 밝혀지는 장면은 퍽 인상 깊습니다. 무엇보다 레토가 모래송어와 몸을 합치는 장면은 진짜 ‘깨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마지막 반전이 뛰어나다 한들 과정이 지루하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는 거죠. 마지막을 위해서 그 수많은 분량을 읽는 게 아니니까요.
결국 1부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가거나 확장하지 못한 게 나머지 시리즈가 비판을 받는 가장 큰 이유라고 봅니다. <메시아>부터는 더 이상 사막 이야기도 아니고, 프레멘과 모래벌레도 안 나오고, 전투보다 정치에 집중하고, 의식의 흐름만 강조하고…. 아, 제 견해를 좀 더 붙이자면 연애 이야기도 빠졌군요. 폴이 챤니를 꼬시는 장면이 볼만 했거든요. 그러나 나머지 시리즈는 막판 반전에만 힘을 쏟은 듯한 느낌입니다.
그래서 만약 저보고 “<듄>을 어디까지 보는 게 좋은가?”라고 묻는다면, 전 3부 <듄의 아이들>까지만 보라고 권하겠습니다. 그래도 여기까지는 프레멘과 모래벌레가 사라지지 않거든요. 레토가 모래송어와 합치는 부분도 빼놓을 수 없고요. 그 다음부터는 그렇게 매력 넘치는 소재가 없는 것 같아요.
대학시절에 학교 도서관에서 보고 감탄했었죠. 물이 귀해서 침을 뱉는 것이 모욕이 아니라 상대에 대한 최대의 경의라는 설정이나 체내의 수분을 거의100%에 가깝게 순환시키는 방풍복등의 설정, 듄2 전략시뮬게임(스타크와 C&C등의 전략시뮬게임의 원조라고 할 수 있죠)에도 등장하는 중요한 자원인 스파이스가 모래괴물의 배설물이라는 충격적인 설정등이 상당히 독특해서 기억에 남네요.
네, 맞아요. 1부 이후에는 그런 독특한 설정이 많이 줄어들었다는 느낌입니다.
모래행성이라면 사막답게 특이한 세계를 계속 그렸어야 하는데, 그럼 부분이 상당수 사라졌어요. 이래서 1부 이후 시리즈가 비판을 받는 거라 봅니다.
모래행성이라면 사막답게 특이한 세계를 계속 그렸어야 하는데, 그럼 부분이 상당수 사라졌어요. 이래서 1부 이후 시리즈가 비판을 받는 거라 봅니다.
모래괴물의 배설물이 아니라 모래괴물의 사체입니다. 무지막지하게 큰 모래괴물인 '사막의 노인' 샤이 훌르드를 언급한 부분에서 모래송어가 몸에 물을 머금어 사막이 젖지않도록 하면서 몸이커져 모래괴물이 된다는 언급이나 누구도 모래괴물의 사체를 본적이 없다는
술회는 곧 모래괴물의 사체 자체가 스파이스가 된다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황금의 길이 무엇이냐 물으신다면 곧 인간의 탐욕이 사막을 몰아내고(그리고 스파이스도) 푸르르게하고 물이 흐르게하는
것이라고 말씀드립니다.
그것은 정복의 길이면서 동시에 퀴사츠헤더락이 여학생교단의 족쇄를 풀고 도리어 강압자들을 폭력으로 지배하는것과 상통하죠.
하지만 레토자신은 자신의 숙명을 깨달아 다시금 사막에 모래괴물이 살아남도록 그몸을 숙주로 내어주어야하는,그러고도 자신의
혈육에게 죽어야만하는 그 말대로 사랑하지만 끊임없이 배신당해야만하는 애닯은 운명이 되어야했지요.
그런의미에서 저는 {이단자들}편의 가장 마지막장면이야말로 최고의 장면이라 생각합니다. 참으로 눈물겨운 장면이죠.
술회는 곧 모래괴물의 사체 자체가 스파이스가 된다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황금의 길이 무엇이냐 물으신다면 곧 인간의 탐욕이 사막을 몰아내고(그리고 스파이스도) 푸르르게하고 물이 흐르게하는
것이라고 말씀드립니다.
그것은 정복의 길이면서 동시에 퀴사츠헤더락이 여학생교단의 족쇄를 풀고 도리어 강압자들을 폭력으로 지배하는것과 상통하죠.
하지만 레토자신은 자신의 숙명을 깨달아 다시금 사막에 모래괴물이 살아남도록 그몸을 숙주로 내어주어야하는,그러고도 자신의
혈육에게 죽어야만하는 그 말대로 사랑하지만 끊임없이 배신당해야만하는 애닯은 운명이 되어야했지요.
그런의미에서 저는 {이단자들}편의 가장 마지막장면이야말로 최고의 장면이라 생각합니다. 참으로 눈물겨운 장면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