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크워리어 : 무법지대 - 작가 : novel_wolfclan
메크워리어 : 배틀테크 배경의 팬픽
글 수 24
'안좋아.'
지평선 넘어 검게 일어나는 모래 폭풍의 조짐을 바라보며 메이는 잔뜩 찌뿌린 표정을 지었다. 데프리 산맥을 넘지 않으면 오늘 밤은 저 모래폭풍 속에서 식사준비를 해야만 한다. 모르긴 몰라도 모래가 잔뜩 들어간 오트밀이 맛있을 리는 없었다.
"모래폭풍이네요. 조금 서두르죠."
칼린. 그녀는 신타록이 믿을만 할거라며 밀수꾼을 찾아나서는데 동행하라고 붙여준 무사이다. 메이가 보기에 그녀는, 사실 여자라기 보다 남자라고 불러야 좋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게다가 굵직한 허리와 짧은 다리, 작달막한 키로 인해 그녀가 무사가 아닌 다른 직업을 택했었다면 이 외모때문에 남자들로부터 구박 많이 받았겠다고 메이는 생각했다. 어쨋튼 여기는 마이누스 성계이다. 만민이 평등하다는 이너 스피어의 공화국이 아니였다.
"데프리 산맥을 캬반을 타고 넘을수는 없겠죠?" 물론이다. 캬반은 사막에 사는 동물인 것이다. 모래에 빠지지 않기 위한 넙적한 발바닥의 캬반은 저 뾰족한 바위산엔 맞지 않을 것이다. 캬반을 타고 넘기는 커녕 캬반을 간신히 끌고 올라가야 할 처지다.
"신타록이 차를 지급해주겠다고 했을때 받아들일걸 그랬나?"
"그랬다간 이미 일주일전쯤에 오아시스 부근에서 만난 모래폭풍에 차를 못쓰게 됐을껄요?"
하긴, 그레타 가든의 엄청난 모래사막지역을 달릴수 있는 자동차라는건, 부드러운 모래들로 인해 캬반에 비해 그리 빠른것이 못 되었다. 앞으로 달리고 싶어도 바퀴대신 무한 궤도가 달려있는것이 아닌 이상 바퀴는 그 부드러운 모래를 자꾸만 뒤로 파내는 것이었다. 게다가 그 지독한 자성의 모래폭풍이라도 만나면 전자기 쇼크에 충분한 대비를 한 배틀맥 조차도 MFB의 수리를 기다려야 하는 처지가 되어 버리는 것이었다. 때문에 이곳 그레타 가든 에서는 이 연약해 보이는 생명체 - 캬반이 제일 빠른 육상 교통수단인 셈이였다.
"아무래도 지루한 여행이 될꺼야"
그레타 가든의 광활한 사막지역을 헤메기 보름쯤 전, 메이는 자신의 퍼브에서 짐을 싸고 있었다.신타록으로부터 엄청난 돈벌이 이야기를 들은 후 메이는 거의 제정신이 아니었다. 돈. 돈을 벌수 있는 것이다. 메이의 부모는 이런 메이의 욕심을 무척 싫어했지만, 어쨌튼 그들이 도적단의 손에 죽었을때에도 메이가 외지에서 벌어온 돈이 아니었다면, 신타록은 그 도적단을 박멸하는것을 도와주지 않았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돈 때문에 메이 자신을 외지에 팔아넘겼던 장본인이 바로 메이의 아버지가 아닌가. 그녀가 다시 돌아온것은 부모에 대한 그리움이 아니었다. 모래폭풍. 세상의 모든 씨끄러운 소리를 삼켜버리고, 퍼브에서 난동을 부리는 아저씨들을 집안에 틀어박히게 만들고, 늘상 술에 취해 어머니를 폭행하는 아버지를 간혹 자상한 모습으로 돌아오게 만드는 그 모래폭풍에 대한 그리움 때문에, 그녀는 10년이란 시간을 고향에 돌아오기 위해 일했다. 그녀의 직장에서 그녀의 애칭은 '도살 꼬마' 혹은 '돈벌레 메이'였다.
"이런 무례한 손님들 같으니라구. 방을 비울땐 체크아웃은 확실히 해야할것 아니야. 안그래?"
호키는 그런건 어쨌든 좋아. 라는듯 온 방안을 뛰어다니고 있었다. 번치스 베넘 캣에게는 빛나는 나비 처럼 생긴 전설의 생명체 엘플라이어가 보인다고 했던가? 그러나 단언컨데 지금 저 번치스 베넘 캣은 그저 이 방안에 부유하는 먼지를 쫏아다니며 놀고 있는 것이리라. 어느 쪽이 되었든 사람보다 좋은 시력인것만은 분명하다.
"북쪽으로 갔어요."
칼린이 한마디 거들었다. 신타록에게서 소개받을때 가볍게 인사를 나누고 나서는 반나절 이상을 같이 있었으면서도 이제서야 한마디 말을 하는 것이였다. 말을 아끼면서 필요한 말만 한다. 메이는 그점이 무척 맘에 들었다. 사람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 성격때문이기도 했지만, 메이는 떠벌이는 일찍 죽게된다고 굳게 믿고 있었다.
"어떻게 알수 있지?"
칼린은 입을 다물고 있었다. 그건 이런 종류의 일을 하는 이들에게 있어서는 '정황을 보고 안것이 아니야. 난 그저 그들이 북쪽으로 갈수밖에 없는 이유를 알고 있어'라는 뜻이라는것을 메이는 알고 있었다. 궂이 더 물어볼 필요도 없었다. 칼린역시 메이가 뭔가 눈치챘다는것을 알아차릴 것이다. 그래. 이런 침묵의 대화가 내겐 더 편해.
"호키. 난 말이야. 그 이빨 다 썩은 남자가 내 재갈을 가져갔다는게 무지 화가나."
호키가 메이를 슬쩍 쳐다 보았다. '그거 1셀도 안돼는 거잖아 100셀이나 더 받았으면서 뭘그래'라는듯.
"비록 35니드 짜리 재갈이지만 맘에 드는 재갈이였다구. 튼튼했다니까."
칼린이 무언가 깨달은 듯한 눈으로 메이를 쳐다 보았다. 사람에게는 그다지 마음을 내보이지 않는 사람이 유독 자신이 기르는 단 한마리 동물에게 애정을 쏟는 것은 칼린 그 자신도 무척 많이 보아온 일이었다.
"번치스 베넘 캣이로군요. 위험하죠."
"스모크 재규어를 키우는 사람도 있다잖아."
"예전에 모톤 원숭이를 키운적이 있었어요."
"모톤이라... 많이들 키우지. 사나운 녀석이잖아?"
칼린은 이 나이어린-물론 결혼 적령기는 훨씬 넘겼지만- 퍼브 여주인을 더이상 우습게 보지 않기로 했다. 방금의 대화에 의하면 메이는 칼린이 생각하는것 보다 훨씬 숙련된 싸움꾼임에 틀림이 없는 것이다.
'신타록 사형이 두렵다고 할 만도 하군.'
칼린은 문득, 메이의 싱긋 웃는 미소를 보고는 다시한번 섬짓해지지 않을수 없었다. 이젠 알겠느냐는 확실한 신호. 서열은 정해진 셈이다. 칼린은 아주 가볍게 고개를 한번 끄덕했다. 이정도면 저 여자도 알아들었을 것이다. 과연 메이는 칼린에게서 고개를 돌리고 계속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
"데프리 산맥을 넘을거란 말이지?"
"시저스 노크로 갈 거예요."
"..."
다시한번. 칼린은 이 번치스 베넘 캣의 주인이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의 침묵은 확실하게 '네가 뭔가 숨기고 있다는 건 알겠어. 하지만 난 골치아픈일에 말려들고 싶지 않아. 난 그저 그 밀수꾼들을 잡아서 돈을 벌면 그만이야'라는 신호였던 것이다.
지평선 넘어 검게 일어나는 모래 폭풍의 조짐을 바라보며 메이는 잔뜩 찌뿌린 표정을 지었다. 데프리 산맥을 넘지 않으면 오늘 밤은 저 모래폭풍 속에서 식사준비를 해야만 한다. 모르긴 몰라도 모래가 잔뜩 들어간 오트밀이 맛있을 리는 없었다.
"모래폭풍이네요. 조금 서두르죠."
칼린. 그녀는 신타록이 믿을만 할거라며 밀수꾼을 찾아나서는데 동행하라고 붙여준 무사이다. 메이가 보기에 그녀는, 사실 여자라기 보다 남자라고 불러야 좋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게다가 굵직한 허리와 짧은 다리, 작달막한 키로 인해 그녀가 무사가 아닌 다른 직업을 택했었다면 이 외모때문에 남자들로부터 구박 많이 받았겠다고 메이는 생각했다. 어쨋튼 여기는 마이누스 성계이다. 만민이 평등하다는 이너 스피어의 공화국이 아니였다.
"데프리 산맥을 캬반을 타고 넘을수는 없겠죠?" 물론이다. 캬반은 사막에 사는 동물인 것이다. 모래에 빠지지 않기 위한 넙적한 발바닥의 캬반은 저 뾰족한 바위산엔 맞지 않을 것이다. 캬반을 타고 넘기는 커녕 캬반을 간신히 끌고 올라가야 할 처지다.
"신타록이 차를 지급해주겠다고 했을때 받아들일걸 그랬나?"
"그랬다간 이미 일주일전쯤에 오아시스 부근에서 만난 모래폭풍에 차를 못쓰게 됐을껄요?"
하긴, 그레타 가든의 엄청난 모래사막지역을 달릴수 있는 자동차라는건, 부드러운 모래들로 인해 캬반에 비해 그리 빠른것이 못 되었다. 앞으로 달리고 싶어도 바퀴대신 무한 궤도가 달려있는것이 아닌 이상 바퀴는 그 부드러운 모래를 자꾸만 뒤로 파내는 것이었다. 게다가 그 지독한 자성의 모래폭풍이라도 만나면 전자기 쇼크에 충분한 대비를 한 배틀맥 조차도 MFB의 수리를 기다려야 하는 처지가 되어 버리는 것이었다. 때문에 이곳 그레타 가든 에서는 이 연약해 보이는 생명체 - 캬반이 제일 빠른 육상 교통수단인 셈이였다.
"아무래도 지루한 여행이 될꺼야"
그레타 가든의 광활한 사막지역을 헤메기 보름쯤 전, 메이는 자신의 퍼브에서 짐을 싸고 있었다.신타록으로부터 엄청난 돈벌이 이야기를 들은 후 메이는 거의 제정신이 아니었다. 돈. 돈을 벌수 있는 것이다. 메이의 부모는 이런 메이의 욕심을 무척 싫어했지만, 어쨌튼 그들이 도적단의 손에 죽었을때에도 메이가 외지에서 벌어온 돈이 아니었다면, 신타록은 그 도적단을 박멸하는것을 도와주지 않았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돈 때문에 메이 자신을 외지에 팔아넘겼던 장본인이 바로 메이의 아버지가 아닌가. 그녀가 다시 돌아온것은 부모에 대한 그리움이 아니었다. 모래폭풍. 세상의 모든 씨끄러운 소리를 삼켜버리고, 퍼브에서 난동을 부리는 아저씨들을 집안에 틀어박히게 만들고, 늘상 술에 취해 어머니를 폭행하는 아버지를 간혹 자상한 모습으로 돌아오게 만드는 그 모래폭풍에 대한 그리움 때문에, 그녀는 10년이란 시간을 고향에 돌아오기 위해 일했다. 그녀의 직장에서 그녀의 애칭은 '도살 꼬마' 혹은 '돈벌레 메이'였다.
"이런 무례한 손님들 같으니라구. 방을 비울땐 체크아웃은 확실히 해야할것 아니야. 안그래?"
호키는 그런건 어쨌든 좋아. 라는듯 온 방안을 뛰어다니고 있었다. 번치스 베넘 캣에게는 빛나는 나비 처럼 생긴 전설의 생명체 엘플라이어가 보인다고 했던가? 그러나 단언컨데 지금 저 번치스 베넘 캣은 그저 이 방안에 부유하는 먼지를 쫏아다니며 놀고 있는 것이리라. 어느 쪽이 되었든 사람보다 좋은 시력인것만은 분명하다.
"북쪽으로 갔어요."
칼린이 한마디 거들었다. 신타록에게서 소개받을때 가볍게 인사를 나누고 나서는 반나절 이상을 같이 있었으면서도 이제서야 한마디 말을 하는 것이였다. 말을 아끼면서 필요한 말만 한다. 메이는 그점이 무척 맘에 들었다. 사람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 성격때문이기도 했지만, 메이는 떠벌이는 일찍 죽게된다고 굳게 믿고 있었다.
"어떻게 알수 있지?"
칼린은 입을 다물고 있었다. 그건 이런 종류의 일을 하는 이들에게 있어서는 '정황을 보고 안것이 아니야. 난 그저 그들이 북쪽으로 갈수밖에 없는 이유를 알고 있어'라는 뜻이라는것을 메이는 알고 있었다. 궂이 더 물어볼 필요도 없었다. 칼린역시 메이가 뭔가 눈치챘다는것을 알아차릴 것이다. 그래. 이런 침묵의 대화가 내겐 더 편해.
"호키. 난 말이야. 그 이빨 다 썩은 남자가 내 재갈을 가져갔다는게 무지 화가나."
호키가 메이를 슬쩍 쳐다 보았다. '그거 1셀도 안돼는 거잖아 100셀이나 더 받았으면서 뭘그래'라는듯.
"비록 35니드 짜리 재갈이지만 맘에 드는 재갈이였다구. 튼튼했다니까."
칼린이 무언가 깨달은 듯한 눈으로 메이를 쳐다 보았다. 사람에게는 그다지 마음을 내보이지 않는 사람이 유독 자신이 기르는 단 한마리 동물에게 애정을 쏟는 것은 칼린 그 자신도 무척 많이 보아온 일이었다.
"번치스 베넘 캣이로군요. 위험하죠."
"스모크 재규어를 키우는 사람도 있다잖아."
"예전에 모톤 원숭이를 키운적이 있었어요."
"모톤이라... 많이들 키우지. 사나운 녀석이잖아?"
칼린은 이 나이어린-물론 결혼 적령기는 훨씬 넘겼지만- 퍼브 여주인을 더이상 우습게 보지 않기로 했다. 방금의 대화에 의하면 메이는 칼린이 생각하는것 보다 훨씬 숙련된 싸움꾼임에 틀림이 없는 것이다.
'신타록 사형이 두렵다고 할 만도 하군.'
칼린은 문득, 메이의 싱긋 웃는 미소를 보고는 다시한번 섬짓해지지 않을수 없었다. 이젠 알겠느냐는 확실한 신호. 서열은 정해진 셈이다. 칼린은 아주 가볍게 고개를 한번 끄덕했다. 이정도면 저 여자도 알아들었을 것이다. 과연 메이는 칼린에게서 고개를 돌리고 계속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
"데프리 산맥을 넘을거란 말이지?"
"시저스 노크로 갈 거예요."
"..."
다시한번. 칼린은 이 번치스 베넘 캣의 주인이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의 침묵은 확실하게 '네가 뭔가 숨기고 있다는 건 알겠어. 하지만 난 골치아픈일에 말려들고 싶지 않아. 난 그저 그 밀수꾼들을 잡아서 돈을 벌면 그만이야'라는 신호였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