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TTLETECH : Twilight of the Clans I - EXODUS ROAD -
Blaine Lee Pardoe 작

배틀테크 : 클랜의 황혼기 1 -대이주의 길-
블레인 리 파도 작.       cardova 번역

<4> 제 24장 -1


3056년 1월 30일
'대이주의 길'
켈리반 성단 피봇 프라임 행성
스모크 재규어 클랜 HPG(하이퍼펄스 행성간 통신) 시설

" 스모크 재규어 놈들에게 전한다.  
  난 '메레디스의 약탈자'  부대의 지휘관 브라이언트 포스터 대위다.  HPG 시설의 방어군들을 물리친 우리는
  이 시설을 컴스타의 시설로 선언했다.
  즉시 회군하라. 그 누구도 쓸데없이 생명을 잃을 필요는 없다. !! "

스피커에 울려퍼지는 컴스타 장교의 목소리를 조용히 들으며, 트렌트는 마라우더 II 메크의 조종석에 앉아 화면
에 보이는 주위의 광경을 조사하고 있었다.

갈색 먼지와 바위들로 주로 이루어진 피봇 행성은 생물이라곤 이끼와 지의류 식물밖에 없는 황량한 행성이었다.

바위와 먼지들의 연기를 만들어내며 전진하고 있던 트렌트의 부대는 강하선에서 착륙한 지 꼬박 하루 동안
HPG 시설 쪽으로 전진하고 있던 중이었다. 6기의 클랜 배틀메크는 앞으로 적어도 10 기 이상의 컴스타 메크를
상대하게 될 것이었다.

컴스타 용병들의 전략은 잘 맞아떨어졌다.
HPG 시설의 양면으로 협공해 들어온 컴스타군은 HPG 시설을 지키고 있던 2선 메크들로 구성된 솔라흐마
부대의 눈물겨운 노력에도 불구하고 간단히 시설을 점령해 버렸다.
모순적인 사실은 방금 전 공격자의 입장이었던 컴스타 군은 트렌트의 부대가 행성에 출현함으로서 갑작스럽게
방어자의 입장으로 전환되어버렸다는 사실이었다.

컴스타군과 비교해 숫적으로 절대 열세라는 것을 알고 있던 트렌트는 HPG 시설을 되찾는 일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느꼈다. 강하 전, 전술 컴퓨터가 45%의 성공률을 장담했지만, 트렌트는 성공률이 이보다
더 낮을 것임을 직감하고 있었다.

전술적 타이밍이 곧 성공의 열쇠였다. 마라우더 II 메크의 제 2 전술 화면을 콘솔 명령어 입력 화면으로
전환시킨 트렌트는 몇 번 키를 눌러 전투 개시 시간을 예측하며 째깍이는 효과음을 내는 붉은 디지털
시간 화면을 제 2 전술 화면 오른쪽 아래에 출력시켰다.

HPG 시설이 내려다보이는 계곡 꼭대기에서 트렌트는 부대에게 진군을 멈추라는 신호를 전송했다.
그의 마라우더 II 메크가 전진을 멈추자 오른쪽에서 뒤따라오던 루카스의 히타모-치 메크가 전진을 멈췄다.
그 뒤를 이어 메크워리어 델레온이 몰던 코모도 메크가 트렌트의 왼편에서 전진을 멈췄다.

부대가 멈춘 것을 확인한 트렌트는 메크의 동체를 돌려 먼 뒤편에서 전진을 멈춘 나머지 부대원들을 흘끗
바라보았다.
그의 뒤편으로 거만한 성격의 크리스타가 몰고 있던 흑갈색의 갈로와글라스 메크, 메크워리어 제로니모가
몰고 있던 다이큐 메크, 그리고 메크워리어 윈체스터가 몰고 있던 베놈 메크가 대지 위에 서 있는 모습이
트렌트의 눈에 들어왔다.
부대에 소속된 메크들 중 가장 중량이 적게 나갔던 베놈 메크는 완전히 수리를 끝마치지 못했는지, 메크의
장갑이 우툴두툴하게 장착되어 있었다.

잠시 호흡을 가다듬은 트렌트는 음성 스피커를 통해 동료들에게 격려의 말을 전송했다.

" 이 계획이 위험스럽다는 것은 모두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난 너희들이 영광된 죽음의 장소를 찾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지금 이 장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승리이다. 오늘 너희들이 여기서 죽거나, 혹은 살지라도 너희의 족보는 너희가 클랜의 적을 맞아
영광스럽게 싸웠다는 것을 기록할 것이다.  스모크 재규어의 혼을 가슴에 품은 자들이여, 저들에게 클랜의
분노를 보여주자. 공격 ! "

절벽 아래로 보이는 HPG 시설 쪽으로 트렌트의 부대 메크들이 일제히 미끄러져 내려가기 시작했다.

HPG 시설의 전경이 가까워지면서 5개의 건물을 감싸고 있는 육각형 모양의 단단한 회색 벽이 시야에
드러났다. 절벽을 내려온 트렌트의 마라우더 II 메크는 컴스타군이 시설 내부로 진입하기 위해 뚫어논
것으로 보이는 회색 벽 사이의 구멍으로 들어가, 재빨리 HPG 시설 내부로 진입했다.
메크의 허리 높이로 흩어져 있던 대 메크 진입 장벽 뒤로 이동한 트렌트는 다가올 컴스타군의 반격을
대비하기 위해 사격 준비를 취한 채 뒤따라 들어오고 있는 아군 메크들을 엄호했다.

마지막 아군 메크가 시설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건물 한 편에서 해골 모양의 얼굴을 가진 거대한 컴스타
메크가 출현했다. 아틀라스 메크임을 직감적으로 확인한 트렌트는 망설임없이 PPC(입자 하전포)를
아틀라스의 동체 중앙에 발사했고, 파란 불길의 PPC 공격에 직격당한 아틀라스 메크는 동체 전반에
전기불꽃을 튀기며 잠시 기우뚱거렸다.

' 2분. 2분이다. ' 트렌트는 아까 계곡 위에서 확인한 제한 시간을 입속으로 되뇌었다.
그의 앞편으로 메크워리어 델레온의 코모도 메크가 호리호리한 체형의 퀵드로우 메크를 향해 10문의
중구경 레이져 공격을 퍼붓고 있었다. 적보라색의 중구경 레이져 공격은 메크 진입 장벽으로 막 몸을 숨기려
하고 있었던 컴스타 퀵드로우 메크의 오른손을 갈가리 찢어 놓았다. 그러나 컴스타의 퀵드로우 메크는
중구경 레이져에 맞기 직전, 한 무더기의 단거리 미사일을 코모도 메크에게 발사했고, 코모도 메크의
주변에 짙은 먼지구름과 함께 파편이 흩날렸다.

갈로와글라스 메크와 다이큐 메크는 메크 진입 장벽 뒤에 몸을 숨기고 있던 컴스타의 소형 센티넬 메크에게
위력적인 협공을 퍼붓고 있었다. 진입 장벽이 파괴되면서 거대한 바윗덩어리들이 센티넬 메크에게 무너져내렸고,
미처 피하지 못해 바윗덩어리에 깔리고 만 센티넬 메크는 쓰러진 채로 일어나려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PPC 공격에서 회복된 아틀라스 메크가 트렌트의 마라우더 II 메크의 오른쪽 다리를 향해 가우스 소총 공격을
개시했다. 마라우더 II 메크의 동체가 크게 돌아가면서 트렌트는 재빨리 조준경을 아틀라스 메크로 다시 돌렸지만,
그 뒤를 이어 아틀라스 메크의 미사일과 레이져 공격이 마라우더 II 메크의 몸통으로 날아들었다.

조종석의 제 1 전술 화면에 보여지는 메크의 피해 상황에는 마라우더 II 메크의 오른쪽 어깨 부분과
몸통에 경미한 손상을 입었다는 노란색의 빛깔이 처져 있었다.
PPC 와 LB-X 자동포로 무장을 전환한 트렌트는 신경 헬멧에 조준 완료를 나타내는 신호음이 들리자
가차없이 아틀라스 메크의 왼쪽 부위로 알파 스트라이크 공격을 개시했고, 이 공격으로 인해 아틀라스 메크의
오른편에 거대한 구멍이 생겨났다.

다시금 공격을 재개하려 했던 트렌트였지만, 신경 헬멧에 울려퍼지는 열 경고음을 듣고 공격을 단념하고 말았다.
이 메크는 클랜제가 아닌 이너 스피어 제 메크였기에, 열 처리 능력은 클랜 메크에 비해 대단히 뒤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

열이 식기를 기다리고 있던 트렌트에게 또다시 아틀라스 메크의 가우스 소총 공격이 이어졌다.
메크의 동체가 직격됨에 따라 메크는 소총의 진행 방향을 따라 크게 돌아갔고, 메크의 동체를 다시금
회전하던 트렌트의 눈에 컴스타의 썬더볼트 메크가 아군 베놈 메크의 숨통을 끊는 장면이 들어왔다.

썬더볼트의 공격으로 다리가 찢겨져나가면서, 잠시 비틀비틀하던 베놈 메크가 메크의 무게를 이기지 못한
채 대지 위에 쓰러졌고, 곧 밝은 섬광과 함께 폭발해버렸다.

' 부디 고통없는 죽음이 되었기를 '

베놈 메크 뒤로 나타난 루카스의 '히타모-치' 메크가 베놈 메크의 죽음을 복수하려는 듯, 썬더볼트 메크에게
알파 스트라이크 공격을 가했다. 그러나 이 공격은 썬더볼트 메크의 균형을 잠시 빼앗았을 뿐, 썬더볼트 메크는
메크 진입 장벽 뒤로 몸을 숨겨 버렸다.
그의 선조들은 과거 클랜 전쟁 시대의 유명한 클랜 전사이자 역사학자였다. 소년 시절, 역사의 중요성을 배웠던 그는, 이제 , 메크워리어'암흑기' 가 도래함에 따라, 본명을 버리고 이름을 cardova 3세로 바꾼 뒤, 과거 그의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그랬듯이, 냉철한 눈과 차가운 마음으로 이너 스피어를 주시하며 역사를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