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트릭스 -혁명- 그 이후 - 작가 : Binah
'매트릭스 : 혁명' 이후의 매트릭스 세계를 그려나간 팬픽.
혁명(Revolution) 이후 매트릭스는 어떻게 되었는가?
혁명(Revolution) 이후 매트릭스는 어떻게 되었는가?
글 수 27
1.
"음냐, 음냐~ 여보, 이 앞 45번가 모퉁이 가게에서 베이글좀 사줘요"
이여자가 언제 결혼했다고 여보소리를 하지? 옆에 나란히 누워있는 헬렌의 목소리는 잠꼬대인지 실제인지 구분이 안갔다. 그래서 다시한번 확인해 보기로 했다.
"방금 여보라고 했어?"
"꼭 투자 전문 이사님이라고 불러야 베이글 사줄꺼예요?, 참내 꼭 기분을 망치네"
헬렌은 게슴치레 뜬 눈으로 투정을 부리기 시작했다.
"아 알았어, 금방 갔다올게"
나는 헬렌의 말에 답을 하고 주섬주섬 옷을 챙겨 입었다. 하긴 다들 환상과 현실도 구분을 못하는 처지에 호칭이나 관계가 무슨 소용이랴....
나는 전용 오피스텔을 나와서 엘리베이터 앞에 섰다. 그리고 1층을 누르고 기다렸다. 잠시후 엘리베이터가 열렸으나 엘리베이터 안은 텅 비어있었다. 지금같이 느즈막한 평일 오후에는 값비싼 순종 강아지를 품에 안고 산책을 나가시는 부잣집 둘째 마님 들이 엘리베이터를 탈 시간인데 말이다.
이런 저런 생각으로 1층을 내려가서 오피스텔 건물을 나서서 헬렌이 말한 가게로 발걸음을 옮겼다. 요즘과 같은 상황에서도 엘리베이터를 움직일 정도의 전력들이 원활히 공급된다는 것은 이상하다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더 이상한 일이 눈앞에 벌어질줄이야.....
헬렌이 말한 45번가 도로와 가게는 거기에 없었다.
마치 누군가 45번가 도로의 저쪽 부분부터 도시를 가로지르는 선을 그어놓고 그 선 너머는 하얀 공터로 만들어 버린 것 같이 보였다. 그 선의 중간에 걸쳐있는 건물들은 선의 이쪽편은 건물이 남아있으나 그 반대편은 건물이고 뭐고 남아있지 않은 그냥 하얀 공간이 되어있었다.
2.
"매트릭스 재 정비 계획에 따라 본 구역은 삭제후 재 설정 중인데요, 혹시 미 적응자 이신가요?"
하얀색 정장을 입은 세명의 여자중 가운데 여자가 앞으로 나서서 내게 말을 걸었다.
미적응자? 그건 또 뭐지?
나의 어리둥절한 표정을 보고 세 여자는 이해한다는 표정으로 나에게 다가섰다.
"저희는 매트릭스 '해방' 계획의 보조 프로그램으로 '헬퍼(helper)'라고 합니다. 이전에 '요원(agent)'이라고 불리우던 프로그램을 소스로 사용합니다만 인간에 대한 적대감 같은 것은 전혀 없습니다."
도대체 이여자들이 무슨소리를 하는거야? 나는 슬슬 두려움을 느끼면서 뒷걸음질 치기 시작했으나 세 여자중 두명의 여자가 나의 양팔을 붙잡았고 한명의 여자는 볼펜 모양의 주사기를 내 목에 들이댔다.
"걱정 하지 마십시오. 저희는 그동안 방송을 접하지 못하셔서 아직 '밖'에 적응하지 못하신 선생님 같은 분들을 위해 준비된 프로그램입니다. 선생님께서 자발적으로 협조를 하셨다면 이런 주사같은 것은 필요없이 알약 하나로 해결됐을텐데요....잠시 정신을 잃으신후 깨어나시면 '밖'으로 나가실수 있으실겁니다. '밖'에서는 다른 인간 분들이 선생님을위한 적응 교육 프로그램을 준비해 놓으셨으니 마음 놓으셔도 됩니다."
나는 버둥거리면서 소리쳤다.
"이거놔, 누가 '해방'시켜 달랬어? 아직 헬렌이 내 오피스텔 안에 있단 말이야!! 이거놔!!"
나는 갑자기 목에 따끔한 통증이 느끼면서 심한 멀미와 함께 정신을 잃었다.
'헬렌!! 헬렌!! ........'
꿈인지 현실인지 위인지 아래인지 혹은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구분이 안가는 속에서 눈앞에 서있던 헬렌은 희미한 미소를 지으면서 점점 하얗게 사라져 가고 있었다.
3.
"깨어 나셨군요, '밖'으로 나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낮선 목소리와 함께 정신이 든 뒤 나는 눈을 떠서 희미하게 보이는 주변 풍경을 확인 하고는 깨달았다. '밖'이라는 곳을 왔다는 사실을....
내가 처음 맞이한 '밖' 이란 곳은 하수도 냄새가 나는 커다란 홀에 수를 셀수 없을정도로 많은 야전 침대들이 놓여있었고 커 다란 홀의 허공에는 문어처럼 생긴 기계들이 사람들을 들것이나 캡슐에 태워서 이리 저리 옮기고 있었다.
"헤 헬렌~!!, 헬렌 어딨어? 헬렌 어디있냐구!!"
내 머리맡에 서있던 남자는 차트를 보면서 나에게 말을 했다.
"같이 계시던 여자분에 대해서는 'helper' 들에게서 보고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말씀하신 지점에 여자분이 않계시더군요, 게다가 선생님을 이곳으로 모셔온 직후 선생님이 계시던 지역은 삭제, 재정리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나는 점점 뚜렷해지는 시야를 느끼면서 다시 소리쳤다.
"당신네들이 그곳을 '가상 현실' 이라고 말한다면 이곳에서 헬렌의 몸둥아리라도 찾았을거 아냐!!"
좀전까지 차분하게 대답하던 남자는 식은 땀을 흘리면서 머뭇거리다가 말문을 열었다.
"죄송합니다. 이런일은 '해방'이후 처음입니다만.....'helper'들도 여자분의 소재를 파악못했고, 여자분이 계신 것으로 추정된 지역이 삭제된후 여자분의 본체를 발견하였습니다. 일단 급한대로 조치를 취해서 여자분의 본체의 생명은 유지되고 있으나 여자분의 의식은 삭제 되었습니다."
"음냐, 음냐~ 여보, 이 앞 45번가 모퉁이 가게에서 베이글좀 사줘요"
이여자가 언제 결혼했다고 여보소리를 하지? 옆에 나란히 누워있는 헬렌의 목소리는 잠꼬대인지 실제인지 구분이 안갔다. 그래서 다시한번 확인해 보기로 했다.
"방금 여보라고 했어?"
"꼭 투자 전문 이사님이라고 불러야 베이글 사줄꺼예요?, 참내 꼭 기분을 망치네"
헬렌은 게슴치레 뜬 눈으로 투정을 부리기 시작했다.
"아 알았어, 금방 갔다올게"
나는 헬렌의 말에 답을 하고 주섬주섬 옷을 챙겨 입었다. 하긴 다들 환상과 현실도 구분을 못하는 처지에 호칭이나 관계가 무슨 소용이랴....
나는 전용 오피스텔을 나와서 엘리베이터 앞에 섰다. 그리고 1층을 누르고 기다렸다. 잠시후 엘리베이터가 열렸으나 엘리베이터 안은 텅 비어있었다. 지금같이 느즈막한 평일 오후에는 값비싼 순종 강아지를 품에 안고 산책을 나가시는 부잣집 둘째 마님 들이 엘리베이터를 탈 시간인데 말이다.
이런 저런 생각으로 1층을 내려가서 오피스텔 건물을 나서서 헬렌이 말한 가게로 발걸음을 옮겼다. 요즘과 같은 상황에서도 엘리베이터를 움직일 정도의 전력들이 원활히 공급된다는 것은 이상하다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더 이상한 일이 눈앞에 벌어질줄이야.....
헬렌이 말한 45번가 도로와 가게는 거기에 없었다.
마치 누군가 45번가 도로의 저쪽 부분부터 도시를 가로지르는 선을 그어놓고 그 선 너머는 하얀 공터로 만들어 버린 것 같이 보였다. 그 선의 중간에 걸쳐있는 건물들은 선의 이쪽편은 건물이 남아있으나 그 반대편은 건물이고 뭐고 남아있지 않은 그냥 하얀 공간이 되어있었다.
2.
"매트릭스 재 정비 계획에 따라 본 구역은 삭제후 재 설정 중인데요, 혹시 미 적응자 이신가요?"
하얀색 정장을 입은 세명의 여자중 가운데 여자가 앞으로 나서서 내게 말을 걸었다.
미적응자? 그건 또 뭐지?
나의 어리둥절한 표정을 보고 세 여자는 이해한다는 표정으로 나에게 다가섰다.
"저희는 매트릭스 '해방' 계획의 보조 프로그램으로 '헬퍼(helper)'라고 합니다. 이전에 '요원(agent)'이라고 불리우던 프로그램을 소스로 사용합니다만 인간에 대한 적대감 같은 것은 전혀 없습니다."
도대체 이여자들이 무슨소리를 하는거야? 나는 슬슬 두려움을 느끼면서 뒷걸음질 치기 시작했으나 세 여자중 두명의 여자가 나의 양팔을 붙잡았고 한명의 여자는 볼펜 모양의 주사기를 내 목에 들이댔다.
"걱정 하지 마십시오. 저희는 그동안 방송을 접하지 못하셔서 아직 '밖'에 적응하지 못하신 선생님 같은 분들을 위해 준비된 프로그램입니다. 선생님께서 자발적으로 협조를 하셨다면 이런 주사같은 것은 필요없이 알약 하나로 해결됐을텐데요....잠시 정신을 잃으신후 깨어나시면 '밖'으로 나가실수 있으실겁니다. '밖'에서는 다른 인간 분들이 선생님을위한 적응 교육 프로그램을 준비해 놓으셨으니 마음 놓으셔도 됩니다."
나는 버둥거리면서 소리쳤다.
"이거놔, 누가 '해방'시켜 달랬어? 아직 헬렌이 내 오피스텔 안에 있단 말이야!! 이거놔!!"
나는 갑자기 목에 따끔한 통증이 느끼면서 심한 멀미와 함께 정신을 잃었다.
'헬렌!! 헬렌!! ........'
꿈인지 현실인지 위인지 아래인지 혹은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구분이 안가는 속에서 눈앞에 서있던 헬렌은 희미한 미소를 지으면서 점점 하얗게 사라져 가고 있었다.
3.
"깨어 나셨군요, '밖'으로 나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낮선 목소리와 함께 정신이 든 뒤 나는 눈을 떠서 희미하게 보이는 주변 풍경을 확인 하고는 깨달았다. '밖'이라는 곳을 왔다는 사실을....
내가 처음 맞이한 '밖' 이란 곳은 하수도 냄새가 나는 커다란 홀에 수를 셀수 없을정도로 많은 야전 침대들이 놓여있었고 커 다란 홀의 허공에는 문어처럼 생긴 기계들이 사람들을 들것이나 캡슐에 태워서 이리 저리 옮기고 있었다.
"헤 헬렌~!!, 헬렌 어딨어? 헬렌 어디있냐구!!"
내 머리맡에 서있던 남자는 차트를 보면서 나에게 말을 했다.
"같이 계시던 여자분에 대해서는 'helper' 들에게서 보고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말씀하신 지점에 여자분이 않계시더군요, 게다가 선생님을 이곳으로 모셔온 직후 선생님이 계시던 지역은 삭제, 재정리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나는 점점 뚜렷해지는 시야를 느끼면서 다시 소리쳤다.
"당신네들이 그곳을 '가상 현실' 이라고 말한다면 이곳에서 헬렌의 몸둥아리라도 찾았을거 아냐!!"
좀전까지 차분하게 대답하던 남자는 식은 땀을 흘리면서 머뭇거리다가 말문을 열었다.
"죄송합니다. 이런일은 '해방'이후 처음입니다만.....'helper'들도 여자분의 소재를 파악못했고, 여자분이 계신 것으로 추정된 지역이 삭제된후 여자분의 본체를 발견하였습니다. 일단 급한대로 조치를 취해서 여자분의 본체의 생명은 유지되고 있으나 여자분의 의식은 삭제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