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Fiction, Science Fantasy, Sci-Fi, (우리 쪽에서는 Space Fantasy까지)
다양한 말로 불리는 SF를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리고, 누가 옳다고 할 수도 없고 말이지요.

어떤 분들은 아이작 아시모프의 작품이나 아서 C 클라크의 작품 정도가 되지 않으
면 SF로 보지 않으며, 반면 어떤 분들은 드래곤볼까지 SF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객관적인 것이 아니라 다분히 주관적인 기준에서 말을 하자면,

' SF란, [과학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작품 '

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고 봅니다.

SF 자체가 당시의 과학 기술이나 상황을 근거로 만들어내는 작품이므로 미래의
상황을 완벽하게 꾸미거나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과학적인 입장에서 세계를 살펴보고 그것을 나름대로의 기준을 갖고서
풀어나갔다면 그것을 SF로 볼 수 있다고 하는 것이지요.

저는 그것을 ' 자기 자신의 과학적 세계관에 충실한 작품 '이라고 바꾸어서 설명
하곤 합니다.

세계관이란, 그 작품 나름의 어떤 법칙이 적용되는 세계를 말합니다.

드래곤볼로서 말하자면 ' 전투력 18000의 베지타가 필살기를 써서 공격하면 지
구를 파괴할 수 있다. ' 라는 정도가 그 세계의 세계관이라고 할 수 있겠군요.(그
런 점에서 그 후에 전투력 수십만, 수백만, 수천만의 괴물들이 넘치는 드래곤볼
은 SF로 볼 수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앞에서 정의한 세계관의 과학적 법칙을
깨뜨리고 있기 때문이지요. 드래곤볼의 세계에서는 피를 끝없이 흘려도 사람이
죽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드래곤볼에 나오는 지구가 우리의 지구가 아니므로)
전투력 18000이 사용하는 필살기가 아무리 세다고 해도 18만의 위력이라면, 수천
만의 전투력을 가진 자들이 싸우면 가벼운 일격으로 지구는 파괴되어야 합니다.)

SF 팬들 중에는 스타워즈나 배틀테크와 같은 작품을 SF로 보지 않는 분들이 있
습니다만(스페이스 오페라라고 부릅니다.) 제 기준에서 보자면, 이들은 SF 입니
다. 왜냐하면 자기 스스로 생각해낸 세계관에서의 법칙을 결코 무시하지 않고,
그 세계관 속에서 세계관의 법칙을 따라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과학적 상상력에 입각하여, 상황들을 나름대로의 과학으로 설명하고자
합니다. 이를테면, 이 함선은 크기가 이 정도에 어느 정도의 엔진을 싣고 있기에
이 정도의 위력이 나온다거나 하는 식으로 말입니다. 게다가 에피소드 1에서는,
포스라는 힘이 존재하게 하는 과학적인 법칙까지 소개하고 있지요.

SF 라는 세계는 공상의, 다시 말해 가공의 세계이기 때문에, 그 속에서의 법칙은
우리의 세계와 완전히 다를 수 있습니다. 때문에 우리 세계의 물리학이나 과학법
칙을 무시한 것이라도 SF는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SF라면, 최소한 자기 자신의 세계 속에서 적용되는 과학적 법칙은 깨뜨
려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솔직한 의미로 아이작 아시모프의 작품에서도 현재의
과학 법칙으로서는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 있지만, 그들의 작품에서는 그들 자신
이 적용한 과학적인 법칙(한계라도고 할 수 있습니다.)을 충실하게 지키고 따르
기 때문에, 정통파 SF의 최고봉으로 인정받는 것이지요.

SF의 세계는 미래 만이 아니라 과거가 될 수도 있고(타임머신이나 평행 세계 이
야기 등) 무대가 꼭 우주가 아니라도 관계없습니다. 그러나, 어떤 무대에서 활약
하는 이야기건, 그 무대에서 적용되는 과학적인 규칙을 준수하지 않는다면 그것
은 이미 SF로서의 가치를 완전히 잃는다고 봅니다.

하지만, 우리 세계에서 말이 안 된다고 해도, SF 작품의 세계에서 말이 된다면,
그것은 일단 SF의 한 가지로 보아도 좋지 않을까 합니다.

다만, 그 작품의 세계는 어느 정도 과학적인 법칙으로서 설명이 되어야 하죠. 그
과학적 법칙이 설사 작가의 상상에 의해 만들어낸 것이라 해도 말입니다.(과거의
작품을 지금의 눈으로 살펴본다면, 현재의 과학 기술이나 물리 법칙을 따르지 않
는 사례가 많습니다. 그러나, 그것들은 SF로서 인정받고 있죠.

질문 : 고대의 어떤 평행 세계에서 주인공은 학자를 만나서 마법에 대한 기술 체
계를 배우게 되고, 세계에 흐르는 정령력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정
령력을 어떤 힘에 의해 제어하는 법에 의해서 마법을 사용한다면, 이는 SF라
고 보아야 할까요?

답변 : 마법이라는 것이 현재 기술로서는 밝혀지지 않았다고 해도, 어떤 과학적인
법칙이 적용될 수도 있습니다. 작품의 전체 내용에 따라 다르겠지만, 만약에
마법이 ' 단순히 사용한다. '는 내용이 아니라, 과학적인 상상력에 의해서 기술
되어서 설명된다면 이 역시 SF의 일종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다만, 마법은 이렇게 되어서 사용한다는 설명 만으로 SF로 정의하기는 어
렵습니다.
일반적으로 과학적인 상상력은

질문 : 먼 우주 시대의 이야기로 주인공은 강력한 힘을 가진 초능력자입니다. 불
사신인 주인공은 우주선을 타지 않고 우주를 날아다니며 무한한 힘으로 상대
초능력자들을 간단히 절멸시켜 버립니다. 그의 앞에는 끝없이 강한 상대들이
계속 등장하는데, 처음의 적은 라이벌이었지만 어느새 형편없는 존재로 바뀌
고 맙니다. 물론, 주인공은 계속 강해져서 점점 강해지는 적들을 일일이 처치
하고... 이건, SF일까요?

답변 : 작품 내부에서 초능력자가 어떻게 정의되었는가에 따라 다릅니다. 다만,
과학적인 세계관에서 입각하자면 아무런 설명없이 툭 튀어나온 초능력자인
경우, SF라기보다는 판타지로 보기 쉬운 경우가 많습니다. 더욱이 유일무이
하고 절대적인(신과 같은?) 초능력자가 등장한다면 더욱 그러합니다. 이러한
인물들은 작품의 현실성을 떨어뜨리고, 과학적 상상력의 개입을 어렵게 합니
다.
현실성이 사라져 버린 작품은 이미 SF로서의 가치를 잃게 되기 때문입니다.
무협지의 경우에도 김용과 같은 이의 작품은 '현실성'이 있는 작품으로 느끼
지만, 대본소판 무협지는 비현실적이라고 느끼는 것은 바로 그 때문입니다.

이러한 작품을 보면, 초반에 무림 최고 고수 5명이 등장하지만, 중간만 읽어
도 이미 이들은 무림 최고 고수는 커녕 중간에도 미치지 못하는데다, 주인공과
악당(의 대장)은 이들을 손가락 하나로 없애버립니다. 무슨 무슨 검, 또는 무슨
무슨 장 이라는 무림의 숨겨진 비술을 이용해서 말이지요.
물론 이러한 계기를 위해서 주인공 혼자만 이상한 비급이란 비급을 다 얻고,
이상한 보배란 보배는 다 얻도록 해서 무턱대고 강해지도록 합니다만.
(1000년에 한번 나온다는 보배가 주인공에게만은 수십, 수백개씩 등장합니다.
물론, 절멸되었다는 최고의 무공들도 주인공에게만은 잘 등장하죠.)
이러한 것은 스스로가 생각한 세계관 자체를 완전히 뒤흔들어서 무너뜨리고
있으므로, 현실성이 떨어지는 것입니다. 반면, 김용의 작품들은 절대 고수라는
존재를 용납하지 않으며(가장 강했을 것으로 생각되는 의천도룡기의 장무기나
천룡팔부의 단예조차 말 그대로 무적은 아닙니다.) 그 내부의 세계관을 충실히
따르고 있기 때문에 현실성을 느끼게 하죠. 서양의 기준으로 볼때 과학적 상상
력을 동원한 것은 아니지만, 동양 의학이나 동양의 과학적 기준에서 접근하면,
얼핏 SF라고 할 수도 있을 듯이 느끼게 합니다.^^

P.S) 이야기를 이렇게 늘려서 설명하면 세상에 SF 아닌게 없게 될 것처럼 느껴집
니다. 따라서 일반적으로는 현재 세계의 과학적인 상상력에 입각한 것을 기준
으로 삼는게 편하다고 해야 겠군요.구체적으로는 과학적인 법칙들이 수치화되
고 이론으로서 설명되는 것을 SF라고 보는게 좋을 듯 합니다.
그런 점에서 판타지나 무협지는 SF라고 하기 어려운 것이지요.

PS2) SF라는 약자를 SFX와 착각하는 분들도 많습니다.(국내의 많은 영화 평론가
들도 그러합니다. 이를테면, 비천무나 퇴마록 같은 작품을 SF라고 소개한 잡지
나 신문들이 꽤 많았지요.
이러한 작품들은 SFX(Special Effect-특수효과의 약자) 작품이긴 하지만,결
코 SF 작품은 될 수 없습니다. 뭐, 여기 오시는 분들이라면 이 정도는 알고 계시
리라 생각합니다만.
profile

과거를 아는 이는 현재를 이끌어가고 미래를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역사와 SF... 어딘지 어울리지 않을 듯 하지만, 그럼 점에서 둘은 관련된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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