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음... 말 그대로 조금 무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꿈이라는게
어떠한 형태로 영상이 나오는지는 아직 밝혀진 바가 없지만, 분명히 꿈을
꾸는 사람의 기억과 연관되어서 등장한다고 하니까요.

실제로 꿈을 꾸었던 상황을 떠올려보면, 뭔가 뚜렷하지 않은 느낌을 갖게
되는데(뚜렷하다고 생각되는 것은 자신의 상상이라고 할까요?) 그것은 꿈
이 영상의 형태로 나오기보다는 사람의 기억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영상이
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블럭을 맞추어서 비슷한 영상을 만들듯이.)

일단, 사람의 시계 자체가 일반적인 영상과는 다르게 기억됩니다.

사람의 시각 기능은 TV 카메라와는 달리 초점 부분을 제외한 부분의 해상
도는 매우 낮습니다. 즉, 사람이 기억하는 영상은 가장 중요한 부분 뿐이
라는 것이지요.

그리고, 영상의 기억 역시 영상 그 자체가 기억되는게 아니라, 기존에 알
고 있는 기억과 조합하여 대충 비슷한 형상으로 기억합니다.(특징을 잡아
서 기억하는 방식으로 말하자면 몽타지를 만들듯이 기억됩니다.)

데자뷰(어디에서 본 것 같은 느낌을 받는 현상)는 바로 이러한 인간의 기
억 기능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즉, 인간은 영상을 영상 그대로 기
억하지 않고 특징을 잡아서 기억하므로 그 특징과 비슷한 것 같으면 어디
에서 본 것 같은, 또는 한번 온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되는 것이지요.

꿈이 영상처럼 보이게 되는 현상에 대해서는 아직 잘 알려진 바가 없지만,
꿈은 특징으로 저장된 기억을 인간의 무의식 속에서 조합하여 보여주는 것
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이 역시 특징을 중심으로 묘사되며 그것이 정확히
어떤 것인지는 꿈을 꾸는 사람 자신이 이해를 해 버리는 것이지요.
(이를테면, 꿈 속에 나온 여성이 인기 배우 이 소X라고 생각해 버리면 깨어
난 후 꿈에서 이 소X를 보았다고 생각해 버리는 것입니다. 물론 다른 동물
들도 마찬가지겠지요...)

흔히 있는 이야기 속에서 꿈 속에선 아픔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하지만 이
역시 잘못된 일입니다. 왜냐하면, 꿈 속에서 아픔이라 느껴질만한 행동을
하게 되면, 그 자신이 ' 이것은 아픈거야 '라고 이해를 해 버리고 아픔을
느꼈다고 생각해 버리기 때문이지요.

꿈은 흑백이라는 이야기도 있지만, 이는 특징을 기억하기 때문이며, 사람
들이 평소 색상에 큰 관심을 갖지 않기 때문입니다.(평소에도 색상에 관
심이 많은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꿈을 천연색으로 ' 느끼는 ' 경우가 많다
고 합니다. 이는 그 사람이 항상 물체의 색깔을 염두에 두고 생활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꿈 속에서 냄새나 맛을 느끼는 것도 그러합니다. 꿈 속에서 김치(라고 생각
되는 물체)를 먹었다면, 한국인들은 대개 ' 맛있다 '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리고 잠에서 깨면 ' 맛있는 김치를 먹었다. '라고 생각하게 되겠지요.

그러나, 김치라는 음식에 별로 익숙치 않은 경우, 평소 책에서만 보고 들었
던 경우, 김치(처럼 보이는 물체)를 먹고 잠에서 깨면, ' 기분나쁜 음식 '을
먹었다고 생각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는, 꿈이라는 것이 그 사람 각자의 기억을 바탕으로 하여 적당히 짜맞추
어 만들어진 또 하나의 기억이기 때문입니다.(어떤 이들은 무의식 속에서
낮의 기억을 재조합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것이라고도 합니다.)

그런 꿈을 단순히 영상화시켜서 자신이 꾼다는 것이 가능할까요? 아무리
보아도 무리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그 영상을 그대로 옮긴다면 도대체 뭐
가 뭔지 알아볼 수 없는 안개같은 풍경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그러니까, 암호와도 같은 풍경이 되겠군요. 도대체 이런 것을 뭐라고 알아
볼 수 있을지...

P.S) 인간의 기억 시스템이 이렇게 되어 있기 때문에, 신경에 직접 연결해
서 체험을 하는 가상 현실 시스템은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현 시점에서 생각되는 디지탈 시스템에서 얼렁뚱땅 넘어가는
인간의 기억 시스템을 이해할 수 있다곤 생각치 않기 때문이죠.(사실 인
간의 감각 시스템은 시각 만이 아니라, 청각, 미각, 촉각, 후각 등 다른 감
각도 얼렁뚱땅 넘어가는 일이 많죠. 그래서, 정확한 것을 추구하는 기계적
인 시스템에 맞지 않는다고 할까?)
profile

과거를 아는 이는 현재를 이끌어가고 미래를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역사와 SF... 어딘지 어울리지 않을 듯 하지만, 그럼 점에서 둘은 관련된게 아닐까요?

SF&판타지 도서관 : http://www.sflib.com/
블로그 : http://spacelib.tistory.com
트위터 : http://www.twitter.com/pyodogi  (한글)    http://www.twitter.com/pyodogi_jp (일본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