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흐르는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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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된 내용을 다룬 글들입니다. 그런데 읽다보니 문득 대학교 교양 수학 수업을 듣던 기억이 나더군요. 웃기게도 공대생이면서 수학과에서 공리계에 대해 논하는 것을 보고 신기해 했던 적이 있었거든요.
그 때는 그냥 넘겼는데 돌이켜 보니 여태까지 쭉 풀었던 수학 문제가 한 무더기의 명제들이었고 논리기호 덩어리였구나 하는 생각이 이제야 확 와 닿았습니다. 쭉 명제에 대해서 수업을 들어놓고서는 기가 찰 일이지요.
그런 면에서 생각해보건데 저 사건으로 저렇게 시끄럽다는 것 자체가 수학 교육의 글러먹은 면을 보여주는듯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문제의 정확한 해석, 교환법칙의 적용은 곁가지일 뿐이고 먼저 그 아래에서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지는 논리적인 비교, 판단에 대해 짚어서 교육하는 것이 더 시급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 문제의 문제는 방점을 어디에 찍느냐에 따라 달라지긴 하지만 교사-정확히는 교육과정-이 참으로 어리석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수학적으로야 5+...+5=30과 6+...+6=30은 명백히 다르지만 애초 서술문을 수학적 사실로 인지하는 문제를 내고선 그걸 공식으로 치환하라는 건 굉장히 멍청한 거죠. 문제가 저랬다면 답도 서술형으로 쓰도록 했어야 합니다. 특히 9살짜리 애들은 '5마리 개미의 다리가 각 6개니 총 30개'라고 생각하고 5*6=30이라고 쓸 수 있거든요. 물론 여기서 '바로 그게 문제의 함정이다'라고 할 수도 있지만 전 바로 그, '함정이라는 소리'가 진짜 병X이라는 거죠.
이건 뭐 '영희를 사랑하는 철수의 마음은 열정으로 가득차 하늘로 치솟았다'는 서술문 내 주고 마음이 어디에 존재하는 지 좌표 찍으라고 할 기세.
저 문제를 설명하며 어떤 교원시험 준비생은 대한민국의 수학 교육은 대단히 수준높다고 뿌듯해 하더이다.
결국 대학생이 될 즈음엔 구제불능의 빠가를 양산하는 대한민국 (수학)교육이 얼마나 멍청한 지는 관심이 없나보더군요.
9살짜리 애한테 저딴 걸 가지고 시비를 걸며 저 지랄을 해 대니 열아홉 살이 됐을 때는 당연히 빠가로 변해있을 수 밖에 없는 건데.
초등학생에게 겨우 현대대수학의 기초이신 군환체조차 무엇인지도 알려주지 않고 그런걸 오답처리해버리다니.
비가환환과 가환환의 정의가 무엇이고
그것을 어떻게 증명하며
어떠하게 활용하는지
충분히 가르쳐주고나서
그런 문제를 내셨어야하는데 말입니다.
곱셈을 애들보고 계산기를 대체하라고 가르친게 아닙니다.
인간이 제아무리 단순 계산을 잘한다 해봐야 컴퓨터보다 잘할 수는 없으니까요.
그냥,
개미다리 하나... 개미다리 둘... 개미다리 셋... 어... 까먹었다. 개미다리 하나...
이렇게 하는걸 조금만 생각하면 빠르게 알아낼 수 있다는것만 가르쳐줘도 됐는데요.
그냥 평상시에 열심히 일하려 하지 말고 영리하게 일하면 편하다는 경험만 시켜줘도 됐습니다.
대체 저런 근대 시대에나 나올법한 교육은 언제까지 할건지 모르겠습니다.
..........
이건 산수가 아니라 '국어 시험'인가요?
'다리 6개인 개미 5마리'가 아니라,
'5마리 개미의 다리가 각각 6개'라고 해서 틀렸다면 말입니다.
이에 대해 무언가 옹호하는 표현이 있지만, 모두 말이 안 됩니다. 왜냐하면 저 문제에서는 처음부터 '개미의 다리를 한마리씩 세어서 계산해서 답을 내라.'라는 조건이 없거든요.
선생님의 머리 속으로 아무리 그렇게 생각했다고 해도 소용 없습니다. 반드시 문제에서 그에 대한 내용을 알려주어야 합니다. 만일 누군가의 설명대로라면 저 문제가 잘못된 것입니다.
"아직 배우지 않았으니까 안 된다?"
그러한 내용을 아이들에게 납득시킬 수 있습니까? 그냥 교사 맘대로 재단했을 뿐이지요.
그런데 각종 수학이니 수학 교육학이니 하면서 이런 내용을 옹호하는 분들은 참...
수학교육학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모르겠지만, 교육학의 기본을 알고 있다면 저기에서 그냥 "틀렸다"라고 표기해서는 안 됩니다. 그래선 학생이 이해할 수 없을테니까요.
최소한 왜 틀렸는지에 대해 적절하게 알려주어야 할 것입니다.....만, 여하튼 틀려야 할 이유를 전혀 찾을 수 없다는게 문제.
수학선생님의 요구는 개미가 5마리가 있다면 다리는 몇개인지 "내게 설명하라"라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수학선생님의 채점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수학선생님의 방식 역시 관점을 조금만 비틀으면 옳은 이야기가 되기 때문입니다.
수학의 공리나 인간 사고의 본질에 관해서는 "어떠한 사람이라도 이해할 수 있게" 상대를 고려하여 설명해야합니다.
이러한 설명은 공리에 관한 내용은 물론, 듣는 사람의 사고방식이나 문화까지 알고 이해해야 가능합니다.
그런데 선생님은 개미 다리를 뽑아서 세려는 생각을 안하는거겠죠.
저게 오답인 이유는 선생님이 개미 다리를 각각 세는 사고 방식을 갖고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수학 선생님이 대학에서나 생각해봄직한 것을 초등학생에게 강요하면서 발생한겁니다.
아... 죄송합니다. 너무 댓글이 선생님이 잘못했다는거에 치우쳐져있어서
그 반대를 조금이라도 짜내서 적어보려 했는데 도저히 못하겠습니다.
논리가 등산을 하고있네요.
일전에 '쿠니미츠의 정치'라는 만화에서 초등학교 교과서를 보여주면서 '진도에 없는 한자'이기 때문에 히라가나로 표현한 것들이 나오는 걸 보고 황당해 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이를테면 '간장'이라는 글자를 '肝腸' 이렇게 쓰는데, '간(肝)'이라는 한자는 아직 배우지 않는 것이라면, かん腸라고 쓰는 겁니다. 뭔가 굉장히 이상하죠?
'초등학교 2학년 시험'이니 5*6은 틀렸다...라는 건 위의 내용과 비슷할 정도로, 아니 그보다 훨씬 이상한 내용입니다.
그나저나... 이런게 논쟁이 되는 걸 보면, 대한민국의 교육은 일본보다 이상했던 것이 사실이었군요.
'공교육에서 아직 가르치지 않은 부분이므로 몰라야 된다'
참 창의적인 창의수학이네요. 선생님의 창의성에 혀를 내두릅니다.
다만 창의적이긴 한데 수학은 아니군요.
저기에 무슨 가환법칙이니 뭐니 들고와서 교사가 잘했네 맞네 하는 사람들에 대한 거친 속내를 보이자면
"X랄도 풍년이네" 입니다.
어차피 구구단은 다 외우고 시작한다고 보자면, 경험적으로 5*6이나 6*5나 같다는건 알고있고,
곱셈의 엄밀한 정의: 앞의수를 뒤의숫자만큼 반복하여 더한다는 정의를 알고있는 사람은 수학전공자와 2학년 당시 곱셈을 처음 배우는 학생들뿐일겁니다. 3학년만 되어도 문제에서 필요한 숫자 두개가 나오면 기계적으로 두 수의 곱이 튀어나오지요.
엄밀한 학문의 영역과 일상생활의 영역을 구분못하고 날뛰니 이공계가 괜히 더 이상한 취급받는것 아닌가 생각도 들지요.
자기 자식이 저런식으로 빵점맞아도 자식이 공부가 모자라다고 이야기할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