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en.wikipedia.org/wiki/Surreal_numbers

 

 

에에...지난 번에 올린 초현실적 수와 관련된 글에서 대소관계의 정의에 관해 궁금해하시는 것 같아서 좀 더 구체적으로 적어 보려 합니다.

 

(물론 저도 제가 제대로 이해를 하고 있는지 잘 확신이 서지 않습니다마는 -_-)

 

우선 초현실적 수의 가장 기본 정의부터 다시 한 번 살펴볼까 합니다.

 

 

정의 1.

 

초현실적 수란, 예전에 이미 생성된 두 개의 다른 초현실적 수들을 포함하는 하나의 집합이다.

 

즉 해당 숫자에는 "오른쪽 집합"과 "왼쪽 집합"이 있으며,

 

오른쪽 집합 안에 들어있는 그 어떤 요소들도 왼쪽 집합에 있는 그 어떤 요소보다 작거나 같아서는 아니된다.

 

다시 말해서 초현실적 숫자는 다음과 같이 표기할 수 있습니다 : { L | R }

 

 

정의 2.

 

만약 초현실적 수 y가 초현실적 수 x의 왼쪽 집합에 속한 그 어떤 요소보다 작거나 같지 않고,

 

또한 y의 오른쪽 집합에 속한 모든 요소들이  x보다 작거나 같지 않다면,

 

초현실적 수 x는 초현실적 수 y보다 작거나 같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이 대소관계 부분, 즉 "작거나 같다" 혹은 "크다"라는 개념이 정확히 무엇을 뜻하는지 안 나와 있다는 점입니다.

 

일단 논문의 내용을 따라가보면 대소관계에 관해서 다음과 같은 예제를 들어 증명을 하고 있습니다.

 

 

우선 안이 텅텅 비어있는 초현실적 숫자 {  |  }를 0이라고 이름붙인 다음, 정의 2를 사용하여 0이 0보다 작거나 같은지를 증명해봅시다.

 

(여기서 "작거나 같다 혹은 크다"는 것이 대체 무슨 의미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하여튼 간에)

 

이것이 진리이기 위해서는 우선 다음과 같은 조건들을 만족시켜야 합니다.

 

 

1)  어떤 한 {  |  }의 왼쪽 집합(이 경우 공집합)에 속한 그 어떤 요소도 상대편 {  |  }보다 크거나 같아서는 아니된다.

 

2) 또 상대편 {  |  }의 오른쪽 집합(이 경우 공집합)에 속한 그 어떤 요소도 {  |  }보다 작거나 같아서는 아니된다.

 

 

그런데 여러분도 보시다시피 이 초현실적 숫자들 내부에는 오직 공집합만이 있을 뿐이며, 비교할 수 있는 대상이 사실 존재하지 않습니다.

 

바로 이 때문에 우리는 아직까지 "작거나 같다"는 게 무슨 뜻인지를 모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논문 저자의 주장에 따르자면)

 

"어쨌거나" 초현실적 숫자 0은 0보다 작거나 같다는 것이 증명되었다고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입니다.

 

(혹시 이 부분에서 의문을 가지실 분도 계시겠습니다만, 현 상황에서는 이것이 틀렸다고 반증해낼 방법이 없습니다 -_-)

 

 

이제 다음 순서로 넘어가서 {  |  }이 { 0  |  }보다 작거나 같은지를 알아봅니다.

 

정의 2에 따르면,  {  |  }이 { 0 |  }보다 작거나 같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조건을 만족시켜야 합니다.

 

 

1)  {  |  }의 왼쪽 집합(이 경우 공집합)에 속한 그 어떤 요소도 { 0 |  }보다 크거나 같아서는 아니된다.

 

2) 또한 { 0 |  }의 오른쪽 집합(이 경우 공집합)에 속한 그 어떤 요소도 {  |  }보다 작거나 같아서는 아니된다.

 

 

하지만 여러분도 보시다시피 공집합 안에는 아무런 비교할 만한 요소가 들어 있지 않으므로,

 

{  |  }이 { 0 |  }보다 작거나 같다는 것은 "당연한(trivial)" 사실입니다.

 

(뭐, 좀 이상하게 들리실 수도 있겠습니다만 역시 반증 불가능합니다. 어떤 식으로든 주어진 조건을 어기지는 않았으니 말입니다 -_-)

 

 

이제 반대로 { 0 |  }가 {   |  }보다 작거나 같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여 봅시다.

 

이를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조건들을 만족시켜야 합니다.

 

 

1)  { 0 |  }의 왼쪽 집합에 속한 모든 요소는(이 경우 초현실적 숫자 0)  {  |  }보다 크거나 같아야 한다.

 

혹은(OR),

 

2) {   |  }의 오른쪽 집합(이 경우 공집합)에 속한 모든 요소는 { 0 |  }보다 작거나 같아야 한다.

 

 

조건들 중 2번째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최소한 1번째가 만족된다는 것은 확실합니다.

 

( 0이 {  |  }보다 작거나 같다는 것은 이미 위에서 증명된 바 있습니다...좀 궤변처럼 들리실 수도 있겠습니다만 -_-)

 

 

또한 우리는 동일한 과정을 통하여 {0 | }가 {0 | }보다 작거나 같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조건이 만족되어야 합니다.

 

 

1)  { 0 |  }의 왼쪽 집합에 속한 그 어떤 요소도(이 경우 0)  {  |  }보다 크거나 같아서는 아니된다.

 

그리고(AND),

 

2) { 0  |  }의 오른쪽 집합(이 경우 공집합)에 속한 그 어떤 요소도 { 0 |  }보다 작거나 같아서는 아니된다.

 

 

여기서 조건 2는 "당연히(trivially)" 진리이고, 조건 1번은 이미 위에서 증명된 바 있습니다.

 

...

 

지금까지 초현실적 수의 대소관계에 관해 몇 가지 사례를 들어 고찰해 보았습니다.

 

사실 저도 해당 내용을 읽으면서 잘 이해가 되지 않더군요.

 

저의 경우에는 "작거나 같다는 게 대체 무슨 뜻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정의에 따라 증명은 가능하다",

 

"혹시 납득할 수 없다면 공집합이 공집합보다 작거나 같지 않다(즉, 크다)는 것을 증명해오든지 -_-"...라는 식으로 이해를 했는데,

 

이런 논리가 옳은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뭐, 수학에서의 옳고 그름이야 전적으로 공리에 따라 결정되는 사안이지만서도-_-).

 

그러니까 좀 거칠게 표현하자면 논문 저자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는 셈이죠(최소한 저한테는 그렇게 보입니다만).

 

"비교 개념의 뜻? 그런거 몰라도 돼. 공리 준수가 중요하지. 증명? 반증만 불가능하면 되잖아. 숫자야 그냥 기호 갖다붙이면 되는 거고 -_-"

 

...뭐, 어쩌면 이게 수학의 특성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만, 그래도 뭔가 마음 한 구석에 의구심이 있는 건 사실입니다.

 

아니면 제가 아직 학문의 추상성에 익숙치 않아서 그럴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