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COM : Apocalypse란 게임의 팬픽입니다. 방학 동안에 개인적으로 소설을 하나 써보려 했지만 결국 제 글솜씨가 무진장 형편없다는 사실에 하늘높이 절규를 내뱉으며 실패하고 번역이나 살짝 건드려 본 것으로서, 이 팬픽의 특징이라면 팬픽 치고 상당한 수준을 보여 주지만, 문체가 끝내주게 지겹도록 늘어지고 묘사가 지나치게 많고 일본 관련 내용이 짙으며 성인지향적인(-_-) 내용이 있고 욕설 등이 난무하며 엔딩이 아주 썰렁하다는 겁니다. 그래서 끝까지 번역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에 대해서 고민을 좀 하고 있습니다. 일단 반응이 좋으면 계속하고 나쁘면 관두렵니다.

Edwin Fisher란 사람(이건 필명이고, 실제 이름은 Benjamin Wakuda Fischer)이 쓴 겁니다. 이 친구는 엑스컴 1편 배경으로 Kansai Arc이란 놈을 썼다는데, 정말 잘 썼다고 하더니만 현재로선 작가 홈페이지가 날아가 버려서 도무지 구할 수가 없군요. Internet Wayback Machine까지 써 봤지만 역시 구할 길이 없어요……아무튼 이놈은 전작보단 좀 못하다는 평에 그 후속작으로 나온 물건인 Apocalypse Arc이며, 제가 어쩌다 엑스컴 팬사이트에서 건진 이후로 역시 홈페이지가 개편되면서 구할 방법이 없게 된 물건입니다. 잘 썼다면서 인기는 없었나 봐요. -_-)

Wakuda란 중간 이름이 제시하듯이 작가는 일본계 미국인이고, 주인공부터 일본인이며 언급했듯이 이야기 자체에서 왜색이 좀 나는 편입니다. 전작인 Kansai Arc이야 말 그대로 일본 Kansai가 배경이었다니 그것보단 나을 테지만. 어쨌거나 제가 작년에 번역했던 엑스컴 팬픽과 비슷할 거라 생각하면 오산입니다. 게임과는 전혀 다른 암울해빠진 분위기에 각종 내용이나 설정도 원작과는 다릅니다. 지구를 지키는 엑스컴이 악역 비슷하게 나오고 컬트 오브 시리우스는 착하게 나오고, 게임 내용의 전부라 할 수 있는 외계인 전쟁은 그리 중요하지도 않은 판국이니 말 다했죠. 뭐, 개인적으로야 전에 번역했던 물건도 마찬가지지만, 팬픽이나 동인이란 게 원작의 rip-off여야만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므로 이런 쪽을 지지하는 편이긴 합니다.

무엇보다 제가 손대기엔 영어적으로 꽤 난이도가 있긴 합니다. 게다가 분량도 무진장 많아서 일주일에 이만큼씩 올린다면 적어도 6개월 정도는 걸리겠군요. 웬만한 장편 소설 길이인데도 제대로 번역할 수 있을지는……. 그래도 일단 고등학교 시절에 심심풀이로 번역해둔 부분을 썩히기 아까워서 올려 봅니다.




괄호 안에 넣은 것은 역주입니다.




Chapter 1 - 11th March 2084, Tuesday
1장 - 2084년 3월 11일 화요일


I crack open my eyes and peer at the clock. It reads 5:43. I try to remember why I'm awake. A machine gun fires a short burst nearby. The Popo is at it again. They're shooting people in the streets. Well, not actually streets. The apartment complex I live in is one of the more luxurious--I use the term loosely, for I have not yet moved out of the proletariat blocks--complete with a large, sealed atrium at its center. There's a bit of greenery in there, mainly for aesthetic value--the recyclotoruims do the majority of the cleaning-- and that's probably where the Popo is, shooting at troublemakers.
눈을 뜨고 시계를 바라본다. 오전 5시 43분. 내가 왜 깨어났는지 기억해내려 애써본다. 근처에서 기관단총이 짧게 점사를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또 짭새들이로군. 길거리의 사람들을 쏘고 있다. 음, 엄밀히 말해 길거리는 아니다.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 건물은 꽤나 화려한 곳이라서 - 비교적 그렇다는 것이다. 나는 아직 프롤레타리아 구역에 있으니까 - 가운데에 크고 밀폐된 홀이 있다. 주로 관상 용도로 쓰이는 화단도 있는데 - 일단은 리사이클로토리움(재활용 건물)이 청소를 대부분 해주니까 - 아마 거기에서 짭새들이 문제를 일으키는 놈들을 쏘고 있을 것이다.

Curfew ends at 7:00. No other reason to be up before that ungodly hour, unless you're working with the Popo or one of the big corporations or simply looking for a dumdum round in the forehead. I close my eyes and pull my pillow over my head. They fire a few more shots, also nearby, before I hear the reassuring whir of the cop car leaving. The atrium can be accessed from the lower parking garages, and that's how the Popo gets in there.
야간통행금지는 오전 7시에 끝난다. 그 황당한 시간에 밖에 나가 있을 이유는 없다. 짭새쪽 일을 하던가, 큰 기업 소속이던가, 이마에 총알로 장식을 하고 싶지 않다면 말이다. 눈을 감고 얼굴에 베개를 덮는다. 총성이 몇 발 더 이어진 후, 가까운 곳에서 경찰차가 휙 떠나가는 소리도 들린다. 다행이다. 아파트의 중앙 홀은 아래층의 주차장에서 들어올 수 있는 곳이니까 짭새도 그곳을 통해 들어왔을 것이다.

Popo officers don't like to journey on foot. They'd disappear in a second in some of the rougher prole housing projects. The gangs are getting quite ferocious out at the edge of town, in the old projects. Several dozen brave Popo officers have been killed over the last month. The turf wars are increasing, and it's all the Popo can do to keep them out of the better parts of the city. At least, that's what the media says. And everyone knows who's side they're on.
짭새놈들은 걸어 다니는 걸 싫어한다. 좀 많이 난폭한 프롤레타리아가에서 걸어다니다간 몇 초 안에 시체가 될 것이니까. 도시 외곽의 오래된 건물에선 갱들이 꽤나 설치고 있다. 갱들간의 구역 전쟁이 거칠어지고 있지만, 짭새들이 할 수 있는 거라곤 그놈들이 도시의 좀더 나은 구역까지 들어오지 못하게 막는 것뿐이다. 최소한 언론에선 그렇게 말한다. 그리고 언론들이 누구 편을 드는지야 누구나 다 알지.

I pull the cheap synthetic pillow off my face and look around. 5:45. I'll have to get up in fifteen minutes, anyway. I look across my small apartment. My television, radio, and lapcomputer are still there. The television is an old one, with the grainy two-dimensional pictures in dull color. Sensovision runs all the stations, and even though one's in Japanese and one's in Spanish and three are in Chinese, they all carry the same stuff. Advertisements and old motion-pictures and soap operas and all the other stuff the government wants you to waste your time with. Old plots, plagiarized from older plagiarisms. Shiny pictures of things you can't live without. Just mind-numbing trash to keep the proletariat under control.
나는 싸구려 인조 베개를 얼굴에서 치우고 주변을 살펴본다. 5시 45분. 아무튼 15분 내로 일어나야 한다. 좁은 방 안을 둘러본다. TV, 라디오, 노트북. TV는 구형 모델이라 흐린 2차원 화면이 나오는 것이다. 센소비전(게임상의 미디어 기업. 일종의 가상현실 체험장치를 판매.)이 모든 방송국을 운용한다. 1개는 일본어, 또 1개는 스페인어, 다른 3개는 중국어지만 내용은 죄다 같다. 광고와 옛날 영화와 드라마와 기타 등등 정부가 여러분들의 시간을 낭비시키길 원하는 잡다한 것들 뿐. 과거의 표절물을 또 표절한 낡아빠진 스토리에, 생활 필수품들의 반짝이는 모습들. 프롤레타리아들을 통제하기 위한 골빈 쓰레기다.

The radio is not much better. It's a shortwave, and a new one at that, so I can listen to the happenings in the old cities, the ones still standing. But the government controls those stations, too, and all they simply confirm the fact that everything, everywhere, is getting better by the moment. That's what they've been hashing out for the last hundred years. But if they say it enough times……. It's a rare occasion that someone does manage to construct a ham radio station. They're usually on the air for thirty minutes before the Popo triangulates them.
라디오도 다를 건 없다. 단파인지라 아직도 남아 있는 옛날 도시들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들을 수 있긴 하다. 하지만 정부는 그런 방송국들조차도 통제하는 덕분에, 거기선 모든 것이, 모든 곳이 갈수록 더 나아지고 있다는 사실만을 말할 뿐이다. 지난 1백년간 그들이 떠들어온 것과 하나도 다를 바 없다. 이제 그런 소리는 그만할 때가 된 것 같은데……. 가끔씩은 누군가가 개인 방송국을 만들곤 한다. 짭새가 그 전파 발신 지점을 삼각 측량하기 전에 한 30분 정도는 방송을 할 수 있다.

The lapcomputer is much different. I got it as a graduation present from my parents before they sent me off to here, this great northern metropolis, to receive a post-secondary education in chemical engineering. It's a fine computer, and occasionally, I use it for something other than playing computer games. No, I stopped playing those long ago. Just more mind control, training the proles to be better workers and soldiers. I use my computer to find out what's really happening.
노트북은 좀 다른 것이다. 부모님께서 이 끝내주는 북반구의 거대도시에 화학공학 중등과정 이후 수업을 받게 하려고 날 보내주셨을 때 함께 졸업 선물로 주셨다. 노트북 자체는 좋고, 나는 때때로 게임 이외의 용도로 이걸 쓴다. 아니지, 게임을 안 한지는 꽤 오래 되었다. 그런 것들이야 프롤레타리아들을 더 나은 노동자와 군인으로 만들기 위한 정신 통제 수단일 뿐이다. 나는 내 노트북을 써서 실제로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알아낸다.

It's kind of sad, really, that this toy of the big corporations wound up being used the way it is. Inside their massive supercomputers, derived expressly to calculate payrolls and bank balances, someone, somewhere, got the idea to disseminate information of a different color. It's where I find out what latest atrocity the Popo has committed and how the Jewish Defence League and SELF and Amnesty International will finally nail 'em and how the cases always get thrown out of court on lack of evidence, evidence that was destroyed by the Popo. That was the Internet. But the Internet is long gone……. now we have the Intranet, because now we're all part of one big corporation.
사실, 대기업들의 컴퓨터가 그 처음 주어진 용도로만 쓰인다는 건 슬픈 일이다. 그들의 거대한 슈퍼컴퓨터는 월급이나 은행 잔고 같은 거나 계산할 뿐이다. 나는 노트북을 통해 최근에 짭새들이 저지른 학살극이 어떤 것인지, 유대인 방위 연맹이나 SELF(Sentient Engine Liberation Front : 게임상에서 안드로이드들의 권익을 주장하는 단체)나 암네스티 인터네셔널이 어떻게 그 짭새들의 학살극을 고발하고, 그 학살극이 어떻게 증거 부족으로 재판이 취소되는지, 짭새가 어떻게 그 증거를 없앴는지를 알 수 있다. 그게 인터넷이 하는 일이었다. 하지만 인터넷은 옛날에 사라졌다……이제 우리에겐 인트라넷뿐이다. 이제 우리는 한 거대 기업의 일부일 뿐이니까. ('Inter-'는 '~사이'라는 뜻. 'Intra-'는 '~안에'라는 뜻입니다. 이미 지구는 황폐화되었으니 전세계의 인터넷망 또한 남아있을 리가 없죠.)

I put my feet on the cold tile floor, missing my sandals. I find them. I put on my uniform pants. Tight, and tailored to the exact specifications of my calves, thighs, and buttocks, I would much rather be wearing my civilian clothes. I look with longing at the loose, worn material of my greenish dungarees. But today I go to work, and I cannot wear them.
나는 차가운 타일 바닥에 발을 디딘다. 샌들이 없어서 찾는다. 유니폼 바지를 입는다. 장딴지, 허벅지, 엉덩이까지 정확히 맞도록 꽉 조이게 재단되어 있다. 평상복을 입고 싶어서 닳아빠진 헐렁한 녹색 노동복을 아쉽게 바라본다. 하지만 오늘은 일하러 가야 하기 때문에 저걸 입을 순 없다.

Real coffee is in short supply, reserved expressly for those who have money. I do not have money, but after today, I will. I drink purified water, not that from the tap. The water from my apartment's tap is clear and even lacks the outright salty tang of the worst prole apartments, but I still do not trust it. Twenty people died of it last month.
진짜 커피는 부족하기 때문에 돈 있는 자들만이 마실 수 있다. 나는 돈이 없지만 오늘 이후라면 그렇지 않을 것이다. 나는 정수된 물을 마신다. 수도관에서 나온 게 아니다. 내 방의 수도에서 나온 물은 비교적 맑고, 이런 최악의 프롤레타리아 아파트에서는 당연히 있어야 할 지독하게 톡 쏘는 소금맛도 안 나지만 나는 그걸 마시지 않는다. 지난달에만 그걸 마시고 20명이 죽었다.

I have read that the government doses all the water, and if the proles should rise up against it, that the government would stop the supply, making everybody sick before withdrawal kills us. There are many lies on the Intranet. I hope that this is one. So I keep my own supply of bottled water. I buy it on the concourse below, so I am sure that if the government is dosing the tap it is surely dosing my supply too.
정부가 모든 물에 약을 타고 있으며, 프롤레타리아들이 만약 그것에 문제를 제기한다면 정부가 물 공급을 끊어 금단증상으로 모두가 병을 앓고 죽게 될 것이란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다. 인트라넷엔 거짓 정보가 많다. 이것도 거짓이었으면 좋겠다. 그래도 나는 물병에 든 물을 직접 구한다. 이 물병은 아래층의 중앙 홀에서 사는 거니까 만약 정부가 수돗물에 약을 탄다면 이 물병에도 약을 탔을 건 틀림없다.

But that does not bother me much. There are other things to worry about. My apartment really is a mess, for example. One long side of it is a cheaply hewn desk with only two legs. it is nailed to the wall. I keep my television, radio, and computer there. I also eat off it, when the Popo comes during the day and questions those who don't have work passes. There is a small refrigerator underneath it in the corner, and a small hotplate above. The tap is in the bathroom, along with a toilet and a shower. The bathroom through a small door to the side of the apartment entrance.
하지만 그건 별 걱정이 아니다. 걱정할 건 그것 말고도 많으니까. 일례로 내 방은 정말 엉망이다. 한쪽 벽에는 대강 만든 싸구려 탁자가 다리 두 개로만 서서 벽에 못으로 고정되어 있다. 나는 거기에 TV, 라디오, 노트북을 놔둔다. 다만 짭새들이 낮에 찾아와서 작업 허가증이 없는 사람들을 심문할 때엔 그걸 떼어낸다. 탁자 모서리 아래엔 작은 냉장고가 있고, 그 위에는 작은 전열기가 있다. 수도꼭지는 변기와 샤워기와 함께 화장실에 있다. 화장실은 방 출입구 옆에 작은 문으로 들어가게 되어 있다.

On that desk's knotted, splintered surface--I think it is made of plywood--I also have great heaps of papers, papers from my schooling days and from my new job. There are disks there, too, in specially sealed lead packets, but I still get papers. I have a small satchel for them and my computer and my lunch. I cannot afford to eat out at the corporations' cafeterias, but if I make a favorable impression today, I will receive a meal card, just like the one from my university days.
그 탁자의 울퉁불퉁하고 금간 표면 - 아마도 베니어 합판으로 만든 것 같다 - 위에는 종이가 두텁게 쌓여 있다. 학교 다닐 때와 새 직장에서 나온 서류들이다. 특별히 밀봉된 납으로 된 케이스 안에 디스켓들도 꽤 있지만, 종이도 여전히 있다. 노트북과 점심 도시락, 그리고 그 서류들을 담는 작은 가방도 있다. 회사 식당에서 밥 먹을 돈은 없지만 만약 오늘 잘 보인다면 대학 다닐 때처럼 식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The other side of the room is my cot. I sleep on a huge, queen-size futon jacked off the floor by low, even crates I scavenged from the trash heap in the subbasement. I also have two old chairs. not much good for sitting on, but excellent clothes hangars in a pinch. My apartment lacks windows of any kind, and for that I am grateful. The Popo may be the most elite of any corporations' security forces, but they still can't shoot very straight. Many unfortunate people have been hit by their bullets while living in apartments overlooking the atrium. And the apartments that look out into the city have been hit by things much worse than seven millimeter rounds.
탁자 반대편 벽은 간이 침대가 차지하고 있다. 덩치 큰 퀸 사이즈의 매트리스를 아파트 지하 2층의 쓰레기 더미에서 찾아낸 납작한 상자로 받쳐놓고 잔다. 낡은 의자도 2개 있는데, 앉아 있기엔 적합하지 않지만 집게를 물려 놓으면 훌륭한 옷걸이가 된다. 내 방에는 창문이라곤 없지만 그건 정말 다행스런 일이다. 짭새들은 기업들이 갖고 있는 경비병력 중에서는 가장 뛰어날지 몰라도 총질은 못한다. 꽤 많은 수의 운 나쁜 사람들이 자신의 방 안에서 중앙 홀을 창문을 통해 바라보다가 짭새들의 빗나간 총알을 맞고 죽었다. 그리고 아파트 중앙 홀이 아니라 도시를 향한 창문을 내다보고 있다간 7밀리미터 총알보다 더 건강에 안 좋은 것을 맞기 딱 좋다.

6:05. I dally too much. I take off my uniform pants and my boxers and take a short shower. The water is a touch too cold. I don't mind. Better that way than a touch too warm. I hear more shots, but further away. Even after I'm done with my shower, the racket continues. The Popo must've found a drug lab. They keep on shooting well into my second bowl of cereal. small hard bits of soy material.
6시 5분. 너무 빈둥거렸다. 유니폼 바지와 팬티를 벗고 잠깐 샤워를 한다. 물은 손대기만 해도 너무 차갑다. 신경 쓰지 않는다. 손대지도 못할 만큼 뜨거운 것보단 훨씬 낫다. 총성이 좀 더 들려오지만 거리는 더 멀다. 샤워를 마친 후에도 총성은 이어진다. 짭새들이 마약 제조소라도 찾은 모양이다. 그들은 내가 시리얼을 두 그릇째 먹을 때까지도 총질을 했다. 콩으로 만든 딱딱하고 작은 시리얼을.

I shave and dress up. My watch goes around my left wrist. I stuff my card case into my back pocket, a few dollar tokens into my right front pocket, and my room keycard into my breast pocket. Last is my work pass. A standard-sized card, it is black and has my name, title, and residency information on it. Karl Williams, Managerial Assistant, Petrograd Block, it reads. The letters are raised and behind them is a large red O with a small arrow shooting out of it at the four-thirty position. Marsec.
면도를 하고 옷을 입는다. 시계를 왼손 팔목에 찬다. 뒷주머니에 카드집을 밀어넣고 오른쪽 앞주머니에 몇 달러 정도의 토큰을 넣고, 가슴쪽 주머니엔 방 열쇠 카드를 넣는다. 마지막으로 챙기는 건 작업 허가증이다. 규격대로의 크기에 검은색이고 내 이름과 직책, 거주지가 적혀 있다. 칼 윌리엄스, 경영 보조직, 페트로그라드 구역이라고 말이다. 글자는 밖으로 튀어나오도록 되어 있고 그 뒤에는 빨간색의 큼지막한 0에 작은 화살표가 4시 30분 방향으로 튀어나와 있다. 마섹의 상징이다(게임상의 거대 기업. Mars Security의 약어로 화성에서 경비업을 담당하면서 성장했다.).

The hallway is very deserted today. the Popo must have everybody scared stiff. I too would be cowering in my apartment, eating off my desk and cringing at every footfall outside my door, but I have a work pass, however temporary. If I show myself to be more than competent at my duties today, perhaps they shall hire me for a permanent position. I don't want to be late for my first day, so I step out the door at 6:30, easily an hour and a half before I am required at my post. I descend the stairs to the concourse. I prefer them to the grav lift.
복도는 텅 비어 있다. 짭새들이 실컷 겁을 준 탓이다. 평상시라면 나도 방 안에 처박혀 탁자를 떼어내고 문 밖에서 발소리가 들려올 때마다 몸을 움츠리고 있었겠지만, 오늘은 임시나마 작업 허가증이 있다. 더구나 만약 내가 오늘 일에서 충분히 유능함을 보인다면 그들은 나를 영구 직책으로 올려줄지 모른다. 첫날부터 지각하고 싶진 않으므로 오전 6시 30분, 출근해야 하는 시각 1시간 30분 전에 집을 나섰다. 나는 중앙 홀로 통하는 계단을 내려간다. 난 중력 엘리베이터보단 계단을 선호하는 편이다.

Sure enough, the Popo is at work down there, hacking apart a storefront with machetes and hatesticks. I prefer to call them hatesticks, thick aluminum rods, tipped with electrical contacts, perfect for stunning or brutalizing. I frown. The Popo is demolishing Francisco Ramirez's general store. Shattered glass lies everywhere, from the store, across the concourse, to the garden. Pastries and sugar sweets are dumped nearer to the former location of his big display windows. They are a shambles, with crushed woodwork -real wood- and gold-colored metal and more glass everywhere, soy delicacies smeared within.
당연하게도 아래층에선 짭새들이 일하고 있다. 만도(휘어있는 칼)와 헤이트스틱으로 상점 앞유리를 깨트리면서. 나는 그들이 쓰는 굵직한 알루미늄 막대, 전기 충격기가 끝에 달려 있어서 남을 두들겨패 기절시키기에 딱 좋은 그것을 헤이트스틱이라고 부른다. 인상을 쓴다. 짭새들은 프란시스코 라미레즈의 잡화점을 박살내는 중이다. 상점 앞유리에서 나온 깨진 유리가 사방에, 중앙 홀 전체에 화단까지 흩어져 있었다. 파이와 사탕들이 큼지막한 진열창이 있던 주변에 쏟아져 있다. 부서진 나무조각과 - 진짜 나무다 - 금빛 금속들과 유리조각들이 사방에 널려 있었고, 간장이 사방에 뿌려져 있다. 엉망이다.

Ramirez is pressed up against a nearby concrete wall. He is half Hispanic, but he is so pale that he looks like a sick Caucasian. His nose is as crushed as his display shelves. Deep red, ugly smears of blood run from his broken nose and fat lip and black eye down his dirty undershirt. He is pressed up against the wall, and the Popo sergeant who guards him is eating a donut. He is eating a donut, fat peg-like fingers ramming the last bits of its greasy, sugared flesh into his mouth, his cheeks puffed out, stuffed with pastry.
짭새들이 라미레즈를 근처의 콘크리트 벽에 밀어놓고 있다. 그는 남미 혼혈이지만 지금은 워낙 창백해서 코카서스 백인처럼 보인다. 그의 코도 그의 상점 진열창처럼 부서져 있다. 진홍빛의 핏줄기가 그의 부러진 코와 두꺼운 입술과 검은 눈과 더러운 속셔츠에까지 뿌려져 있다. 그는 벽에 눌러져 있었고, 그를 감시하는 짭새 경사는 도넛을 먹고 있다. 도넛을 먹는다. 돼지처럼 살찐 손가락이 설탕투성이의 기름진 도넛을 마지막 한 조각까지 입에 밀어넣는다. 도넛으로 가득찬 볼이 부푼다.

He finishes the donut, and Ramirez is still pressed up against the wall, hands out, face to the wall, legs spread, shirt soaked with blood. I look away. I do not like to see Ramirez like this.
그가 도넛을 다 먹을 때까지 라미레즈는 벽에 손을 대고 얼굴을 벽에 대고, 다리를 벌리고, 피에 젖은 셔츠를 입고 그 자세 그대로 있다. 나는 눈을 돌린다. 라미레즈가 이 꼴이 된 모습을 보고싶진 않다.

"Hey you."
"야, 너."

Goes the Popo sergeant. He rubs his fingers, brushing off the remaining sugar. The grease is still on his fingers.
그 짭새 경사가 말한다. 그는 손가락을 비벼 묻어있는 설탕을 떨어낸다. 기름기는 하지만 그대로 손에 묻어 있다.

"Hey you."
"야, 너."

He says again, crumbs falling off his stuffed, fat face.
그는 다시 말한다. 살찐 얼굴에서 빵조각이 떨어져내린다.

"Don't you know what curfew means?"
"넌 야간통금이 뭔지 몰라?"

He asks. His greasy hand touches the hatestick lounging by his side. Two of his men hear him, and come wading out of the gutted store. One is short and fat like his sergeant, the other is lean and of medium height, skin soft and white. Both have machetes, long sharp cleavers to hack open walls and flesh. They wear black uniforms, not the soft black velvet of a starless night, but the hard black asphalt tones of the Popo. Black, trimmed with the lightest baby blue along their cuffs and sleeves and trouser hem lines. They wear gold badges and slim lawpistols.
그가 말한다. 그의 기름기 있는 손이 허리 옆에 찬 헤이트스틱을 잡는다. 부하 두 명이 그의 말을 듣고 박살난 가게를 빠져 나와 이쪽으로 온다. 한 명은 경사처럼 작고 뚱뚱하고, 다른 한 명은 희고 중키에 날씬하다. 둘 다 만도를 가지고 있다. 벽과 살점을 잘라내기 위한 길고 날카로운 칼을. 그들은 검은 유니폼을 입는다. 별빛 없는 밤처럼 연하고 부드러운 검은색이 아니라 진한 아스팔트와 흡사한 검정이다. 검은색, 제복 소매 끝과 바지 재봉선 주변에는 아기옷에 어울리는 밝은 파란색 띠가 둘러져 있다. 그들은 검은색 배지에 가는 로피스톨(게임상에선 기관권총)을 착용한다.

"My watch says it's six thirty five."
"내 시계는 지금이 6시 35분이라고 하는데 말야."

Says the sergeant. He has the hatestick in hand already. I raise my hands slightly, keeping them well away from my body. My left hand reaches into my breast pocket and fishes out my work pass. That stops the Popo. The sergeant looks me over again, the rusty gears in his meathead grinding. He sees the grey trousers, ironed recently, the neat, unwrinkled jacket, the white collar and the black tie. He was having fun. He doesn't need to run me down to the station. he doesn't need to deal with this. He picks up the hatestick, takes a step towards me, and does a ninety degree turn into the store.
경사가 말한다. 이미 그는 헤이트스틱을 쥐고 있다. 나는 살짝 손을 들면서 몸에서 멀리 한다. 왼손을 가슴 주머니에 넣어서 작업 허가증을 꺼낸다. 짭새들이 멈춘다. 경사는 오래도록 쓴 적 없는 머릿속의 녹슨 톱니바퀴를 돌리며 다시 나를 바라본다. 그는 최근에 다린 회색 바지를, 주름 없는 깔끔한 재킷을, 흰 옷깃과 검은 넥타이를 본다. 그는 즐기고 있다. 그는 나를 경찰서로 끌고 갈 필요가 없다. 그는 이걸 문제삼을 필요가 없다. 그는 헤이트스틱을 집어들고 내 쪽으로 한 걸음 디뎠다가 90도 몸을 돌려 가게를 향한다.

"Kell, check this joker out."
"켈, 이 새끼를 조사해봐."

He mutters.
그는 중얼거린다.

"Grocke, guard the prisoner. I have a hunch where the subversive's stash is."
"그로케, 이놈을 지켜. 이 개새끼가 물건 어디 숨겨놨는지 짐작이 가."

The short fat cop marches up to me and plucks away my work pass. I raise my hands over my head, just as I have done countless times before. Ramirez strains to see who it is. The other cop saunters over to him and he quickly resumes his dejected staring at the wall. The fat cop runs my work pass through his card reader. He squints at the writing on the pass, and at the readout on his computer. The other cop stares at me. I realize that the hair jutting out from underneath his black brimmed leather hat is far too long……and his eyes are a very kindly green.
작고 뚱뚱한 짭새가 내게 걸어와 작업 허가증을 뺏아간다. 나는 수백 번도 전에 더 해봤듯이 머리 위에 손을 올린다. 라미레즈는 누군지 보려고 몸을 뒤튼다. 다른 짭새가 그에게 걸어가자 그는 재빨리 풀이 죽어 다시 벽을 바라본다. 뚱뚱한 짭새는 카드 판독기에 내 작업 허가증을 긁고는 눈을 찌푸리며 허가증에 적힌 것과 판독기에 나온 것을 비교한다. 다른 짭새는 나를 바라본다. 나는 검은색 챙이 달린 가죽 모자 아래로 나온 머리칼이 좀 길다는 걸 알아챈다……그리고 그의 눈이 꽤나 친절한 녹색이란 것도.

"All good?"
"어때?"

Grocke asks. Grocke is a female Popo. I am surprised, my prior prejudice being that Megapol only hired fat neuters for its ground crews. I manage a quick smile while the other cop examines the minute documentation on the back of my work pass. She smiles back. Ramirez tries another look. He's probably never seen a woman cop either. Grocke spots the movement out of the corner of her green eye. She twists around, smacking the storekeeper with the flat of her machete across his thigh. He winces in extreme pain, but holds his lip and doesn't move any more.
그로케가 묻는다. 그녀는 여자다. 나는 꽤 놀란다. 이전까지만 해도 메가폴(게임상에서 도시의 경찰이 업무를 맡은 기업)은 지상 요원으로 암수 구별이 불가능한 돼지들만을 고용하는 줄 알았으니까. 나는 뚱뚱한 짭새가 작업 허가증 뒤에 적힌 설명들을 확인하는 사이 재빨리 미소를 지어 보인다. 그녀도 미소지어 준다. 라미레즈도 다시 이쪽을 보려고 애쓴다. 그도 여자 짭새는 본 적이 없을 것이다. 그로케는 라미레즈가 움직이는 보고는 몸을 돌려 허벅지에 찬 만도의 날 옆면으로 그를 내리친다. 라미레즈는 상당한 고통에 인상을 찌푸리지만 입술을 깨물고 더 이상 움직이지 않는다.

"Mmm."
"흐음."

Is the delayed answer of the short fat cop. He doesn't even look up at the sound. He runs the card through the scanner again. I am beginning to get worried, this shouldn't take so long.
이제서야 그로케의 질문에 뚱뚱한 짭새가 대답한다. 그는 고개조차 들지 않는다. 다시 카드를 판독기에 긁는다. 나는 걱정이 되기 시작한다. 이렇게 오래 걸릴 일이 아닌데.

"God damn!"
"니미럴!"

Yells the sergeant from inside the store. Ramirez shudders.
가게 안에서 경사가 외친다. 라미레즈는 몸을 떤다.

"Your pass doesn't activate until 7:00, sir."
"오전 7시까지 이 허가증은 사용이 불가능합니다."

Mumbles the fat cop.
뚱뚱한 짭새가 작게 말한다.

"But I don't see why we can't let you get on down to Marsec……."
"하지만 마섹으로 가는 걸 허가해드리지 않을 이유는 없군요."

That word weighs heavily in the air, and I am glad that I picked Marsec of out of all my choices. Marsec has very high standards of all its employees, and I am not at all sure that I will land this job. But, as the recruiter said.
그 말은 꽤나 의미심장하다. 나는 직장으로 마섹을 고른 게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마섹은 아주 훌륭한 직원만을 고용한다. 내가 거기에 포함될 수 있을지 미지수지만. 하지만 고용 담당은 이렇게 말했다.

"Nobody messes with Marsec."
"아무도 마섹은 못 건드린다."

I am very pleased with my decision now. The fat cop hands me my card back, and I take it with trembling, grateful hands. He closes up his reader and returns it to his belt. The sergeant steps out of the debris of Ramirez's shop. He holds a big transparent plastic sack. a large barreled shotgun is inside.
나는 내 결정에 아주 만족한다. 뚱뚱한 짭새는 내 허가증을 돌려주고 나는 손을 떨며 감사하게 그걸 받는다. 그는 판독기를 닫고는 벨트에 그걸 찬다. 경사는 라미레즈의 가게 파편 밖으로 나온다. 투명한 플라스틱 가방을 갖고 있고, 그 안에는 큼지막한 산탄총이 들어 있다.

"Unlicensed firearm."
"미등록 화기로군."

He proclaims, waving the weapon before Ramirez.
그는 라미레즈에게 무기를 흔들어 보이며 말한다.

"I don't suppose you've got an explanation?"
"여기에 대해 변명할 말 같은 건 없겠지?"

Ramirez doesn't even look away from the wall when he answers.
라미레즈는 대답하면서도 벽을 계속 바라보고 있다.

"You know how dangerous it is in here! I gotta keep shoplifters and gangs outta my store!"
"이 동네가 얼마나 위험한지 아시잖습니까! 전 도둑이나 갱들을 막아야 한다고요!"

He pleads in a small voice. The fat cop waves me off. Something violent is going to happen, and the Popo doesn't like an audience. I stagger off, wondering where I'm going to buy my bottled water from now on. Grocke catches me by the arm.
그는 작게 간청했다. 뚱뚱한 짭새가 손을 저어 나를 쫓는다. 무언가 폭력적인 일이 일어나려 하고 있다. 그리고 짭새는 그런 걸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려 하지 않는다. 나는 비틀거리며 떠난다. 이제 물은 어디서 사야 하는지가 의문이다. 그로케가 내 팔을 잡는다.

"Don't bring your pass next time so I can frisk ya."
"다음번엔 허가증을 가져오지 마. 그래야 몸수색을 해주지."

She half whispers, half spits into my ear. I shake loose of her, she is smiling at me devilishly, watching me go. I am at once disgusted and aroused. I step into the people tubes, headed downtown. There are not many people in the tubes today. I am pretty much alone, the only other traveler an old woman several hundred meters ahead of me. The tube sweeps me along, like a vacuum cleaner, like falling, except that I am standing, feet pretty much straight down. The gravitational field is only near the floor. technology taken by the victorious soldiers in the First and Second Alien Wars.
그녀는 반쯤 속삭이듯이, 반쯤은 내뱉듯이 내 귀에 대고 말한다. 나는 몸을 떨어 그녀에게서 벗어났다. 그녀는 사악하게 미소지으며 내가 떠나는 걸 보고 있다. 바로 속이 메스꺼워지고 잠이 달아난다. 아무튼 나는 중심가로 향하는 피플 튜브에 들어선다. 오늘은 사람들이 별로 없다. 꽤 외로운 셈이다. 다른 사람이라곤 수백 미터 앞에 있는 나이든 여자뿐이다. 튜브는 마치 진공청소기처럼 나를 끌어들인다. 이론상으로야 내가 똑바로 서 있다는 것만 제외하면 이건 아래로 떨어지는 것이다. 중력장은 바닥 근처에만 있다. 지난 1, 2차 외계인 전쟁 때 승리한 군인들에 의해 얻게 된 기술이다.

I sit down. I have a long ways to go, but as there are no chairs, I sit crosslegged on the grav field myself. Sometimes there are chairs in the tubes, chairs and baggage and litter, but the sanitation workers are back to work, and there isn't nearly as much garbage in the stream as there used to be.
나는 앉는다. 갈 길이 멀지만 의자가 없다. 나는 책상다리를 하고 중력장 위에 앉는다. 가끔씩 튜브 안에 의자가 있을 때도 있다. 짐가방이나 잡다한 쓰레기들과 함께. 하지만 청소부들이 파업을 그만둔 이상 전처럼 쓰레기가 많지는 않다.

I realize why nobody is on the tubes. curfew is still in effect. I wouldn't be travelling either, if I hadn't received this pass. The Popo was rather nice to me. I shouldn't be travelling. My pass has yet to activate, which is dangerous but not overly so. Marsec will get this straightened out. Marsec is located downtown, deep in the heart of MegaPrime. There are at least a dozen half kilometer high arcologies in this innermost realm of the city and all but one are owned by the big corporations.
왜 튜브에 사람이 없는지 깨닫는다. 아직도 야간 통금 중이다. 만약 이 허가증이 없었다면 나 또한 나올 수 없었을 것이다. 짭새들은 꽤 친절했다. 아직 난 이동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허가증은 아직 유효하지 않은 것이다. 위험하지만 그렇게까지 위험한 건 아니다. 마섹이 이 문제를 해결해줄 것이다. 마섹은 도심에 있다. 메가프라임(이 돔 도시의 이름)의 중심부 깊숙한 곳에. 이 도시의 내부에는 높이가 반 킬로미터가 넘는 초고층 건물이 10개 이상은 있고 하나만 빼면 죄다 거대 기업 소유다.

The sole exception is the Senate, where MegaPrime's leaders work. Marsec owns the tallest of these massive structures, a seven hundred meter giant built like a stout obsidian obelisk, tremendously huge at its base and rising abruptly to a cluster of radio and television antennae atop its roof. Ten thousand employees live and work within, and another twenty thousand go home at night to apartments elsewhere.
그 유일한 예외는 메가프라임의 정치인들이 일하는 의회다. 마섹은 이 건물 중 가장 높은 것을 소유하고 있다. 7백 미터짜리 거대한, 단단한 흑요석으로 만든 오벨리스크 같은 건물, 아래쪽은 엄청나게 크고, 갑작스럽게 꼭대기에 있는 라디오와 TV 안테나 더미까지 솟아오르는 듯한 건물이다. 그 안에는 1만 명이 일하고 먹고 자며, 다른 2만 명은 일한 뒤에 집으로 돌아간다.

The corporation's gardens are the largest of any. six entire floors at the heart of the giant are filled with thick acres of bamboo and palms and date plantations. I have never seen this paradise, which supposedly even has a small river -a current of water cutting its natural course through the land- flowing through it, with animals saved from the old biosphere living everywhere. Perhaps I will today.
이 기업의 정원도 가장 큰 축에 속한다. 초고층 빌딩의 중앙 6층이 몽땅 대나무와 야자수로 뒤덮여 있다. 나는 그 천국에 가본 적 없지만 작은 강 - 옛날에는 땅 위에 물이 자연적으로 흘러 다녔다고 한다 - 도 아마 흐르고 있을 것이고, 과거의 지구에서 살아남은 동물들도 사방에 살고 있을 것이다. 아마도 오늘은 그걸 볼 수 있을지 모른다.

The tube slows down slightly as it approaches another platform. A squad of Popo men get on ahead of me. I glance at my watch. 7:05. There is no danger. The Popo people sit and chat, obviously headed home from their duties. I think back to Officer Grocke. I shake my head, consciously. Any woman who will flirt in one moment and then bring a machete down on an unarmed man in the next is not my type. There will be other possibilities. the corporations encourage marriage between their employees.
또다른 정거장에 도착하자 튜브가 살짝 느려진다. 짭새 1개 분대가 내 앞에 탄다. 나는 시계를 본다. 오전 7시 5분. 이제는 문제될 게 없다. 짭새들은 앉아서 대화를 나눈다. 아마 일을 마치고 집에 가는 거겠지. 나는 다시 그로케를 생각한다. 애써 고개를 젓는다. 남자에게 수작을 걸다가 다음 순간엔 옆에 있는 비무장 민간인을 만도 옆으로 내리치는 여자는 내 취향이 아니다. 애인에 대해서라면 다른 기회도 있다. 기업들은 고용인 간의 결혼을 장려한다.

"Makes for a better team."
"더 좋은 팀을 만들기 때문이지."

They say. The tube travels above ground here. Thick clear polymer walls dim the early morning sunlight and block out the radiation. I can glimpse the corporate sector rising in the distance, massive grim ramparts, some squat like the Marsec building, and some thin and spindly, like the Sensovision towers.
기업에선 그렇게 말한다. 튜브는 지상으로 나온다. 두꺼운 투명 폴리머 벽이 이른 아침 햇살을 어둡게 하고 방사능을 차단한다. 멀리 기업 구역이 나타나는 걸 볼 수 있다. 거대하고 잔혹한 성벽 같다. 일부는 마섹 건물처럼 납작하고, 다른 일부는 센소비전 타워처럼 가늘고 높다.

The sun is a particularly bloody shade of red this morning, the lingering pollutants in the atmosphere giving it that constant hue. It rises from behind a long row of aerospace factories in the east.
오늘은 특히 태양이 핏빛이다. 대기 중에 떠도는 오염물질이 영구적으로 태양의 그런 색깔을 정해 버렸다. 태양은 동쪽의 길다랗게 줄을 지어 세워진 비행기 공장 뒤로 떠오른다.

The tube dips underground again. More people join the stream. Corporate types all, wearing the typically conservative dress standard, only a few Sensovision types mixed in. They wear gaudy silk jerseys and wide, baggy jeans in a degenerate impression of the fashions of the university.
다시 튜브가 지하로 내려간다. 더 많은 사람들이 튜브에 탄다. 모두 기업가들이다. 일반적인 중역들의 정장을 입고 있고, 센소비전 사람들이 몇 섞여 있을 뿐이다. 그들은 번드르르한 비단 셔츠에 넓고 헐렁한 청바지를 입는다. 대학 때 입던 옷의 퇴화한 버전 같다.

"An alternative lifestyle for those who can't stand the monotony of the companies."
"기업들의 단조로운 취향을 참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대안이지."

They claim. I know better. They simply hype the masses into following the latest dress trends, the latest music revivals. They are far worse than the average corporation suit, who at least doesn't spend every waking hour striving to convert you to his or her religion. I have spit at them before, but today I check myself.
그들은 그렇게 말한다. 나는 진실을 안다. 그들은 단지 최신 패션 경향을, 최신 음악 리메이크를 과장해서 떠들어댈 뿐이다. 일반적인 기업들의 양복쟁이들보다 훨씬 형편없는 녀석들이다. 최소한 양복쟁이들은 그들처럼 깨어 있는 한 자신의 종교로 남을 끌어들이려고 하지는 않는다. 평상시라면 그들을 욕했겠지만, 그래도 오늘은 일단 내 자신을 살핀다.

The Marsec building comes up. I touch my work pass for good luck and hop off the tube's grav field. I stagger for only a few steps as my inner ear returns to normal. Some of the older suits nearly fall down. but we are in Marsec territory, and there are brawny receptionists to keep them on their feet. Not all the suits are the same. There are black and brown suits and every shade of blue and grey.
마섹 건물이 나타난다. 나는 행운을 비는 의미로 작업 허가증을 만지고는 튜브의 중력장에서 뛰어나온다. 나는 몇 걸음 비틀거리지만 곧 내이(內耳)가 정상으로 돌아온다. 나이든 양복쟁이들은 쓰러질 뻔하지만 여기는 마섹 사내고, 건장한 응접원들이 그들을 받쳐 세운다. 모든 양복쟁이들이 같은 옷을 입는 건 아니다. 검은색과 갈색, 청색과 회색 양복도 있다.

Marsec is one of the more progressive heavy industry companies. results, not appearance, are favored. A few grungy types in too-long jeans and untucked dress shirts step off the tubes. The suits keep a respectful distance. The receptionists glance at the faces behind the uncombed hair. They do not call for security. They turn back to helping the older suits. I am puzzled, but I take this as a good omen. Most corporations would have adolescents like that  manhandled back onto the tube.
마섹은 가장 진보적인 중공업 기업 중 하나다. 외양보다는 결과를 본다. 지나칠 정도로 긴 청바지와 옷깃을 세운 드레스 셔츠 차림의 따분해빠지게 생겨먹은 몇몇이 튜브에서 빠져나온다. 양복쟁이들은 그들과 정중하게 거리를 둔다. 응접원들이 그들의 빗질을 안 한 머리 뒤의 얼굴을 본다. 그들은 경비원을 부르는 대신 다시 나이든 양복쟁이들을 돕는다. 나는 그걸 보고 의아해하지만 좋은 징조로 생각한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그런 청소년들을 잡아다 다시 튜브로 던져 넣는다.

Curious, I follow them. A heavy alloy gate is opened far back from the edge of the platform, and two squads of building security, complete with machine guns, grenades and body armor, flank the doorway. I follow the flow between them. A single short man with a wide pair of light dimming lenses on sits on a high bar stool in the entrance. People run their workpasses through the automatic card readers and nobody pays attention to him. He is bald and profoundly pale behind his sunglasses.
나는 호기심이 생겨 그들을 따라간다. 플랫폼 가장자리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두꺼운 합금 문이 있고 건물 경비원 2개 분대가 기관단총, 수류탄과 방호복으로 완전 무장하고 복도 벽을 따라 나란히 서있다. 나는 그들 사이로 들어가는 사람들을 따른다. 넓은 선글라스를 낀 작은 한 남자가 입구의 높은 의자에 앉아 있다. 사람들은 자동 카드 판독기에 작업 허가증을 긁지만 아무도 그에겐 관심을 두지 않는다. 그는 대머리고 선글라스 뒤는 아주 창백하다.

Suddenly, he stares intently at a suit ahead of me who has already gone through the card gate. The man flinches and raises his hands. Beefy security men muscle their way through the crowd, clutch him by the thighs and biceps and haul him away like a sack of potatoes. The man shudders involuntarily, but does not scream or struggle. The small man pulls an intercom from his belt.
갑자기 그 남자는 이미 카드 판독대를 통과한 한 양복쟁이를 뚫어져라 바라본다. 양복쟁이는 움찔하며 손을 들어올린다. 근육질의 경비원들이 사람들을 뚫고 들어가 양복쟁이의 다리와 팔을 잡고 감자 자루처럼 끌고 나간다. 그는 자기도 모르게 몸을 떨지만 비명을 지르거나 반항하지 않는다. 문가에 앉아있던 그 남자는 허리에서 무전기를 꺼낸다.

"Trespasser identified and apprehended."
"불법 침입자를 확인하고 처리했음."

He speaks, in staccato, precise syllables. He replaces the comlink and resumes eyeing the crowd. I feed my card into the machine, feeling the man's eyes on the side of my neck. It flashes green and spits my card out. I pluck it up and continue through.
그는 스타카토처럼 정확하게 말하고는 다시 무전기를 꽂고 계속 사람들을 주시한다. 나는 그 남자가 내 목 옆을 보는 것을 느끼면서 기계에 카드를 넣는다. 녹색 불이 들어오고 카드가 나온다. 나는 그걸 집어들고 계속 들어간다.

The shoddy looking kids are nowhere to be seen. I'm the main lobby of the building. a massive, three story high space lit by discreetly placed lighting. The walls are a light stucco white, and here and there, small plants are draped over ledges. What catches my eye, though, is the tremendous gold symbol of Ares, the god of war, on the far wall. Brilliant, massive, it reflects light piped in from the outside. Over its width, in grandiose capitals reads MARSEC.
덩치 큰 경비원들은 이제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 나는 건물의 중앙 로비에 와 있다. 3층 높이의 거대한 공간이 부드러운 조명을 받고 있다. 벽은 흰색 벽토로 되어 있고 이곳저곳의 선반에 작은 화분들이 놓여 있다. 내 눈에 띄는 것은 먼 쪽 벽에 거대한 아레스(로마 신화에서 군신(軍神), 그리스 신화의 마르스에 해당)의 금색 상징이다. 반짝이고, 거대하고, 밖에서 들어온 빛을 반사하고 있다. 그 위로는 대문자로 당당하게 MARSEC, 마섹이라고 쓰여 있다.

I pause to take it all in. There are rows of receptionists, all behind mahogany desks, all attractive, available young females. Each has a small green lampshade, a laptop, and dozens of papers scattered about. One stands and walks off with a lead pouch of diskettes. Her skirt is short and her legs long, shapely. I smile.
나는 잠시 멈춰 그것을 살핀다. 응접원들이 줄을 지어 마호가니 탁자 뒤에 앉아 있다. 모두 매력적이고 시간 있는 젊은 여성들이다. 각자의 자리엔 조그마한 녹색 램프와 랩탑 컴퓨터와 종이 더미가 널려 있다. 한 사람이 일어나 납으로 된 디스켓 통을 들고 걸어간다. 그녀의 스커트는 짧고 다리는 길다. 예쁘다. 나는 미소짓는다.

I have been told that Marsec is actually a Japanese company, considering its strange obsession with all things of that ancient, venerable nation. The bamboo, the secretaries' dresses, the prevalence of offices done over in tatami straw mat floors and rice paper windows. High level executives dress in the fashion of old Edo for ceremonial occasions, and ranking security officers often carry a samurai's katana.
마섹은 실상 일본계 회사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 고색창연한 나라에 집착하는 것도 그 덕분일 게다. 대나무, 비서들의 옷, 다다미(일본애들이 방 안에 까는 일종의 돗자리)가 깔리고 창호지가 붙은 창문이 있는 사무실. 회사 행사가 있을 때 고위 간부들은 에도 시대의 옷을 입고 좀 높은 경비직 담당은 일본도를 종종 차고 다닌다.

But it is difficult to believe that Marsec was originally Japanese. The original Japanese are extinct. Of course, some did survive the Second Alien War. The founding father of MegaPrime was a politician who watched nearly all of his family die in the bombardment, but he was an exception. The hundred thousand survivors were mainly pooled from communities in the old United States.
하지만 마섹이 원래부터 일본 것이었다고 믿기는 힘들다. 순수한 일본인들은 절멸했다. (하지만 이 이야기엔 일본인이 앞으로 엄청 나올 겁니다. -_-) 물론 2차 외계인 전쟁 때 일부가 살아남긴 했다. 메가프라임의 창시자는 정치인으로 폭격 덕분에 자신을 제외한 전 가족이 죽는 것을 보았다. 수십만 명의 생존자들은 원래 구 미국의 공동체에서 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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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여기까지. 번역 질이야 뭐 전번에 했던 것만큼이나 상태가 안 좋습니다. 이게 번역할 가치가 있는 물건인지는 잘 모르겠으므로 인기가 좋으면 계속 번역하고 인기가 나쁘면 관두렵니다. (그래봤자 예전에 번역해뒀던 건 다 올리고 말 거지만.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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