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임을 직접 해보지 못하고, 설명서만 읽었기 때문에 틀린 부분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게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는 드루이드란 직업이 있습니다. 흔히 알려진 드루이드처럼 자연에 깊
이 물들어 있어 자연과 관련된 주문을 주로 사용하죠. 때로는 동물로 변하기까지 합니다. 한 가지 궁금
한 것은 왜 이들 드루이드가 동물로 변신만 할 뿐 동물을 이용하지 않느냐는 것입니다. 이왕에 싸울 바
에야 아군이 하나라도 더 많으면 좋지 않겠습니까.

그렇다고 동물이 약한가 하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WoW>에는 사냥꾼이란 직업도 있는데, 이들은 동
물을 길들여서 전투에 내보냅니다. 그런데 이 동물들이 방패 역할도 제법 하고, 적에게 피해도 꽤 준다
고 하더군요. 그렇다면 드루이드도 동물을 길들여서 데리고 다니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 자연에 물들어
있으니까 사냥꾼보다는 오히려 드루이드가 동물을 길들이는데 유리하겠죠.

드루이드가 동물을 길들이지 못하는 이유를 게임 밖에서 추측해보자면, 균형감 때문일 겁니다. 제작진
은 동물을 길들히는 직업을 두 개씩이나 만들고 싶지 않았겠죠.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이유입니다. 그
만큼 직업마다 뚜렷한 개성을 드러낼 수 있으니까요. 다만, 게임 내에서 설명이 부족한 것 같아 좀 아쉽
습니다. '드루이드는 이러이러한 연유로 인해 동물들을 길들이지 않는다'는 글이 직업 설명에 포함되었
더라면 좋았을 텐데요.

<워크래프트 3>의 드루이드도 동물을 길들이지 않지만, 그 게임에는 동물을 길들이는 직업이나 유닛이
아예 하나도 없습니다. 반면, <WoW>에는 사냥꾼이 동물을 길들이죠. 사냥꾼들도 하는 일을 드루이드가
못할 리가 없고요. 한 가지 설정을 만들어 보자면, 드루이드는 자연 보호를 위해 동물을 전장터로 내보내
지 않는다고 할 수가 있겠습니다. 동물이 피 흘리는 모습을 보기 싫어서 대신 자기가 동물로 변신하고 싸
움터로 뛰어든다는 식이죠.

위와 같은 이유에서 <WoW>의 드루이드는 약간 아쉬움이 남네요. 겨울잠 주문처럼 단순히 동물을 억제
하는 게 아니라 이용까지 했으면 금상첨화였을 텐데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