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 과학 포럼
SF 작품의 가능성은 어떻게 펼쳐질 수 있을까요? 그리고 어떤 상상의 이야기가 가능할까요?
SF에 대한 가벼운 흥미거리에서부터 새로운 창작을 위한 아이디어에 이르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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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읽었던 책의 내용중 흥미로웠던 부분이 생각나 이렇게 질문을 올려봅니다.
바로 우주여행에 관한 여러가지 이야기를 상상으로 썼었던 책인데 그 부분중 다름아니라 '중력 도움' 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러니까 평소 로켓추진체라던지, 어떠한 방법으로든 움직이려면 어느정도의 연료(에너지)가 필요하고 이는 결국 여행하는 데에
한계로 다가오는데, 중력 도움을 이용한다면 훨씬 빠른 속력과, 추진력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 였습니다.
가까운 행성 혹은 항성이 있다면 그 별의 중력에 잡히되 아얘 곤두박질 칠 정도가 아니라 적당한 거리를 두고 빙빙 돌며 탈출 하게 되면
속력이 더욱 붙는 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러니까, 공을 던지는 사람의 어깨 부분을 행성(혹은 항성), 잡힌 손을 중력, 안에있는 공이
우주선이라 친다면 빙빙빙 돌리다가 우주선(공)이 추진을 하면 돌고 있던 원심력+추진력의 운동력을 얻는 다던 내용이였습니다.
이 내용이 정말 가능하거나 사실인지에 대해 여쭤봅니다.
슬링샷 (돌팔매) 효과라고도 부르는데, 중력권 안에 진입하면서 가속도를 얻고, 그 가속도로 올린 속력을 이용해서 그 중력권을 이탈하여 결과적으로 진입 전에 비해 속력을 올리는 것입니다.
얼핏 보면 에너지를 들이지 않고 공짜로 속력을 올린 것처럼 느껴지겠지만, 사실은 이로 인해 진행 방향이 바뀌게 됩니다. 중력이 끌어 당긴 만큼 중력원을 향해 휘어지게 되는 거죠. 쉽게 말해 속도의 방향 성분 가속도를 속력으로 변환시켰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속도란 방향이라는 벡터와 속력이라는 스칼라 양으로 이루어져 있죠. 이 중에 방향 벡터를 재배치해서 속력으로 변화시킨 거라고 보면 됩니다. 그 대신, 원래 향하든 방향과는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게 되는 거죠.)
따라서 처음부터 슬링샷 효과를 이용할 것을 고려해 궤도를 계산해놓고 진입/이탈하지 않는다면, 엉뚱한 방향을 향해 날라가게 됩니다.
음... 단순히 행성이 정지해 있다고 가정하면 몇 바퀴를 돌건 총 에너지량은 보전되고 단순히 진행 벡터만을 바꿀 뿐 운동에너지를 추가로 얻을 수 없겠죠. 줄에 매달려 아무리 빙빙 돌려봐야 선속도가 더 빨라지진 않을 테니까요.
하지만 한 가지 더 고려하셔야 할 게 행성/위성은 공전궤도를 따라 움직이고 있다는 겁니다. 행성의 중력권에 끌려들어가 행성 주변을 돌게 되면 행성이 태양 주변을 도는 공전 속도만큼의 에너지를 추가로 얻게 되고, 이게 에너지 면에서 이득이 될 수 있습니다. 공전 방향과 동일한 접선으로 궤도에서 이탈하면 공전속도만큼 우주선이 가속될 것이고, 궤도를 반 바퀴 더 돌아 반대로 이탈하면 그만큼의 감속을 노릴 수도 있겠죠. 즉 우주선이 빨라지는 만큼 행성의 공전속도는 느려지고, 느려지는 만큼 행성의 공전속도는 빨라질 수 있습니다.
<2001 우주대장정>에서 토성으로 향할 때에도 목성 중력의 도움을 받았나…, 대충 그랬죠. 기억이 잘 안 나는데, 맞을 겁니다.
아서 클라크의 뛰어난 안목을 엿볼 수 있는 설정이죠.
천체와 위성(혹은 우주선) 사이에는 중력만이 작용하므로, 위성이 천체에 근접했다가 멀어지는 일은 완전탄성 충돌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지구와 천체, 위성이 모두 직선상에서 등속운동하고 있다고 가정하고 지구에서 보는 ㅇ천체와 위성의 속력를 각각 v,v'라고 한다면 슬링샷 이후 위성의 속력은 최대 v'+2v가 됩니다.(정면으로 마주보고 가다가 정반대방향으로 돌아나오는 상황)
달리는 열차에 공같은걸 던지는 상황과 비슷하죠.
슬링샷이라고도 하는데...실제로 인공위성 등에 여럿 쓰였고 SF에도 드물게 등장합니다. 몇 바퀴 도는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행성을 가깝게 스쳐 지나가는 것만으로도 궤도를 살짝 기울이거나 약간의 추가 속력을 얻을 수도 있죠. 문제는 궤도와 행성의 위치를 정확히 맞춰야 된다는 것.
작용-반작용의 법칙에 의해 우주선이 가속된 만큼 행성도 속도 면에서 변화가 생기지만 둘의 질량차가 워낙 어마어마한 고로 현실적으로 신경쓸만한 정도는 못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