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작품 게시판 - 영화/애니/만화/소설/드라마/다큐멘터리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만화, 소설, 다큐멘터리 등 모든 작품에 대한 이야기. 정보나 감상, 잡담.
슈퍼 로봇 이야기, 괴수/괴인/초인 이야기 외에... 다양한 작품과 장르를 다루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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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아무도 관심없는 주제에 대해 쓰고 있으며 의외로 이 이야기가 클럽에 안 올라왔다는 게 신기하다고 주절대려는 말을 잘라버리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자면, 메리 수(Mary Sue)는 1974년 아마도 미국에 살았을 폴라 스미스라는 여자가 쓴 단편...도 아니고 엽편에 나온 주인공입니다.
이 개념에 대해 간단히 말하자면 소설이나 작품 내에 등장하는 만능형 주인공을 의미합니다. 외모가 아주 우수해서 주변에 이성들을 끌고 다니고요, 유능한 수준이 아니라 전 인류 중에서도 손꼽히는 초인 수준의 능력을 갖고 있고요, 게다가 성격은 좀 착하고 말은 좀 잘하고 이것저것. 물론 이런 캐릭터는 수도 없이 있어왔고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먼치킨' 같은 단어가 흔히 쓰여서 익숙하겠지만, 좀 더 특징적인 요소를 말하자면 그 캐릭터가 작가 자신의 투영이어야 한다는 겁니다.
물론 내가 저랬으면 좋겠다 하는 가장 단순한 욕망을 소설 같은 데서 발현하는 건 결코 드문 일이 아니긴 합니다. 다만 일반적으로 유능한(혹은 대중적인, 사람 따라서는 천박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 작가는 작가 자신보다는 독자의 욕망을 충족시켜주는 물건을 쓰는데, 여기서는 그런 거 없이 혼자만의 망상세계로 빠져드는 그런 물건을 말하는 거죠.
게다가 여기서의 전제는 팬픽에 그런 물건을 집어넣는 걸 말합니다. 자신이 공들여 창작한 세계관 같은 것도 아니라 다른 작품에 푹 빠져서 쓴다는 거예요. 간단히 말해. 꺄울, 저 남주인공 너무 매력적이다. 내가 저 세계관에 들어가서 저 사람하고 사귀는 거야. 음, 물론 나도 주인공 스펙에 맞춰서 상승시켜줄 필요가 있겠지. 하는 김에 팍팍...아우 내 손발.
근본적으로 팬픽이란 건 해당 작품의 팬이 쓴다는 특징이 있고, 창작이란 게 가장 원초적인 수준에서는 자신의 판타지를 충족시키는 데 목적을 두고 있고, 아마추어적이고 매우 조악하다고까지 할 수 있는 글솜씨와 표현 방식이 합쳐지면 나오게 되는 결과물이 어떤 수준일지, 그리고 왜 이 단어가 유명해졌고 주로 어떤 것들을 지칭하게 되었는지는 굳이 더 언급할 필요가 없겠죠.
저는 그쪽 분야엔 발을 별로 안 담가봤지만, 굳이 여성형을 택하게 된 건 예나 지금이나 팬픽은 여성들에게 인기가 더 좋아서인가 보더라고요. 그래서, 모르긴 몰라도 70년대에는 스타트렉이 인기가 좋았고 여성 팬들이 많았으며 팬픽도 꽤 활발하게 쓰여졌나 보더군요. 늘 그렇듯 업계 사정을 가장 잘 아는 것은 업계 내부자고 스타트랙 팬 잡지를 내다가 이런 현실을 비꼬는 소설을 하나 쓰게 된 거죠. 한때 국내 양산형 판타지 시장에서도 투명드래곤이 이런 류가 아니냐는 식의 이야기가 나왔는데, 아무튼, 내용도 참 짧고 별 거 없어요. 스타트렉 세계관 전혀 모르셔도 되고요. 한 번 보시죠.
A TREKKIE'S TALE
한 스타트렉 팬의 이야기
By Paula Smith
"Gee, golly, gosh, gloriosky."
"와, 이런, 세상에, 정말 멋져라."
Thought Mary Sue as she stepped on the bridge of the Enterprise.
메리 수는 엔터프라이즈호의 함교에 들어서면서 생각했다.
'Here I am, the youngest lieutenant in the fleet - only fifteen and a half years old.'
'내가 드디어 여기에 왔구나. 그것도 고작 15살 반의 최연소 스타플릿 중위로 말이지.'
Captain Kirk came up to her.
커크 함장이 그녀에게 다가왔다.
"Oh, Lieutenant, I love you madly. Will you come to bed with me?"
"아, 중위. 난 자네를 너무 사랑하네. 우리 밤을 좀 불태워 볼까?"
"Captain! I am not that kind of girl!"
"함장님! 전 그런 여자 아니라고요!"
"You're right, and I respect you for it. Here, take over the ship for a minute while I go get some coffee for us."
"자네 말이 맞아, 내가 자넬 존경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지. 우리가 마실 커피 좀 가지러 갈 테니 잠시 지휘 좀 맡아주게나."
Mr. Spock came onto the bridge.
스팍이 함교에 나타났다.
"What are you doing in the command seat, Lieutenant?"
"왜 함장석에 앉아 있는 건가, 중위?"
"The Captain told me to."
"항장님이 시켰어요."
"Flawlessly logical. I admire your mind."
"흠잡을 데 없이 논리적이군. 자네의 두뇌가 부럽네."
Captain Kirk, Mr. Spock, Dr. McCoy and Mr. Scott beamed down with Lt. Mary Sue to Rigel XXXVII. They were attacked by green androids and thrown into prison. In a moment of weakness Lt. Mary Sue revealed to Mr. Spock that she too was half Vulcan. Recovering quickly, she sprung the lock with her hairpin and they all got away back to the ship.
커크 함장과 스팍, 맥코이 박사와 스캇은 메리 수 중위와 함께 리겔 37로 내려갔다가 녹색 안드로이드의 공격을 받아 감옥에 갇히게 되었다. 위기의 순간에 메리 수 중위는 스팍에게 자신도 불칸 혼혈임을 밝히고 머리핀으로 자물쇠를 따서 엔터프라이즈로 같이 귀환했다.
But back on board, Dr. McCoy and Lt. Mary Sue found out that the men who had beamed down were seriously stricken by the jumping cold robbies , Mary Sue less so. While the four officers languished in Sick Bay, Lt. Mary Sue ran the ship, and ran it so well she received the Nobel Peace Prize, the Vulcan Order of Gallantry and the Tralfamadorian Order of Good Guyhood.
하지만 돌아온 뒤 맥코이 박사와 메리 수 중위는 행성에 다녀온 사람들이 전부 초전도약성냉동인조감염세균병에 걸린 것을 밝혀냈다. 메리 수는 병이 심각하지 않아서 다른 네 명이 의무실에 누워 있는 동안 혼자서 엔터프라이즈호를 지휘했으며, 너무나도 일을 잘 처리한 나머지 노벨평화상과 불칸 용맹 훈장과 트랄파마도니안(커트 보네것의 소설에 나오는 외계 종족)의 마초 훈장을 받았다.
However the disease finally got to her and she fell fatally ill. In the Sick Bay as she breathed her last, she was surrounded by Captain Kirk, Mr. Spock, Dr. McCoy, and Mr. Scott, all weeping unashamedly at the loss of her beautiful youth and youthful beauty, intelligence, capability and all around niceness. Even to this day her birthday is a national holiday of the Enterprise.
하지만 결국 그녀도 병에 걸려서 죽게 되었다. 그녀는 커크 선장과 스팍, 맥코이 박사, 스캇에게 둘러싸인 채로 의무실에서 마지막 숨을 내쉬었고 다들 그녀의 아름다운 젊음과 젊은 아름다움과, 똑똑함과 유능함과 선량함을 다시는 보지 못하게 된 것에 비통해하며 대놓고 펑펑 울었다. 오늘날까지도 그녀의 생일은 엔터프라이즈의 국경일로 간주된다.
...네, 그런 겁니다. 그래봐야 팬 커뮤니티 내부에서의 일이었겠지만 비극적인 죽음으로 끝맺음하는 것까지 유행했다는군요. 이게 다 베르테르 때문.
나온 지 근 30년 된 개념이다 보니 그 이후로 유행어로서 마땅히 다양한 변형을 겪었고, 남성형인 Marty Stu라던가(...남자도 판타지는 있잖아요?) 혹은 팬픽이 아닌 프로 창작물의 주인공도 같은 수준이라고 욕할 때 쓰는 Canon Sue라던가 다양한 변형 단어들이 생겨났고 범주 자체도 애매해진 모양입니다.
가령 슈퍼히어로 같은 경우는 이 카테고리의 많은 부분들을 충족시키지만(물론 요즘은 배트맨이나 퍼니셔 같은 다크 히어로도 잔뜩이지만), 사실 그 존재 이유 자체가 그런데도 그걸 부정할 수 있을까요? 혹은 주인공의 라이벌로 나오는 캐릭터라면? 완전무결한 악당이 등장하고 주인공이 이와 싸우기 위해 분투한다면 그것도 같은 종류로 볼 수 있을까요? 현실에서도 극히 드물지만 신은 불공평하다고 생각하게 되는 인물은 존재하긴 하잖아요?
단순히 너무 완벽해서 재수없어 보이는 캐릭터일 수도 있고, 혹은 그냥 비현실적이고 단순한 캐릭터를 의미하거나, 캐릭터 자체가 너무나도 뻔하거나, 작가 자신의 욕망을 어떤 식으로든 유치하게 표현하거나...뭐, 그래도 어느 쪽이건 간에,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은(혹은 그렇다고 생각하는) 졸라짱쎈 캐릭터를 욕하는 의미로 쓴다는 것만은 확실합니다. 웬만한 사람들이라면 피하는 게 좋겠지만, 어차피 시어도어 스터전 말대로 모든 것의 90퍼센트는 쓰레기니까요.
마지막으로, 인터넷상엔 테스트도 존재하고 누군가 국내에 번역해서 들여오기도 했더군요. 읽어보면 의외로 재밌습니다.
http://manahazard.x-y.net/mstest/
이 개념에 대해 간단히 말하자면 소설이나 작품 내에 등장하는 만능형 주인공을 의미합니다. 외모가 아주 우수해서 주변에 이성들을 끌고 다니고요, 유능한 수준이 아니라 전 인류 중에서도 손꼽히는 초인 수준의 능력을 갖고 있고요, 게다가 성격은 좀 착하고 말은 좀 잘하고 이것저것. 물론 이런 캐릭터는 수도 없이 있어왔고 최근에는 국내에서도 '먼치킨' 같은 단어가 흔히 쓰여서 익숙하겠지만, 좀 더 특징적인 요소를 말하자면 그 캐릭터가 작가 자신의 투영이어야 한다는 겁니다.
물론 내가 저랬으면 좋겠다 하는 가장 단순한 욕망을 소설 같은 데서 발현하는 건 결코 드문 일이 아니긴 합니다. 다만 일반적으로 유능한(혹은 대중적인, 사람 따라서는 천박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 작가는 작가 자신보다는 독자의 욕망을 충족시켜주는 물건을 쓰는데, 여기서는 그런 거 없이 혼자만의 망상세계로 빠져드는 그런 물건을 말하는 거죠.
게다가 여기서의 전제는 팬픽에 그런 물건을 집어넣는 걸 말합니다. 자신이 공들여 창작한 세계관 같은 것도 아니라 다른 작품에 푹 빠져서 쓴다는 거예요. 간단히 말해. 꺄울, 저 남주인공 너무 매력적이다. 내가 저 세계관에 들어가서 저 사람하고 사귀는 거야. 음, 물론 나도 주인공 스펙에 맞춰서 상승시켜줄 필요가 있겠지. 하는 김에 팍팍...아우 내 손발.
근본적으로 팬픽이란 건 해당 작품의 팬이 쓴다는 특징이 있고, 창작이란 게 가장 원초적인 수준에서는 자신의 판타지를 충족시키는 데 목적을 두고 있고, 아마추어적이고 매우 조악하다고까지 할 수 있는 글솜씨와 표현 방식이 합쳐지면 나오게 되는 결과물이 어떤 수준일지, 그리고 왜 이 단어가 유명해졌고 주로 어떤 것들을 지칭하게 되었는지는 굳이 더 언급할 필요가 없겠죠.
저는 그쪽 분야엔 발을 별로 안 담가봤지만, 굳이 여성형을 택하게 된 건 예나 지금이나 팬픽은 여성들에게 인기가 더 좋아서인가 보더라고요. 그래서, 모르긴 몰라도 70년대에는 스타트렉이 인기가 좋았고 여성 팬들이 많았으며 팬픽도 꽤 활발하게 쓰여졌나 보더군요. 늘 그렇듯 업계 사정을 가장 잘 아는 것은 업계 내부자고 스타트랙 팬 잡지를 내다가 이런 현실을 비꼬는 소설을 하나 쓰게 된 거죠. 한때 국내 양산형 판타지 시장에서도 투명드래곤이 이런 류가 아니냐는 식의 이야기가 나왔는데, 아무튼, 내용도 참 짧고 별 거 없어요. 스타트렉 세계관 전혀 모르셔도 되고요. 한 번 보시죠.
A TREKKIE'S TALE
한 스타트렉 팬의 이야기
By Paula Smith
"Gee, golly, gosh, gloriosky."
"와, 이런, 세상에, 정말 멋져라."
Thought Mary Sue as she stepped on the bridge of the Enterprise.
메리 수는 엔터프라이즈호의 함교에 들어서면서 생각했다.
'Here I am, the youngest lieutenant in the fleet - only fifteen and a half years old.'
'내가 드디어 여기에 왔구나. 그것도 고작 15살 반의 최연소 스타플릿 중위로 말이지.'
Captain Kirk came up to her.
커크 함장이 그녀에게 다가왔다.
"Oh, Lieutenant, I love you madly. Will you come to bed with me?"
"아, 중위. 난 자네를 너무 사랑하네. 우리 밤을 좀 불태워 볼까?"
"Captain! I am not that kind of girl!"
"함장님! 전 그런 여자 아니라고요!"
"You're right, and I respect you for it. Here, take over the ship for a minute while I go get some coffee for us."
"자네 말이 맞아, 내가 자넬 존경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지. 우리가 마실 커피 좀 가지러 갈 테니 잠시 지휘 좀 맡아주게나."
Mr. Spock came onto the bridge.
스팍이 함교에 나타났다.
"What are you doing in the command seat, Lieutenant?"
"왜 함장석에 앉아 있는 건가, 중위?"
"The Captain told me to."
"항장님이 시켰어요."
"Flawlessly logical. I admire your mind."
"흠잡을 데 없이 논리적이군. 자네의 두뇌가 부럽네."
Captain Kirk, Mr. Spock, Dr. McCoy and Mr. Scott beamed down with Lt. Mary Sue to Rigel XXXVII. They were attacked by green androids and thrown into prison. In a moment of weakness Lt. Mary Sue revealed to Mr. Spock that she too was half Vulcan. Recovering quickly, she sprung the lock with her hairpin and they all got away back to the ship.
커크 함장과 스팍, 맥코이 박사와 스캇은 메리 수 중위와 함께 리겔 37로 내려갔다가 녹색 안드로이드의 공격을 받아 감옥에 갇히게 되었다. 위기의 순간에 메리 수 중위는 스팍에게 자신도 불칸 혼혈임을 밝히고 머리핀으로 자물쇠를 따서 엔터프라이즈로 같이 귀환했다.
But back on board, Dr. McCoy and Lt. Mary Sue found out that the men who had beamed down were seriously stricken by the jumping cold robbies , Mary Sue less so. While the four officers languished in Sick Bay, Lt. Mary Sue ran the ship, and ran it so well she received the Nobel Peace Prize, the Vulcan Order of Gallantry and the Tralfamadorian Order of Good Guyhood.
하지만 돌아온 뒤 맥코이 박사와 메리 수 중위는 행성에 다녀온 사람들이 전부 초전도약성냉동인조감염세균병에 걸린 것을 밝혀냈다. 메리 수는 병이 심각하지 않아서 다른 네 명이 의무실에 누워 있는 동안 혼자서 엔터프라이즈호를 지휘했으며, 너무나도 일을 잘 처리한 나머지 노벨평화상과 불칸 용맹 훈장과 트랄파마도니안(커트 보네것의 소설에 나오는 외계 종족)의 마초 훈장을 받았다.
However the disease finally got to her and she fell fatally ill. In the Sick Bay as she breathed her last, she was surrounded by Captain Kirk, Mr. Spock, Dr. McCoy, and Mr. Scott, all weeping unashamedly at the loss of her beautiful youth and youthful beauty, intelligence, capability and all around niceness. Even to this day her birthday is a national holiday of the Enterprise.
하지만 결국 그녀도 병에 걸려서 죽게 되었다. 그녀는 커크 선장과 스팍, 맥코이 박사, 스캇에게 둘러싸인 채로 의무실에서 마지막 숨을 내쉬었고 다들 그녀의 아름다운 젊음과 젊은 아름다움과, 똑똑함과 유능함과 선량함을 다시는 보지 못하게 된 것에 비통해하며 대놓고 펑펑 울었다. 오늘날까지도 그녀의 생일은 엔터프라이즈의 국경일로 간주된다.
...네, 그런 겁니다. 그래봐야 팬 커뮤니티 내부에서의 일이었겠지만 비극적인 죽음으로 끝맺음하는 것까지 유행했다는군요. 이게 다 베르테르 때문.
나온 지 근 30년 된 개념이다 보니 그 이후로 유행어로서 마땅히 다양한 변형을 겪었고, 남성형인 Marty Stu라던가(...남자도 판타지는 있잖아요?) 혹은 팬픽이 아닌 프로 창작물의 주인공도 같은 수준이라고 욕할 때 쓰는 Canon Sue라던가 다양한 변형 단어들이 생겨났고 범주 자체도 애매해진 모양입니다.
가령 슈퍼히어로 같은 경우는 이 카테고리의 많은 부분들을 충족시키지만(물론 요즘은 배트맨이나 퍼니셔 같은 다크 히어로도 잔뜩이지만), 사실 그 존재 이유 자체가 그런데도 그걸 부정할 수 있을까요? 혹은 주인공의 라이벌로 나오는 캐릭터라면? 완전무결한 악당이 등장하고 주인공이 이와 싸우기 위해 분투한다면 그것도 같은 종류로 볼 수 있을까요? 현실에서도 극히 드물지만 신은 불공평하다고 생각하게 되는 인물은 존재하긴 하잖아요?
단순히 너무 완벽해서 재수없어 보이는 캐릭터일 수도 있고, 혹은 그냥 비현실적이고 단순한 캐릭터를 의미하거나, 캐릭터 자체가 너무나도 뻔하거나, 작가 자신의 욕망을 어떤 식으로든 유치하게 표현하거나...뭐, 그래도 어느 쪽이건 간에,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은(혹은 그렇다고 생각하는) 졸라짱쎈 캐릭터를 욕하는 의미로 쓴다는 것만은 확실합니다. 웬만한 사람들이라면 피하는 게 좋겠지만, 어차피 시어도어 스터전 말대로 모든 것의 90퍼센트는 쓰레기니까요.
마지막으로, 인터넷상엔 테스트도 존재하고 누군가 국내에 번역해서 들여오기도 했더군요. 읽어보면 의외로 재밌습니다.
http://manahazard.x-y.net/mstest/
Our last, best hope for peace.
뭐, 메리 수 성향이 다분한 캐릭터는 많죠. 원래 주인공이란 게 좀 출중해야 역경과 고난을 헤쳐갈 테니까요. 얼굴 잘 생기고, 머리도 좋고, 싸움도 잘 하고, 이성에게 인기도 많고… 이런 주인공들은 널렸습니다. 사실 메리 수 정도는 되야 독자한테 호응을 얻지 않겠어요. 픽션 속 캐릭터는 현실보다 한 단계 멋있어야 합니다. 멋진 캐릭터를 만드는 게 나쁜 일은 아니에요.
하지만 제대로 된 창작가라면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하겠죠. 멋있는 걸로 그치지 않고, 다른 캐릭터에게 없는 개성을 부여해서 '매력'적으로 만드는 겁니다. 그리고 다른 캐릭터와 조화를 이루고, 이야기를 엮고 복선을 깔고 하겠죠. 메리 수라고 욕 먹는 캐릭터들은 이 부분이 없는 듯합니다. 창작가가 자기 캐릭터에게만 너무 애착을 보인 나머지 주변 설정에 신경을 안 쓰는 거랄까요.
캐릭터든 설정이든 작가는 조종을 해야지 거기에 먹히면 곤란하죠.
저 이름 자체도 그런 캐릭터 유형을 꼬집은 패러디에서 유래한 거였군요.
캐릭터 자신이 완전무결할 뿐만 아니라 주변인물도 다 병신이고 스토리는 기복이 하나도 없는...
그야말로 '글쓴이 혼자 신나서 만든 소꿉장난의 결과물'이라는 게 머리에 쏙쏙 들어오네요 OTL
캐릭터 자신이 완전무결할 뿐만 아니라 주변인물도 다 병신이고 스토리는 기복이 하나도 없는...
그야말로 '글쓴이 혼자 신나서 만든 소꿉장난의 결과물'이라는 게 머리에 쏙쏙 들어오네요 OTL
메리 수... 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이런 경우에 빠지고 싶다'라는 망상이 낳은 팬픽의 캐릭터"라고 봐야 겠군요. 15세에 역대 최연소로 스타플릿의 함장이 된 소녀... 뭔가 대단히 복잡한 과거를 갖고 있지만, 그건 별 의미가 없고 무슨 말을 하건 주변 사람들이 열광하는 아이돌 스타... 입만 열면 뭔가 세상의 진실을 다 아는 듯한 심오막측한 -실제론 별 의미없는- 대사들이 쏟아지지만, 그럼에도 모든 캐릭터가 반합니다...
기존의 세계관이나 인물 관계 등은 깡그리 무시되며, 오직 메리 수만 활약하고 오직 메리 수만 돋보입니다. 원래 연인이었던 이들이 헤어져서 메리 수만 보게 되고 모든 이들은 바보가 되고 오직 메리 수 혼자만 잘나서 활약합니다. <그놈은 멋있었다>의 팬픽판이라고 해야 할까요?
메리 수가 나오는 이야기는 솔직히 말해서 팬픽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팬픽이라는 것은 그 세계를 잘 이해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창조하는 것인데 메리 수에서는 기존 세계관은 의미가 없으니까요. 그냥 <그놈은 멋있었다> 같은 인터넷 소설을 배경만 다른 작품에 옮긴 것이라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일부 사람에게는 각광 받지만 대다수 팬에게는 외면되며, 많은 팬픽 창작 사이트에서는 '메리 수 금지'를 천명하고 있습니다.
여담) 얼마 전 <드래곤볼 M(Multiverse)>이라는 패러디 작품을 보았습니다. <드래곤볼>을 바탕으로 한 평행 세계의 전사끼리 싸우는 이야기인데, 여기서 메리 수가 등장하여 <닥터 슬럼프>의 아라레와 대결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다른 캐릭터는 모두 출신 우주와 이름만 소개되는데, 기묘하게도 메리 수는 엄청난 배경 설정을 쏟아내지요.
"뭐 하는거야? 선수의 설명을 이제까지 한 적 있어?"라는 말에 대해 "나도 모르겠어. 왠지 설명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라는 대사와 함께...
그 설정도 장황하게 소개됩니다.
"사이아인 왕의 후예로 다양한 나메크인의 피를 이어 브로리(전설의 초사이아인), 버더크(손오공의 아버지), 베지타왕의 딸이기도 하며, 부루마의 자매이기도 하다. 그녀는 미래에서 온 자기 자신과 융합하여 유전자 조작의 결과 IQ250를 완전히 넘어설 뿐만 아니라 불노불사이기도 합니다. 동물과 말을 할 수 있고 꿈에도 들어갈 수 있다."
베지타네 가족은 이를 보고 "예쁘다." "내 여동생 같아." "난 언젠가 저 애를 만난 적 있는 것 같아."라고 대사를 연발... 반면 오반네는 "베지타씨, 뭔 소리 하시는거에요?" "아빠, 저 애 아버지가 3명이라는게 뭔 얘기야."
메리 수의 말 "아아, 앞 시합에서 달이 만들어졌을 때 눈을 감고 있어서 다행이에요. 만일 달을 보았으면 거대 원숭이 모양의 오리 너구리로 변해 버릴 뻔 했어요. 나는 싸움이나 폭력이 싫어요....하지만, 폭력에 지친 사람들, 곤란한 친구들을 구하고자 사악한 마음을 가진 또 하나의 나와 싸우라는 예언을 따를 것을 맹세합니다. 그리고 트랭크스님, 피콜로님, 그리고 오천님에 베지타님의 아이를 낳는 거에요..."
마지막 페이지에서 "드래곤볼에서의 메리 수의 활약을 기대해 주십시오."...
닭살 돋는 대사에 황당무계한 설정이지만, 뭐 그런 걸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 법이겠지요. 여하튼 시합 결과는 "저는 지지 않아요. 드래곤볼이 내게 남겨진 유일한 희망이니까. 아아, 여신님 제게 가호를 내려..."라는 대사를 하다가 아라레의 일격으로 날아가면서 종료... 네. 물론 패러디입니다.
근래에는 이처럼 황당무계한 설정에 닭살 돋는 이해할 수 없는 대사를 늘어놓는 메리 수가 잠깐 등장했다가 사라지는 팬픽이 꽤 많더군요. 그만큼 메리 수에 대한 팬들의 반감을 보여준다고 할지...?
기존의 세계관이나 인물 관계 등은 깡그리 무시되며, 오직 메리 수만 활약하고 오직 메리 수만 돋보입니다. 원래 연인이었던 이들이 헤어져서 메리 수만 보게 되고 모든 이들은 바보가 되고 오직 메리 수 혼자만 잘나서 활약합니다. <그놈은 멋있었다>의 팬픽판이라고 해야 할까요?
메리 수가 나오는 이야기는 솔직히 말해서 팬픽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팬픽이라는 것은 그 세계를 잘 이해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이야기를 창조하는 것인데 메리 수에서는 기존 세계관은 의미가 없으니까요. 그냥 <그놈은 멋있었다> 같은 인터넷 소설을 배경만 다른 작품에 옮긴 것이라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일부 사람에게는 각광 받지만 대다수 팬에게는 외면되며, 많은 팬픽 창작 사이트에서는 '메리 수 금지'를 천명하고 있습니다.
여담) 얼마 전 <드래곤볼 M(Multiverse)>이라는 패러디 작품을 보았습니다. <드래곤볼>을 바탕으로 한 평행 세계의 전사끼리 싸우는 이야기인데, 여기서 메리 수가 등장하여 <닥터 슬럼프>의 아라레와 대결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다른 캐릭터는 모두 출신 우주와 이름만 소개되는데, 기묘하게도 메리 수는 엄청난 배경 설정을 쏟아내지요.
"뭐 하는거야? 선수의 설명을 이제까지 한 적 있어?"라는 말에 대해 "나도 모르겠어. 왠지 설명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라는 대사와 함께...
그 설정도 장황하게 소개됩니다.
"사이아인 왕의 후예로 다양한 나메크인의 피를 이어 브로리(전설의 초사이아인), 버더크(손오공의 아버지), 베지타왕의 딸이기도 하며, 부루마의 자매이기도 하다. 그녀는 미래에서 온 자기 자신과 융합하여 유전자 조작의 결과 IQ250를 완전히 넘어설 뿐만 아니라 불노불사이기도 합니다. 동물과 말을 할 수 있고 꿈에도 들어갈 수 있다."
베지타네 가족은 이를 보고 "예쁘다." "내 여동생 같아." "난 언젠가 저 애를 만난 적 있는 것 같아."라고 대사를 연발... 반면 오반네는 "베지타씨, 뭔 소리 하시는거에요?" "아빠, 저 애 아버지가 3명이라는게 뭔 얘기야."
메리 수의 말 "아아, 앞 시합에서 달이 만들어졌을 때 눈을 감고 있어서 다행이에요. 만일 달을 보았으면 거대 원숭이 모양의 오리 너구리로 변해 버릴 뻔 했어요. 나는 싸움이나 폭력이 싫어요....하지만, 폭력에 지친 사람들, 곤란한 친구들을 구하고자 사악한 마음을 가진 또 하나의 나와 싸우라는 예언을 따를 것을 맹세합니다. 그리고 트랭크스님, 피콜로님, 그리고 오천님에 베지타님의 아이를 낳는 거에요..."
마지막 페이지에서 "드래곤볼에서의 메리 수의 활약을 기대해 주십시오."...
닭살 돋는 대사에 황당무계한 설정이지만, 뭐 그런 걸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 법이겠지요. 여하튼 시합 결과는 "저는 지지 않아요. 드래곤볼이 내게 남겨진 유일한 희망이니까. 아아, 여신님 제게 가호를 내려..."라는 대사를 하다가 아라레의 일격으로 날아가면서 종료... 네. 물론 패러디입니다.
근래에는 이처럼 황당무계한 설정에 닭살 돋는 이해할 수 없는 대사를 늘어놓는 메리 수가 잠깐 등장했다가 사라지는 팬픽이 꽤 많더군요. 그만큼 메리 수에 대한 팬들의 반감을 보여준다고 할지...?
여담) 메리 수에 대한 반감이 지나친 나머지 팬픽에 오리지널 캐릭터가 등장하는 것 자체를 싫어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오리지널 캐릭터가 등장하는 것 자체는 큰 문제가 없다고 봅니다. 문제는 그 캐릭터가 등장함으로서 그 세계가 엉망이 되는가 아닌가...가 아닐까요?
팬픽으로서 이야기가 재미있어 지려면 메리 수 같은 인물이 필요하다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솔직히 그런 캐릭터가 아니면 이야기를 재미있게 만들 수 없다는 사실 자체가 창작자로서의 역량 부족을 나타내는 것이겠지요. 아니면, 작품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거나...
일종의 공식 팬픽(?)이라고도 볼 수 있는 <건담 MS 08소대>나 <건담 이글루> 같은 작품에서는 메리 수 같은 캐릭터 없이도 얼마든지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지 않았습니까? (음? 08소대의 주인공인 시로 아마다는 약간 메리 수 같을지도?)
생각해 보면, <괴도 신사 뤼팽>에서 셜록 홈즈를 등장시킨 사례도 -셜록 홈즈라는 작품을 생각하면- 메리 수에 가까울지도 모르겠습니다. <괴인 대 거인> 같은 경우는 뭐 그럭저럭 괜찮다 해도 <괴암성> 등에서의 셜록 홈즈는 정말이지 최악이었지요. 결국 셜록 홈즈가 아니라 허록 숌즈라고 바꾸긴 했지만...
하지만, 저는 오리지널 캐릭터가 등장하는 것 자체는 큰 문제가 없다고 봅니다. 문제는 그 캐릭터가 등장함으로서 그 세계가 엉망이 되는가 아닌가...가 아닐까요?
팬픽으로서 이야기가 재미있어 지려면 메리 수 같은 인물이 필요하다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솔직히 그런 캐릭터가 아니면 이야기를 재미있게 만들 수 없다는 사실 자체가 창작자로서의 역량 부족을 나타내는 것이겠지요. 아니면, 작품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거나...
일종의 공식 팬픽(?)이라고도 볼 수 있는 <건담 MS 08소대>나 <건담 이글루> 같은 작품에서는 메리 수 같은 캐릭터 없이도 얼마든지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지 않았습니까? (음? 08소대의 주인공인 시로 아마다는 약간 메리 수 같을지도?)
생각해 보면, <괴도 신사 뤼팽>에서 셜록 홈즈를 등장시킨 사례도 -셜록 홈즈라는 작품을 생각하면- 메리 수에 가까울지도 모르겠습니다. <괴인 대 거인> 같은 경우는 뭐 그럭저럭 괜찮다 해도 <괴암성> 등에서의 셜록 홈즈는 정말이지 최악이었지요. 결국 셜록 홈즈가 아니라 허록 숌즈라고 바꾸긴 했지만...